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바람에 은행도 보험·증권사도 점포 '군살빼기'

[머니S리포트-코로나 시대, 금융점포가 사라진다]② 점포 필요 없는 디지털시대, 코로나19가 쐐기 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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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속화되면서 금융권의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수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은행원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만 비대면 흐름에 은행을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은행 점포가 떠난 상권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금융중심지로 불리는 테헤란로는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금융권의 점포·인력구조 변화를 점검하고 기대와 우려를 진단해본다
비대면 근무가 확산되면서 금융사 점포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비대면 근무가 확산되면서 금융사 점포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K씨(41)는 최근 거주하는 동네에 있던 주거래은행 지점 두 곳이 문을 닫은 뒤 다른 은행으로 거래를 옮겼다. K씨는 “보안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데 동네 은행 지점이 문을 닫아 할 수 없이 다른 은행에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는 은행과 보험, 증권사가 전국 지점 수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은행의 경우 2018년 말 6766개였던 점포수가 2020년 2분기 기준 6592개로 174개 줄어들었다. 은행의 일선 점포는 한때 고객 영업의 최전선이었으나 인터넷뱅킹 사용이 본격화한 2010년 이후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크게 늘고 영업점 방문 인원도 줄자 은행이 인건비와 매장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점포를 크게 줄이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따른 점포 감소는 세계적 추세다. 일본은 은행 각 지점의 특색을 살려 개인 특화형 점포나 자산운용특화형 점포 등으로 재편하고 증권사와 공동 영업점을 차리기도 한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자동화기기와 영상 대출 상담 서비스를 묶은 무인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 은행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관리서비스와 예금·대출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받는 융·복합점포를 속속 구축하고 있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점포 축소가 곧바로 실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은행의 명예퇴직 증가나 신규채용 감소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제까지 대면 서비스가 축소되면서 고령층이 쉽게 접하던 금융서비스도 좀 더 불편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피하기 힘든 추세인 만큼 은행도 어떤 지역에 얼마만큼 점포를 남길지 등 취약계층 접근성 문제를 놓고 서로 협력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시장 불황에 보험사 점포 매년 축소



보험사 점포도 마찬가지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말 6204개였던 보험사 점포는 2020년 2분기 5733개로 471개 감소했다. 보험시장 불황과 기술 발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점포의 필요성이 과거 대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점포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26개 생명보험사의 점포수는 2015년 말 3855개에서 지난해 6월 말 2960개로 1000개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의 지점 통·폐합 가속화는 비용 절감과 영업 효율화 및 디지털 환경 전환 등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지속되는 저금리와 경기둔화 등으로 보험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모바일 등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차역마진 확대 ▲책임준비금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확대 ▲자본성 증권 발행 확대 등으로 보험사의 자본은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2020년 6월 국내 24개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0%로 1년 전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금리가 내리면 투자수익도 줄어든다. 

핀테크 스타트업과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도 기존 보험사의 점포 수 감축과 디지털 영업 전환 속도를 부추기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최근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 신청을 하고 네이버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보험 전문 법인 NF보험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는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해 GA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디지털GA사 ‘보맵’은 마이데이터 1차 예비허가를 받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비대면 바람에 은행도 보험·증권사도 점포 '군살빼기'



늘어난 ‘엄지족’에 증권사 점포 다이어트 



국내 증권사는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늘어난 비대면 고객 탓에 증권사도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8개 증권사의 국내 점포는 981개로 전년도 말(1026개) 대비 45개(4.4%)가 줄었다. 이는 2010년 말 증권사의 국내 지점이 1879곳에 달하던 것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 점포가(영업소 포함)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점포수는 2019년 말 124개에서 지난해 말 118개로 6곳 줄었다.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84개에서 78개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점포수는 118개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이어 ▲KB증권(108개) ▲한국투자증권(84개) ▲NH투자증권(78개) ▲미래에셋대우(77개) ▲삼성증권(63개) 순이었다. 

이처럼 증권사가 지점을 통폐합하는 이유는 늘어난 엄지족 때문이다. 온라인·모바일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직접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탓에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분위기 속에 코로나19까지 겹쳐지면서 증권사가 오프라인 지점 통·폐합에 더욱 속도를 냈다”며 “기존 점포를 규모가 작은 영업소 형태로 전환하거나 통폐합해 고정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민준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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