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내일 3·1절 기념사…한일관계 해법 제시 주목

대일 유화 메시지 담길지 여부 관심…최근 위안부 문제 갈등에 한계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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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3월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2020.3.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3월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2020.3.1/뉴스1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한일관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내달 1일 102주년 3·1절을 맞아 기념사를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관심은 올해 기념사에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일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일 유화' 메시지가 어떤 수준에서 담길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한일관계는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로 인해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일본 기업이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일본은 그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2019년 7월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로 대응했다. 당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으로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 직전에 철회했다.

올해 1월에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위안부' 배상 판결에서 한국 법원이 재차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일간 냉각기는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북한 문제 등에 있어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국 정부에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는 터다.

이를 고려한 듯 문 대통령은 새해 들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으로선 임기 마지막 해인만큼 한일관계 개선을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발표한 올해 신년사에서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주일대사에 4선 국회의원 출신이자 ‘지일파’인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용하면서 막혀 있는 한일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꾀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달 14일 강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에 대해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의 동반자"라고 표현하면서 "때때로 문제가 생겨나더라도 그 문제로 인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할 양국관계 전체가 발목 잡혀선 안 된다. 그것은 그것대로 해법을 찾고, 미래지향적 발전관계를 위한 대화 노력은 별도로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번 3·1절 기념사에서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그간 문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별도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기념사도 같은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원고들이 동의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아 양국 정부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강제집행의 방식으로 현금화된다든지, 판결이 실현되는 방식은 한일 양국 간의 관계에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국 간에 외교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다. 다만, 그 외교적 해법은 원고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피해자, 일본 간의) 보상금 때문에 풀 수 없는 문제라면 이를 국가에서 해결해주고 전향적으로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면 어떠냐'는 취지의 질문에 "정부가 돈을 대신 갚아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에 (문제 해결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제 시간이 없다”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입장이 담길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최근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으로 인해 국내 반일 정서가 재차 들끓고 있어 이번 기념사에서 구체적인 해법이나 진전된 유화 메시지를 제시하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최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일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전날(23일) 기조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것을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지방자치단체 주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를 계기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강력 반발하며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강경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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