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줬더니 봇짐 뺏어갔다?"… 中 게임사, 국내게임 IP로 이득 챙겼다

中에 반기 든 위메이드… " IP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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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자사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2’ IP(지식재산권)와 관련 중국 셩취게임즈를 상대로 약 7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위메이드
위메이드는 자사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2’ IP(지식재산권)와 관련 중국 셩취게임즈를 상대로 약 7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위메이드
#. 한 중국 게임업체가 2016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슈팅게임 ‘오버워치’(Overwatch)를 그대로 베낀 ‘레전드 오브 타이탄’(Legend of Titan)을 출시했다. 하지만 낮은 품질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저급시계’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얻었다.

#. 중국 게임업체 미호요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원신’도 출시 전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3D 카툰 렌더링 스타일의 그래픽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일본 닌텐도사의 명작 게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진행에서 과금 요소를 줄이고 PC·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차별점을 두면서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소리없는 아우성’이 울려 퍼진다. 각종 편법 행위를 일삼으며 몇 년 새 글로벌 정상급에 오른 중국을 보면 배가 아프면서도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업계 특성상 중국의 만행에 분노하면서도 놓기 어려운 패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사 게임의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섰다. 



높아지는 中 압박 수위에… 위축되는 韓 게임시장 "IP 수익은 포기해야"



국내 게임 업계는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중국의 압박 수위 탓에 고통을 겪어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국가와 권역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국내 게임의 해외 수출액이 약 7조300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년 중국에서만 약 3조원을 벌어들였던 것이다.

중국은 해외 게임업체에 대한 규제를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다. 자국 게임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은 자국에서의 유통을 허가하는 ‘외자판호’ 발급 건수를 제한,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사태 이후 최근까지 국내에 발급된 외자판호는 겨우 2건에 불과하다. 판호 발급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중국 게임사가 국내 게임을 무단 복제하거나 IP(지식재산권)를 도용하는 등의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중국 게임 원신은 PC·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차별점을 두면서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사진은 홍콩 거리에 걸린 원신 광고판. /사진=로이터
중국 게임 원신은 PC·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차별점을 두면서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사진은 홍콩 거리에 걸린 원신 광고판. /사진=로이터

이 탓에 중국 IT 3대 기업인 텐센트에 IP를 제공하고 중국 진출 우회경로를 모색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의 경우) 중국이라는 시장에 진출을 해야 하는데 당장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으니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IP 수익을 포기하고 중국 게임사에 개발을 맡길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매출은 오르는데 로열티는 줄어들어… 중국에 반기 든 위메이드 "IP 되찾는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의 만행에 반기를 든 게임사도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1세대 개발사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자사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2’(중국 서비스명 '전기', 이하 '미르2') IP와 관련 중국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 이하 ‘셩취’)를 상대로 약 7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와 '미르2' 공유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는 2001년 중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중소게임사 셩취에 중국 내 '미르2' 퍼블리싱 권한을 수여했다.

‘미르2'가 중국에 출시될 당시 그 인기는 대단했다. 중국 서비스명을 딴 ‘전기류’ 라는 독자적인 게임 장르를 형성할 정도였다. 셩취 역시 ‘미르 2’ 퍼블리싱으로 중국 현지 매출 TOP3 게임사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셩취가 2004년 액토즈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문제는 발생했다. 셩취는 액토즈를 앞세워 ‘미르2’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무분별한 수권을 남용했다. 무단 라이선스 발급으로 '미르2'를 표방한 짝퉁 게임은 매해 ▲웹게임 700개 ▲모바일게임 7000개 ▲H5게임 300개 양산됐다. 셩취에 의해 운영된 불법 사설서버도 수 만 여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말부터는 SLA 수권서를 악용해 제 3자에게 무단으로 '미르2'의 라이선스를 부여해 부당한 이익을 편취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위메이드에 제대로 된 로열티 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매출은 계속 오르지만 위메이드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계속 감소한 것이다. 2009년 859억원이었던 '미르2'의 로열티 수익은 2016년 14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서 국제중재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7년 5월 위메이드는 셩취 측의 불법적인 이익 편취 행위에 따른 손해 배상을 받기 위해 싱가포르 ICC에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이어 2020년 6월8일 중재판정부는 셩취 측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고 현재는 손해액 확정을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청구 금액은 2.5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 IP권리를 찾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위메이드의 노력이 게임업계 및 콘텐츠 산업에 IP홀더로서의 자부심을 재확인하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가 추후 이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강소현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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