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권 지킨다고? 우리도 소상공인”… 복합쇼핑몰 상인 ‘한숨’

[머니S리포트 - 복합쇼핑몰 ‘을의 눈물’]② 규제 압박… 피해는 입점업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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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상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오히려 비교적 높은 임대료에 불리한 계약조건과 대기업의 갑질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복합쇼핑몰을 향한 규제 칼날을 들이민다. 결국 칼날의 끝은 ‘을’인 입점 소상공인을 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뉴스1 DB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뉴스1 DB

“다 같은 소상공인인데…. 전통시장 살린다고 저흰 죽으라는 건가요?” 고양 스타필드 입점 상인 A씨는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 휴업 규제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한 달에 두 번씩 주말에 문을 닫을 경우 생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여당이 복합쇼핑몰을 향해 규제의 칼날을 본격적으로 들이대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의 복합쇼핑몰 진출 확대로 골목상권이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거란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을 향한 칼날이 되레 소상공인을 찌르는 형국이다.



대기업 규제? 70%는 소상공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은 총 14개에 달한다. 이중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중구성동구갑)이 대표 발의한 대형점포 규제 확대 방안의 통과가 유력하다.

핵심은 신세계 스타필드나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제한이다. 현행 유통법에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해 매월 2회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등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규제 대상에 복합쇼핑몰을 추가하자는 게 홍 의원 발의안의 골자다.

유통법 개정안은 복합쇼핑몰을 규제해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하지만 복합쇼핑몰 입점 업체의 70%가량은 소상공인이다. 복합쇼핑몰 규제는 중소상인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반하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임차인뿐 아니라 판촉 사원 등 관련 종사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복합쇼핑몰에 발길이 끊기면서 중소상인의 어려움이 높아진 상황.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그나마 매출 비중이 높은 주말에 문을 닫게 되면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의 주말 매출은 평일 대비 4~5배에 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복합쇼핑몰 방문 요일은 주말(52.6%)이 평일(28.8%) 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서울 은평구 롯데몰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평일엔 장사가 거의 안 되고 그나마 주말에 벌어 겨우 먹고 산다”며 “주말에 문을 닫으면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B씨 매장은 주말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형마트 규제 10년… 소상공인만 피해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미 해당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 현황을 봐도 피해는 소상공인이 더 크게 입었다. 2010년 유통법 개정으로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이 막혔고 2년 뒤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규제를 받았다. 이후 대형마트 매출액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거듭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돌아갔다. 전경련이 지난해 11월 서울·경기 지역 대형마트 내 150개 임대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8.7%가 상시 근무 종업원 수 5인 미만의 소상공인 운영 점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대매장의 86.6%는 월 2회 주말 의무휴업과 심야영업(오전 0시∼10시) 금지 등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로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평균 매출 감소액은 12.1%로 조사됐다.

일자리도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점포당 직접 고용 인원은 약 200명이며 협력업체 직원 등 간접 고용까지 합하면 500여명에 달한다. 실제로 2018년부터 대형마트 3사 매장 수가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2년 사이 30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규제를 할수록 중소상인은 어려움을 겪고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며 “유통법을 확대 적용하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전통시장 활성화됐다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복합쇼핑몰 막는다고 전통시장 안 가요”



복합쇼핑몰 규제로 상인들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작 규제의 의도대로 골목 상권이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복합쇼핑몰과 전통시장은 대체 혹은 경쟁 관계가 아니기 때문. 생필품 구매가 주된 목적인 전통시장과 달리 복합쇼핑몰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문화 공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4%는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제로 인한 골목상권으로의 소비자 유입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무휴업에 반대한 응답자는 54.2%로 찬성(35.4%) 의견보다 많았다.

제도가 도입될 경우 복합쇼핑몰 휴업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하겠다는 응답비율은 12%, 인근 상가 방문은 9%에 그쳤다. 반면 복합쇼핑몰이 휴업할 경우 대형마트(34.6%)와 백화점·아웃렛(28.2%)을 찾겠다는 응답은 많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과 같은 규제로 얻게 될 전통상권의 실질적인 반사이익과 소비자 효용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특정 유통업체 규제보단 중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유통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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