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도 엑스레이 허용해야…환자 위해 국회가 결단을"

[인터뷰]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한의원에 엑스레이 설치해야" 관련 의료법 개정안 3월 국회서 재논의 예정…예방접종 참여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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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의원에 영상 진단기기인 '엑스레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의원에 영상 진단기기인 '엑스레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발목을 접질린 환자가 한의원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병·의원을 다녀오라는 말을 듣습니다. 한의원에서 엑스레이(X-ray)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십년 동안 바뀌지 않는 풍경입니다. 도대체 환자는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합니까. 이제는 바꿔야 할 시기입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의원에 영상 진단기기인 '엑스레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직역 갈등이 아닌 환자 입장만 생각하면 한의원에 엑스레이를 설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최혁용 회장은 "한의원에 엑스레이를 설치·사용하는 문제는 수십년 동안 이어진 과제"라며 "의사단체는 지금도 엑스레이는 한의사 면허범위 밖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단체 간의 갈등이나 이견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 입장만 생각하면 해법은 명쾌해진다"며 "골절 치료 때문에 지금도 병·의원과 한의원을 오가야 하는 환자 불편이 이제는 사라져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협회가 추진하는 것은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진단권을 주자는 게 아니라 한의원에 진단기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영상 판독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온라인으로 의뢰해 즉시 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의협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의료기관에서 해당 의료기관 개설자가 의료인인 경우 직접 안전관리책임자가 돼 관리와 책임을 강화한다'라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여야 국회의원 36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대표 발의자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현행 법령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 장치(엑스레이) 관리·운용 자격을 명시하지 않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안전관리책임자를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의료기관 개설자라면 엑스레이 안전관리책임자로 명시하고, 한의사도 포함해야 한다는 게 최혁용 회장 생각이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골절 환자는 한의원에서 논스톱(nonstop)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를테면 골절 환자가 한의원을 방문하면 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판독을 받고, 한의사가 제공하는 전문적인 침 치료와 한약 처방 등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혁용 회장은 지난 24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면 한의사도 예방접종에 참여해 유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률상 한의사도 예방접종을 할 수 있지만 시행령에서 필수접종 위탁기관에 일반 의료기관만 포함돼 참여하기 어렵다"며 "이를 대통령이 결단해 시행령을 바꾸면 예방접종에 참여하는 한의사 등 의료인 직종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 일문일답이다.

-한의원에 엑스레이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한의원에 엑스레이를 설치하는 문제는 오래된 과제다. 수십년 동안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의료법 개정안의 핵심은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진단권을 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당연히 한의사는 엑스레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의사는 반대한다. 이런 논쟁에서 벗어나 환자 불편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법안 핵심은 한의사도 엑스레이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단권에 대한 내용도 법률에 들어있지 않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환자 불편이 크게 줄어든다.

이를테면 발목 골절이 생긴 환자는 한의원에 방문해 엑스레이 영상 촬영을 한다. 이후 한의원에서 온라인으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판독을 의뢰한다. 예전처럼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병·의원을 다시 방문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한의사로부터 전문적인 침 치료와 한약 처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이런 게 환자를 위하는 길이다.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3월에 관련 법률을 다시 논의하는 것인가.

▶금고 이상 형벌을 선고받은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법안도 오랜 세월 논의한 뒤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어가려고 한다. 엑스레이 문제도 다르지 않다. 국회에서 더 치열하게 논의하겠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1대 국회에서 여야 국회의원 36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법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법률 취지에 이견이 거의 없다.

다만 의사단체가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차원에서 3월로 논의 시점을 연기했다. 서영석 의원도 25일 열린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일부에서 마치 법안이 폐기라도 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3월에 의료법 개정안을 다시 상정해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해 공식적인 동의를 받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안은 '엑스레이를 설치하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한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인 경우 직접 안전관리책임자가 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또 다른 의료법 개정안도 3월에 재상정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한의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장접종 참여를 거듭 주장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한의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장접종 참여를 거듭 주장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의사단체 반대가 워낙 강해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반대라는 것도 명분과 균형을 갖춰야 한다. 의료법 개정안은 한의사에게 영상 진단기기 진단권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한의원을 찾는 골절 환자 등이 보다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환자 편의를 위한 방법에 의사단체라고 반대만 하지 않을 것이다. 법을 개정하려는 명분과 목적을 의사단체도 수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한의사의 예방접종 참여를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원칙적으로 한의사도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인위적으로 막고 있을 뿐이다. 의사만 예방접종을 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주요 선진국은 간호사, 약사, 치과의사도 예방접종을 한다. 한의사와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는 나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만 의사에게 과도한 독점권을 줬다. 의사단체에 독점권을 주다 보니 그 폐해가 너무 크다. 다른 의료인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도, 줄곧 예방접종 참여를 요구한 이유는.

▶2015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때 한의사의 참여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국민 선택권 차원에서다. 물론 의사의 독점적인 지위가 확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단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의사단체 도움 없이는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정부는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간호사에게 접종권을 주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의견은 눈여겨볼 만하다. 예방접종에 대한 의사 독점권을 깨는 법안이 여당에서 나오는 것도 좋은 시도다. 복지부가 어렵다면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한의사가 예방접종 사업에 왜 참여하느냐는 일부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한의사는 수시로 주사제로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직이다. 이를테면 '약침'이라는 한약 주사제를 환자에게 투약하는 것은 한의사가 매일 겪는 일상이다. 고난도 침 시술도 하지 않나.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에서 한의사는 감염병을 진단하고, 소독관리, 이상반응을 보고하도록 돼 있다. 다만 정부가 이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뿐이다. 이는 치과의사도 마찬가지다. 예방접종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인 직종은 많다. 심지어 외국에서는 다양한 직종이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한다. 우리나라처럼 특정 직종의 독점권과 그로 인한 후유증은 당연히 없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코로나19 유행 때 달라진 한의사 역할은.

▶솔직히 2015년 메르스 유행 때 한의사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되고 큰 유행을 겪을 때도 정부는 의도적으로 한의사를 외면했다. 하지만 한의사들이 스스로 진료센터를 만들고 환자들에게 무료로 한약을 처방했다. 치료 효과를 본 데이터가 쌓였다. 역학조사 현장에 한의사도 배치하고 있다. 검체 채취 업무에 한의사를 투입한 것이다. 한의사가 개설한 코로나19 전담 요양병원도 서울 중심 지역에 생겼다. 2015년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료 분야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질 높은 의료 서비스와 선택권이다. 특정 직군이 서비스를 독점하면 가격이 올라가고 환자 후생이 떨어진다. 의료 선택권이 넓어져야 한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다. 한의사를 활용한다면 국민 선택권이 넓어지고 의료 서비스가 더 풍성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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