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중국 전통의상, 손흥민도 중국인?”

[머니S리포트 - 저질, 짝퉁 그리고 왜곡… ‘메이드 인 차이나’ : 일본만큼 나쁜 중국] (4부·끝) 김치·과일까지… ‘짝퉁’ 한국 브랜드로 벌어먹는 중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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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중국인이 있다.’ 전세계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을 일컫는 표현이다. 또 다른 말도 있다.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짝퉁이 있다.’ 중국의 ‘짝퉁’ 실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중국은 가전부터 패션·뷰티·식품·외식분야는 물론 역사와 문화도 한국을 베끼거나 자기들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고 자국 짝퉁을 원조인 양 내세운다. 중국산·중국 브랜드를 한국산·한국 브랜드라며 세계 무대에서 한류 장사를 하거나 한국의 위인과 한류스타를 중국인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짝퉁 천국’ 중국의 실태를 들여다봤다.
배우 김소현이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이다. /사진=빅토리콘텐츠 제공
배우 김소현이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이다. /사진=빅토리콘텐츠 제공

배우 김소현이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받았다.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 때문이었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인 김소현은 2월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사진을 본 일부 중국 네티즌은 “중국 전통문화를 홍보해줘서 감사하다” “중국 전통 의상을 사랑해줘서 고맙다. 한푸(漢服·명나라 전통 의상)는 아름답다” “이건 한국 전통이 아닌 중국 전통 의상”이란 반응을 보이며 김소현이 입은 한복이 중국 문화라고 우겼다.

이 같은 중국인의 막무가내식 억지 주장에 국내 연예인은 분노하고 있다. 직설 화법으로 유명한 가수 이센스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푸 아니고 한복이야 도둑놈들아 뻔뻔하게. 한복이 중국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정신 차리세요. 한국 거예요. 나중에 힙합도 미국 아니고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가수 송가인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순백의 한복을 입은 사진을 게재하며 “김치도 한복도 우리나라 대한민국 거예요 제발”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침해 사례’. /그래픽=김영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침해 사례’. /그래픽=김영찬 기자



‘아리랑’ ‘부채춤’이 언제부터 중국 것?


최근 중국은 한복·부채춤·아리랑·드라마·예능 등 K-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른 ‘문화 동북공정’에 나서고 있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2002년부터 추진한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 역사·문화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로 고구려와 발해 등 자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자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시도다.

중국은 2011년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이므로 이들이 부르는 노래 ‘아리랑’도 중국의 문화”라며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아리랑을 중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려다 실패했다. 한국 정부가 2012년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먼저 등재 신청하면서 아리랑은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최근 시즌3까지 방송된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의 댄스 예능 ‘저취시가무’(Street dance of China)에서도 한복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고 한글 가사로 된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추는 장면이 ‘조선족의 문화’로 등장해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중국인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게 바로 중국의 스트릿 댄스”라고 감탄했다.

지난해 9월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더 랩 오브 차이나’(The Rap of China)에서 한 조선족 참가자가 아리랑이 조선족 민요라며 공연을 펼쳤다. ‘조국의 56개 민족’ ‘장백산’(백두산의 중국 명칭) 등의 가사로 랩을 해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찬팅' 조미 분(왼쪽)과 '윤식당' 정유미 분이 쓴 반다나. /사진=방송캡처
'중찬팅' 조미 분(왼쪽)과 '윤식당' 정유미 분이 쓴 반다나. /사진=방송캡처



출연자 의상까지 똑같다…‘한국 예능’ 도둑질?


전세계적으로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는 등 포맷 시장이 확대되면서 저작물의 법적 보호 필요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중국에선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노골적으로 베끼는 ‘짝퉁’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2017년 방송된 엠넷(Mnet) ‘프로듀스 101’은 각 소속사의 가수 연습생이 출연해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낸 인기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 아이치이의 ‘우상연습생’은 한국 엠넷의 ‘프로듀스 101’을 표절했다. 국민들이 투표로 아이돌을 뽑는 기본적인 콘셉트부터 자기소개 영상·피라미드 모형의 세트장·교복·주제곡·안무를 따라했다. 심지어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EXO 레이 ▲우주소녀 성소 ▲프리스틴 주결경 ▲GOT7 잭슨이 트레이너로 출연했다.

우상연습생을 공식적인 중국판 '프로듀스 101'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결국 엠넷 측은 중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엠넷을 겨냥한 심각한 IP(판권) 침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후난TV의 ‘중찬팅’은 tvN의 예능 ‘윤식당’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국 연예인들이 외국인에게 음식을 파는 것이나 태국의 한 해변 모래사장에 세트장을 설치한 것 등이 유사하다. 배우 정유미가 하고 나와 인기를 끌었던 패션 소품 ‘반다나’를 중찬팅의 여성 출연자(조미 분)가 착용하며 표절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제주도에 있는 그들의 실제 집에 투숙객을 받고 식사를 차려주고 고민 상담을 하던 JTBC 예능 ‘효리네 민박’도 중국의 ‘대놓고 베끼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중국 후난위성TV의 ‘친애적객잔’은 중국 연예인 부부인 류타오·왕커가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방문객을 맞아 함께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포스터까지 비슷해 표절의혹을 받았다.

이외에도 ▲런닝맨(게이리싱치티엔) ▲삼시세끼(샹앙왕더셩후어) ▲안녕하세요(스따밍주) ▲쇼미더머니(랩 오브 차이나) ▲판타스틱 듀오(워샹허니창) ▲영재발굴단(신기한 아이) ▲너의 목소리가 보여(요우디꺼션아·꺼쇼우시쉐이) ▲히든싱어(인창더꺼쇼우) ▲심폐소생송(위엔라이찐취)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표절 피해를 당했다.

대한민국 축구스타 손흥민도 중국인이란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사진=로이터
대한민국 축구스타 손흥민도 중국인이란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사진=로이터



김연아·손흥민·윤동주·윤봉길 의사가 조선족?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중문판에 따르면 조선족 소개 페이지에서 윤동주 시인과 같은 위인이나 손흥민·이영애 등 유명 연예인을 별다른 설명 없이 조선족(朝鮮族)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백과사전에서 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하고 있다. 특히 윤동주뿐 아니라 이봉창·윤봉길 등 독립운동가 국적을 조선, 민족은 조선족으로 소개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 마을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 입구에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고 적힌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바이두에 항의메일을 보냈다. 지난 16일 윤동주 시인 서거일에도 전혀 변화가 없자 재차 바로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서 교수는 “중국의 역사 왜곡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알려서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스타 손흥민도 중국인이란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지난해 12월 “손흥민이 알고 보니 중국인”이란 주장의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를 달리는 손흥민이 알고 보니 중국인의 후예로 밝혀졌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손흥민이 해외무대에서 맹활약을 하자 손흥민마저 중국인이라고 우기기 시작한 것.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으로 적혀진 윤동주 비석. /사진=서경덕 교수 SNS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으로 적혀진 윤동주 비석. /사진=서경덕 교수 SNS



적극적인 ‘문화 동북공정’ 대응책 필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등 국제 영화상을 석권하고 BTS(방탄소년단) 등 K-팝과 드라마 등 K-콘텐츠가 전세계 문화시장에서 우뚝 서고 있다. 하지만 문화 방면에서 발끝에도 쫓아오지 못하던 중국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던 ‘중화사상’을 다시 부각시키며 문화판 동북공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한국 고유의 문화와 유산인 K-콘텐츠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중국의 문화 왜곡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문화를 지켜달라’ ‘중국의 왜곡을 막아달라’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류를 제한하는 명령인 ‘한한령’ 이후 판권 구매가 어려워진 틈을 타 중국의 예능 표절 사례가 급증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국제방송프로그램 판매 행사에 표절한 예능 프로그램을 들고 나가 뻔뻔하게 판매하기까지 했다. 국내 방송사 프로그램 권리와 지식재산권 보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침해 사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한국 예능 프로그램 18편이 20차례 표절 및 도용 등 권리침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입된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형식)이 무단으로 권리침해를 당한 셈이다.

문제는 프로그램 포맷 도용 등 권리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남에도 법적·제도적 구제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방송 포맷 보호를 위한 국제적 인증과 협력 방안을 체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계에 한국 문화를 바로 알리고 지키기 위한 대응책을 고심해 봐야 할 때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서경덕 교수는 “중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객관적으로 다른 나라의 역사를 바라보지 않고 중화민족의 시선에서만 재단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먼저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잘못된 애국주의가 문제가 될 땐 정부 차원에서 논평을 내는 등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림
김유림 cocory098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라이브콘텐츠팀 김유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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