[기자의 눈] '이용구 영상' 덮은 경찰…시민들은 묻는다

경찰 수사종결권 이대로 유지해도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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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5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5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1.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스모킹 건'이란 '결정적 증거'를 의미하는 범죄 수사 용어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폭행 사건' 스모킹 건은 사건 발생 장소인 택시 안에 설치된 블랙박스 동영상이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스모킹 건'이 없어 이 차관 폭행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었다.

결정적 증거는 없는데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이 차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내사 종결했다는 것이다. 처벌 불원서 일부 내용은 담당 수사관이 대신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토요일(23일) 당직 근무를 하는데 경찰 주장을 뒤집는 주장이 나왔다. 택시기사 A씨기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휴대전화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결정적 증거'인 이 차관의 폭행 영상을 다름 아닌 경찰이 묵살했다는 내용이다. 보도 직후 후배기자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서초경찰서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받지 않았다. 다른 언론사들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보도 약 4시간 뒤인 밤 11시쯤이 돼서야 출입기자들에게 공식 입장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를 보냈다. "담당 직원이 블랙박스 내용을 확인했다는 보도 내용은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진상 파악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스모킹 건 묵살'을 인정한 것이다.

경찰은 곤혹스럽겠지만 책임 회피가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경찰은 '거짓 해명을 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택시기사 폭행 논란이 거셌던 지난달 경찰은 대체 무슨 근거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을까.

경찰 고위 관계자는 24일 정례 간담회에서 "허위 보고인지 미보고인지 파악해야겠지만 담당 직원이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 직원이 보고를 하지 않아 경찰 수뇌부도 '몰랐다'는 의미다. 현 상황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해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혹이 되레 불거지고 있다.

보고를 받지 못해도 문제고, 보고를 받았다면 중차대한 문제다. '봐주기 수사 정황'이 명백해지기 때문이다. 경찰의 법 집행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게이트급' 사건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

경찰 스스로 낱낱이 조사해 잘못된 해명이 나온 경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직원이 실제로 보고하지 않았다면 해이해진 '내부 기강'을 바로잡고 수사 기본 태도를 환기시키야 한다.

'정인이 사건 부실수사‘에 이어 '이 차관 봐주기 수사' 논란이 올해 정초부터 재점화되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2021년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사건을 자체 종결할 수 있는 책임 수사 원년이다.

고작 20여일 지났는데 시민들은 벌써 묻고 있다. "이대로 경찰에게 수사 종결 권한을 유지해도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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