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향한 미얀마 격동의 3주… '8888' 항쟁 재현한 '22222'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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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반(反)쿠데타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방콕 유엔 사무소 앞에서 군사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시위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에서 반(反)쿠데타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방콕 유엔 사무소 앞에서 군사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시위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 규모가 수만 명으로 확대되면서 군부는 실탄 사격 등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인 '8888' 항쟁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쿠데타는 지난 1일(현지시각)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가택 연금하면서 시작됐다. 군부는 이날 새벽쯤 수치 고문을 긴급 감금했다.

군부는 이틀 뒤 수치 고문이 불법 수입된 무전기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기소했다. 민 아홍 흘라잉 최고사령관 측은 군인들이 수치 고문 자택을 수색해 무전기 6대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에는 만달레이에서 쿠데타를 비판하는 첫 거리 시위가 발생했다. 20명의 작은 규모였지만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시위대의 등장… 강경 대응나선 군부


군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미얀마 국민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접속을 막고 인터넷망도 차단했다. 하지만 시위는 학생과 노동자, 의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까지 가세한 반 쿠데타 운동으로 확대됐다.

쿠데타 발생 후 일주일이 경과한 지난 6~7일 미얀마에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주말 동안 수치 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며 거리에 모여들었고 양곤에서는 3000명이 집결했다. 이 시기 처음으로 해외(대만)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미얀마 만달레이 벌어진 시위 후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옯기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미얀마 만달레이 벌어진 시위 후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옯기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7일 미얀마 미야와디에서는 시위대 해산 작전 중 총성이 발생하는 등 본격적으로 군부와 시위대의 대립이 격화됐다.

다음날 군부는 만달레이 내 7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5인 이상의 시위와 모임을 금지했다.

군부의 경고에도 지난 9일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지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돌 등을 던지면서 맞섰다. 네피도에서는 20대 여성 먀 트웨 트웨 킨(20)이 경찰이 쏜 실탄을 맞고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숨졌다.

미 국무부는 미얀마 군부의 무력 진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국은 지난 10일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쿠데다 연루자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고 유엔은 수치 고문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시위대 4명 희생… 실탄 맞은 '킨', 미얀마 민주화 상징으로


군부 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초과 집회와 야간 통행을 금지했음에도 시위는 확대됐다. 병원과 학교, 관공서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시민 불복종 운동에 나섰다.

군부는 지난 13일 '개인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 보호법' 제5·7·8조의 효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위자들을 숨겨주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풀려나기로 했던 수치 고문의 구금 기간은 연장됐다.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중 경찰의 실탄에 머리를 맞은 먀 트웨 트웨 킨(20)이 지난 19일 사망하면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사진은 지난 21일 치러진 킨의 추모식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중 경찰의 실탄에 머리를 맞은 먀 트웨 트웨 킨(20)이 지난 19일 사망하면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사진은 지난 21일 치러진 킨의 추모식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주말 동안 벌어진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총격에 의해 숨진 시민은 최소 4명이다. 수도 네피도 시위 현장에 있다가 총탄이 머리에 박힌 킨이 지난 19일 사망하면서 첫 희생자로 기록됐다. 다음날 밤 양곤에선 민간 자경단 한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겼다.

만달레이에선 조선소 노동자 2명이 CDM에 참여한 공무원들을 급습한 경찰에 의해 희생됐다. 이 지역에 있는 자선단체에 따르면 총격으로 시민 약 30명이 부상당했지만 부상자 수십 명은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체포됐다.



'22222' 항쟁 동참 촉구… 수천명 희생된 '8888' 항쟁 재현 우려


'22222항쟁' 동참 호소도 새롭게 등장했다. 시위대는 "2021년 2월22일 오후 2시에 모이자"는 뜻을 담은 '22222' 항쟁에 모든 시민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22222' 항쟁에는 공무원과 은행직원, 철도근로자 등 각계각층의 시민이 참여했다. 

1988년 8월8일 대규모 민주화 시위 '8888 항쟁'에 빗댄 이번 시위는 당시 시위처럼 군부의 폭력 진압에 맞서 비폭력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이날 시위를 '22222 항쟁'으로 명명한 시민들은 각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릴 때 '#2Fivegeneralstrike’라는 해시태그도 붙였다. 

미얀마 시민들은 독재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 시민들은 독재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얀마 시민들은 세 손가락 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군부 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개를 펴고 집회를 펼치고 있다. 세 손가락 시위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민중들이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쓰는 사인이다.

국제 사회도 미얀마 시위대에 힘을 보탠다. 지난 21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버마(미얀마) 사람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에 대해 미국은 계속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나섰다. 지난 22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군부 및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겨냥해 제재를 적용하기로 정치적 합의를 이뤘다"며 "정부 개력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직접적인 재정 원조를 중단한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강은경 eunkyung505@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라이브콘텐츠팀 강은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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