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빅테크는 처음이지?' 카카오·토스·네이버, 채용조건 어떻길래

[머니S리포트-핀테크, 스카우트 전쟁]② 대규모 스톡옵션 제공… 금융권, 내부 디지털 인력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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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올 상반기 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빅3’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핀테크 기업은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채용조건을 내세우며 기존 금융권 등 IT 개발인력 영입에 한창이다. 디지털·비대면 금융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금융권 인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라진 금융시장 채용 분위기를 살펴봤다.

카카오페이 오피스 라운지 전경./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오피스 라운지 전경./사진=카카오페이
# 국내 카드사에 7년간 재직 중인 김모 과장(38)은 최근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한 핀테크업체로 이직하면 연봉을 2억원으로 올려주겠다는 것. 5년 간 디지털 서비스 부문 기획 경력을 쌓아온 김씨는 크게 흔들렸다. 그는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빵집 창업밖엔 길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며 “직장생활 가능할 때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진지하게 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토스·네이버 등 대형 핀테크업체의 금융시장 공세가 거세지면서 금융권 인력 빼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핀테크업체가 금융사 우수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오른 것. 핀테크업체 대부분은 은행과 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에 몸담았던 경력자를 우대한다. 시중은행에서 네이버파이낸셜로 이직한 이모씨는 “은행의 성과급 등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을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고 귀띔했다.

전통적인 금융사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복지 혜택 등도 경력자를 끌어모으는 유인책이 되고 있다. 이씨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수평적 업무 환경 등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연봉 1.5배에 휴가비 지원까지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핀테크업체는 올 7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다. 이 회사는 전 직군 경력자에게 기존 연봉보다 최대 1.5배 많은 연봉을 제시하고 1억원 스톡옵션을 안겨준다. 이 같은 토스의 보상정책은 올 3월 말까지 서류 지원으로 합격한 경력자에 한해 적용된다. 여기에 연 2회 성과급은 별도다.

앞서 토스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는 지난해 11월, 토스증권은 올 2월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1억원 스톡옵션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로 변경한 바 있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로 매수 후 주가가 매수 가격보다 떨어지면 보상이 사라지는 데 비해 RSU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를 충족하면 회사가 사들인 주식을 임직원에 무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져도 임직원의 보상이 보장된다.

토스는 올 4월 이후 입사한 경력자에 연봉을 기존보다 2배로 올려주거나 장기 근속자에 추가 스톡옵션을 주는 등 신규 보상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규 입사자가 선호하는 조건을 고민하고 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준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3년 근무 시 한 달 안식 유급휴가와 200만원 휴가비를 지급하며 임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복지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최대 7000만원 대출에 대한 이자 지원 ▲영어·중국어 사내 어학교육 진행 ▲직장 어린이집 운영 ▲전직원 1인 1법인카드 ▲주차비 지원 등 복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개발자 초임을 최근 기존 4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올 2월 진행한 개발자 경력 공채에서 이전 직장에서 하루만 근무했어도 지원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특히 1년 이상 재직한 정규직 직원들에게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부여해오고 있다. 6개월 이상 보유한 자사 주식에 대해선 매입 금액의 10%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주식 매입 리워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원 한도는 주식 매입가 기준 연 2000만원으로 1년에 최대 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모자유친실./사진=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파이낸셜 모자유친실./사진=네이버파이낸셜


고민 깊어지는 금융권, 디지털 인력 육성


지난해부터 촉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금융권에서 핀테크업체로 이직하는 인재 이동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금융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지만 이탈 인력을 잡을 마땅한 대책과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로 이직하려는 직원을 잡기 위해 디지털 부문의 인력만 연봉을 대폭 높여주거나 처우를 급격하게 개선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IT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거나 기존 직원이 빠르게 급변하는 IT 기술개발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자기 계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은행·카드사는 디지털 부문의 인력을 수시채용하고 헤드헌팅을 통한 영입 등을 추진하며 외부 인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기존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 디지털 인재로 전환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조수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의 보수적인 조직문화 등이 디지털 인재가 선호하는 업무 환경과 거리가 있어 글로벌 금융권 절반 이상은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인재 채용이 어렵다”며 “다만 금융권의 76%가 최근 조직 내 새로운 IT 역할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간단한 데이터 수치를 추출하는 것도 IT 부서나 데이터 분석가에게 요청했던 시중은행 기획 담당자가 직접 통계자료를 활용·분석하게끔 만든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행내 데이터 분석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올 2월 말부터 ‘BD10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 에이스 아카데미’, 우리은행은 ‘우리 디지털 인사이트 프로그램’ 등으로 직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금융권도 핀테크업체처럼 연봉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면 자칫 출혈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며 “핀테크의 공격적인 채용으로 기존 금융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부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는 주로 IT 인프라 구축에 인재가 필요한 반면 금융권은 이미 만들어진 인프라를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재가 필요한 만큼 선택적으로 인재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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