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운업, 이제 진짜 시작이다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기자수첩] 해운업, 이제 진짜 시작이다
불황의 늪에 빠졌던 국내 원양선사가 모처럼 웃고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HMM(옛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와 해운동맹 가입 등으로 지난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SM상선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SM상선은 SM그룹이 2016년 한진해운 미주·아시아주 노선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로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세웠다.

다만 해운업이 부활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어찌 보면 이제 겨우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등한 운임이 올 하반기 제자리를 찾으면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와 해운동맹 재편 등 업계 판도를 뒤흔들 더욱 강력한 이슈가 예고된 가운데 한국 해운산업은 이 속에서 되살아날 수도 있고 아예 주저앉을 수도 있다.

2010년 5위였던 한국의 운송 서비스 수출 순위는 11위로 밀렸고 한국 해운사의 아시아~미주노선 점유율은 12.2%에서 7%로 하락했다. 시장 점유율이 줄고 정부의 지원이 HMM에만 집중되다 보니 글로벌시장에서 견제 효과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HMM은 지난해 4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이 해운동맹은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일본의 원(ONE)이 주도하고 있어 한국 위주로 노선을 운영하기 어렵다.

중소 선사는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중소 선사가 주로 활동하는 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동남아 노선 정기선 시장의 선복량은 약 48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 규모로 국적 선사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의 투자가 늘면서 시장점유율 감소 추세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동남아 시장 경쟁력을 위해 국적 선사로 구성된 ‘K-얼라이언스’를 출범한다고 밝혔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참여 유인책인 지원 방안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반세기 역사의 국내 장수 해운사인 흥아해운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것이 중소 선사의 고난을 보여주는 사례다. 흥아해운은 국내 해운 가운데 주식시장 상장 1호다. 업계 4위 장금상선은 아우를 살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고민에 빠져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8월 HMM의 2분기 실적을 직접 발표한 이유에 대해 “국내 해운산업의 안정성과 국제적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했다. HMM과 SM상선의 반짝 실적만 보면서 웃고 있을 수 없다. 중견·중소형 해운사에 대한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 정부는 2018년 발표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자국 발주를 단행했지만 혜택은 대형 해운사에만 돌아갔다. HMM엔 3조4856억원을 투입하는 동안 중소 선사 1곳당 지원 규모는 284억원에 그쳤다.

HMM과 SM상선도 자체적인 영업력 향상과 비용절감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화주는 국내 선사의 적취율을 높이고 산은은 금융논리로만 해운 구조조정에 접근하는 실기를 반복해선 안 된다. 정부는 한국 국적 선사만 모은 폐쇄된 동맹 구성이 아니라 각 항로에서 경쟁력이 높은 선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해운은 물론이고 관련 업계가 해운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본격 드라이브를 걸 때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078.77상승 83.7913:32 02/25
  • 코스닥 : 929.80상승 23.4913:32 02/25
  • 원달러 : 1108.10하락 4.113:32 02/25
  • 두바이유 : 66.18상승 1.713:32 02/25
  • 금 : 62.89하락 0.6513:32 02/25
  • [머니S포토] 관훈포럼 참석한 김진욱 공수처장
  • [머니S포토] 김종인 "코로나 백신, 정부 말대로 접종 가능할지 매우 불확실"
  • [머니S포토] 보건소에 도착한 코로나19 백신
  • [머니S포토] 김태년 "야당, 백신의 정치화는 국민안전에 도움안돼"
  • [머니S포토] 관훈포럼 참석한 김진욱 공수처장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