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역 쪽방촌 공공재개발 전쟁… 주민은 “개발 원한다”

[이슈포커스] 지금 서울 재개발·재건축 현장은?②-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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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월5일 서울역 쪽방촌의 공공주도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으로 시행해 동자동 일대 4만7000㎡ 쪽방촌을 주거타운으로 개발하고 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공공주택 1450가구(임대 1250가구·분양 200가구)와 민간분양주택 96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김노향 기자
정부는 2월5일 서울역 쪽방촌의 공공주도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으로 시행해 동자동 일대 4만7000㎡ 쪽방촌을 주거타운으로 개발하고 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공공주택 1450가구(임대 1250가구·분양 200가구)와 민간분양주택 96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김노향 기자

“개발 이윤이 더 중요한가, 주민들의 주거권리가 먼저인가. 주민들은 공공개발을 원한다.” (쪽방촌 주민)

서울역 쪽방촌으로 불리는 용산구 동자동 골목. 토지주와 건물주로 구성된 후암특별계획1구역(동자) 준비추진위원회가 곳곳에 붙여놓은 ‘공공재개발 반대’ 현수막 앞에서 주민 A씨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부는 2월5일 서울역 쪽방촌의 공공주도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으로 시행해 동자동 일대 4만7000㎡ 쪽방촌을 주거타운으로 개발하고 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공공주택 1450가구(임대 1250가구·분양 200가구)와 민간분양주택 96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쪽방촌 소유자들은 이 같은 정부 계획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게 반대 이유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쪽방촌 실거주자와 1주택자는 재개발 후 새로 지은 아파트의 우선공급권(입주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실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자의 경우 우선공급 대상이 아니다.

현수막에는 ‘번듯한 새집에서 살아보려 수십년 기다리니 헐값으로 팔고 나가라고?’ ‘사유재산 빼앗아서 공공주택 만드는 게 공익이냐’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민간개발을 해도 쪽방촌 주민에 대한 상생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은 토지주의 사유 재산을 현금청산이란 방법으로 강탈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과거부터 수도권 신도시 개발 과정에선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공개발 자체의 문제보다 민간이 소유한 땅을 공공이 싼값에 사들이고 개발이익을 취득하는 구조에 대해 반감이 있는데 경기 외곽이 아닌 서울 도심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김노향 기자
사진=김노향 기자



“다주택자, 집 팔면 돼”


하지만 쪽방 주민은 정부의 공공개발을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동자동 주민자치단체는 2월18일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작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공공개발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쪽방 주민이 공공개발을 찬성하는 이유는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이다. 쪽방은 낡은 건물을 여러 개의 방으로 쪼개 자본가의 월세수익을 불릴 수 있도록 고안된 한국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주거 형태다. 노후화가 심각하고 화장실조차 없어 인근 공원 등을 이용해야 하는 면적 6.6㎡ 수준의 방에 20만~30만원 월세를 내야 살 수 있다.

보증금이 없다 보니 면적이나 주거환경을 고려할 때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 실제 서울역 쪽방촌 인근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 고령이었다. 개발 이후엔 공공임대 보증금 183만원에 월세 3만7000원 수준으로 훨씬 좋은 주거환경에 거주할 수 있다. 쪽방 주민 342명은 용산구청에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집주인이 쪽방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는 10명 중 1명꼴이다. 추진위원회 조사 결과 실거주 비율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일부 집주인은 주거환경이 나쁘다 보니 세를 주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라도 집을 처분할 경우엔 개발 후 입주권을 제공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자 보상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은 “토지주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낮은 보상가격일 것”이라며 “정부가 정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토지주도 공공개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론 힘들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자도 입주자 모집 공고일 이전 주택을 처분하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충분한 대안이 된다. 무주택자 주거안정과 쪽방 주민의 재정착이란 공공개발의 취지를 생각할 때 서로 양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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