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전준우 기자 = "백신을 먼저 맞으면 특혜 논란이 일고 안 맞으면 백신 불신 논란이 생길 텐데…"

서울의 한 자치구 구청장은 최근 고민이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이 다음 주부터 백신 접종을 받는 가운데 구청장도 접종 대상인지 여부가 애매한 탓이다.

5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3일 각 지자체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1차 대응요원 명단을 확정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구청장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권한대행과 구청장들은 지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겸하기 때문에 명목상으로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만 명확한 판단 기준은 없다.

서울시는 서 권한대행이 접종대상에 해당하는지 질병청에 문의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 권한대행이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기 때문에 명목상 접종대상에 포함되긴 하지만 애매하다"며 "질병청에 문의해서 (백신 접종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면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백신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서 권한대행이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구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일부 자치구는 구청장 접종 여부를 고민하느라 아직 접종 대상자 명단을 확정하지 못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구청장은) 자치구 코로나19 상황 전체를 관장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기 때문에 승인이 되면 접종받을 계획"이라면서도 "1차 대응요원으로 승인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자치구는 '눈치싸움' 중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자치구들끼리 (구청장 접종 일정을) 전부 비슷하게 맞추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백신을 먼저 맞으려는 주민이 많은 점을 고려해 구청장 접종 일정을 잡지 않은 자치구들도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백신을) 맞고 싶어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주민분들이 먼저 접종받은 뒤 구청장은 상황을 봐서 접종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와 용산구 등 구청장이 만 65세 이상인 자치구는 백신 접종 고민에서 한발 물러났다. 현재 1단계 접종 대상자는 만 65세 미만으로, 만 65세 이상인 구청장들은 접종 대상이 아니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대상자 명단을 확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3월 첫 주까지 (접종) 대상자를 확정하고 빠르면 7일부터 1차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이번 주 중 접종 대상자 명단을 입력하면 질병청은 이르면 6일부터 백신을 지자체에 보낼 예정이다.

지자체 역학조사관과 현장 지도·단속 업무를 맡은 직원 등 1차 대응요원들은 다음 주부터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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