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5배는 기본" 은행 경력직 빨아들이는 토스·카카오

[머니S리포트-핀테크, 스카우트 전쟁]① 바뀌는 채용지도, ‘스톡옵션’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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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올 상반기 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빅3’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핀테크 기업은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채용조건을 내세우며 기존 금융권 등 IT 개발인력 영입에 한창이다. 디지털·비대면 금융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금융권 인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라진 금융시장 채용 분위기를 살펴봤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 A은행 IT전산팀 차장 이모씨는 최근 토스가 금융 IT개발·서버개발 인재를 뽑는다는 소식에 이직을 결정했다. 연봉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이 씨는 “은행은 조직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성과급이 정해졌는데 핀테크 회사는 내가 하는 정도에 따라 해마다 연봉을 다르게 계약할 수 있어 일할 맛이 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B은행 전문직 세무사 출신 김모씨는 최근 카카오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연봉은 1.5배 올랐다. 김씨가 이직을 결정한 이유는 카카오뱅크의 유연한 출퇴근 시간을 기본으로 하는 유연근무제는 물론 만 3년 근속 시 1개월 유급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한다는 근무조건이다. 김 씨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휴가와 복지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기존 은행보다 좋다”고 말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속화하면서 디지털 인재의 이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는 저마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은행원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금융권에선 핀테크와 빅테크(대형정보통신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인력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톡옵션’ 기대감… KB 출신, 카뱅에 남아


올 상반기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은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금융인재 영입에 나섰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1분기 300명 이상을 채용한다. 개발 직군 120명과 비개발 직군 210명이다.

토스는 간편결제(PG)사 토스페이먼츠와 증권 등으로 금융업을 확장하면서 인력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토스 5개사 임직원 수는 2020년말 기준 780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2배 가까이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조직규모는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 개발인력을 채용하면 토스의 조직 인력은 1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토스 측은 “올 1분기를 대규모 채용기간으로 정하고 이달 말까지 33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전 직군 정규직 입사자에 최대 1.5배 연봉을 제시하고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초기 멤버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을지로 사옥/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을지로 사옥/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오는 14일까지 두 자릿수 규모의 경력 개발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모집 직무는 ▲고객 플랫폼 개발 ▲서비스 서버 개발 ▲금융 IT(코어뱅킹·금융정보) ▲iOS 개발 등 총 10개 분야다.

카카오뱅크의 인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60명이다. 올해 100명을 추가로 충원하면 직원 수는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5년 5명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6년 만에 200배 이상 조직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도 개발 직군 20개 등 32개 부문에서 세 자릿수 경력 공채를 실시했다. 케이뱅크는 최근 6개월 동안 70명을 채용했고 상시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 기업에 이직하는 인력은 대부분 30~40대로 IT·금융·경영·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던 경력직이다. IT금융전산·보안을 담당해온 은행원은 핀테크 기업에 새로운 IT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스타트업 투자 및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맡는다.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특히 이직한 직원은 연봉 인상에 훗날 상장(IPO)이나 인수합병을 염두에 두고 일정의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금융사와 달리 정해진 연봉체계도 없다. 호봉제에 얽매이지 않고 성과에 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사진=케이뱅크
실제 2017년 3월 카카오뱅크로 파견 온 KB국민은행 직원 11명과 카드사 직원 2명 및 데이터시스템 인력 2명 등 총 15명이 원래 금융사로의 복귀를 거절하며 눈길을 끌었다. 비슷한 시기에 케이뱅크에 파견된 우리은행 직원 22명과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직원 4명 등 총 26명 중에서 10명은 잔류를 선택했다.

이들이 인터넷은행에 남기로 한 배경은 수평적인 기업 문화 등이 언급되지만 직원에게 우선 배정하는 우리사주 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최근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은행 종사자의 지원이 늘었다”며 “시중은행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는 반면 핀테크는 전문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유능한 인재의 이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인력 대거 이동… “이직 신중해야”


개별 핀테크 업체의 채용 인원은 은행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토스·카카오뱅크·케이뱅크·네이버파이낸셜·뱅크샐러드 등은 2000여명의 채용을 실시한 반면 5대 은행의 지난해 공채 규모는 1600여명에 그쳤다. 2019년 2300명대를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공채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은행권은 올 상반기 채용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 NH농협만 상반기 340명의 채용계획을 밝혔다. 시중은행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전문 인력이 대거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봉 1.5배는 기본" 은행 경력직 빨아들이는 토스·카카오
취업 전문가들은 금융 근로자가 금융시장의 지형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한편 이직을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시장은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PC·인터넷뱅킹이 선을 보인 지 20년 만에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금융시장을 지배했고 이제는 금융보다 IT기술이 더 중요한 ‘테크핀’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서다.

임금 외 보상책으로 활용하는 스톡옵션의 장단점도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기업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근로자는 차익의 6.6~46.2%, 퇴직자는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차익이 났다고 당장 행사할 수도 없다. 조건마다 다르지만 부여된 지 최소 2년은 지나야 ‘살 권리’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임자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스톡옵션이 잘못 설계되면 경영진이 단기 성과에 치중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고 모든 직원에게 부여하면 인센티브의 의미가 약해져 무임승차 문제를 조장할 수도 있다”며 “이직을 결정하기 전에 스톡옵션의 장단점을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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