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우주시장 정조준 '韓 기업 어디?'

[머니S리포트-막 오르는 뉴 스페이스 시대②] 한화·KAI·LIG넥스원 ‘민간 위성시대’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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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민간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여행하며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화성으로 이주하는 우주개척의 시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상 속 우주개발이 현실이 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다. 한국 기업도 서둘러 관련 산업에 투자하며 시대를 뒤쫓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린다. 과연 한국의 우주산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내 우주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사진=한화시스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이른바 ‘뉴 스페이스’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며 우주에서 미래 동력을 얻고자 하는 국내 방산기업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기존 방산사업은 국방 예산에 따라 외형 성장이 결정되는 구조지만 우주사업은 민간 시장으로도 진출할 수 있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군 위성 통신과 발사체 및 전자광학·레이저 응용 분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위성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위성은 크게 본체와 탑재체로 나뉜다. 본체는 기본적으로 위성을 움직이거나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탑재체엔 고해상도 카메라나 레이더 장비 등 실제 임무를 맡는 장치가 실려 있다.



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야심


방산기업별 주요 우주 사업.
방산기업별 주요 우주 사업.
제조·건설 및 금융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한화그룹은 계열사를 앞세워 우주산업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항공·방산 부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90억원을 투자해 국내 인공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의 지분 30%를 단계적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지분 30%를 모두 확보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의 최대주주가 된다. 쎄트렉아이는 한국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위성 전문 기업으로 중소형 위성 시스템과 소형·중형·대형 위성의 탑재체 등을 개발·제조한다. 말레이시아의 라작샛,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샛과 칼리파샛 등의 위성을 개발한 경험도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의 발사체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탑재체 기술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한국형 발사체 공장을 완공하고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 액체 로켓 엔진 개발을 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위성사업은 기존 항공 엔진 사업과 연관성이 높고 본업인 군수사업을 하면서 민수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며 “수익창출 단계는 아니지만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초소형 정찰 위성(SAR) ▲우주 인터넷을 실현할 위성 통신 안테나 ▲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전자광학·적외선 탑재체 등의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회사는 아리랑 위성 3A호의 적외선(IR) 센서 개발을 시작으로 한국 최초로 IR 센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지역 및 주변국을 준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중·대형 위성의 EO(전자광학)·IR 탑재체와 SAR 탑재체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위성 통신 안테나 분야 확장을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영국의 위성 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약 33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시스템은 카이메타의 메타 구조 기반 안테나 기술과 페이저 솔루션의 반도체칩 기반 고성능 안테나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 해상·상공·지상 전 영역의 저궤도 위성 통신 안테나 사업 역량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올해부턴 카이메타가 미국에서 상용화한 차량용 위성 안테나 제품 ‘U8’에 대한 한국 시장 독점 판권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한화시스템은 소형·경량화된 방산용 레이더 ‘TR모듈’과 개구면 안테나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 SAR 위성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투자 재원 마련 및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안은 ‘스페이스 허브’에서 결정된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내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팀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총괄한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체에 쎄트렉아이의 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를 탑재하는 등 계열사 협업도 김 사장 중심의 ‘스페이스 허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 가벼운 초소형 위성 몰려온다 


KAI 직원들이 다목적실용위성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KAI
KAI 직원들이 다목적실용위성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KAI
KAI는 500㎏ 이상 중·대형 위성 시스템과 본체 개발·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부터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 1~7호 ▲정지궤도 복합위성 ▲국방위성 등 각종 중·대형 위성 사업에 참여하며 노하우를 확보했다. 올해는 본체 제작에 참여한 차세대 중형 위성 1·2호 발사를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중형 위성 3~5호 개발도 마칠 예정이다. 

KAI는 소형·초소형 위성시스템 개발에도 손을 뻗고 있다. 위성 발사 트렌드가 오랜 기간 준비해서 대형 로켓에 대형 위성 하나를 우주로 보내는 ‘대형-장기간’에서 짧은 기간에 소형 위성 여러 개를 군집형으로 쏘아 올리는 ‘소형-단기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위성에서 소형은 500㎏ 이하, 초소형은 100㎏ 이하를 의미한다. 소형·초소형 위성은 중·대형보다 연구개발과 제작 기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소형 위성 다수를 저궤도에 발사해 기존의 중·대형 위성과 연계하면 통신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KAI는 20기 이상 초소형 위성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고 설계부터 제작·조립·시험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우주센터 준공도 마쳤다. KAI 관계자는 “우주사업은 과거 정부 주도 사업이었고 규모가 적어 수익을 내기 어려워 사명감으로 참여했다”며 “최근 민간 역할이 커지며 자발적으로 구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고성능 영상 레이다와 인공위성 지상 통신 단말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사업비 5000억원 규모의 인공위성 지상 통신 단말기 초도 양산 수주도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초고속 5G·6G 기술을 탑재한 저궤도 소형 통신위성 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지상에서부터 고도 200~1500㎞에 위성을 쏘아 올려 5G·6G 수준의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존 통신망과 달리 인터넷이 잘 안 되는 저개발 국가나 산간 오지에서도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과거엔 러시아나 미국의 기술을 가져와 군 위성 등을 제작했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본체와 탑재체 등 개발 능력을 쌓아간 결과 최근 국내 우주사업은 성숙 단계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IT·스타트업도 항공우주 사업에 착수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우주·드론 전문기업 인스페이스를 인수했다. 한컴그룹은 인스페이스의 무인 자동화 시스템 ‘드론셋’ 기술을 기반으로 한컴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IoT(사물인터넷)와 자율주행 등 기술을 융합해 위성 활용 서비스 분야를 키울 방침이다.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기술을 확보하고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나섰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올해 상반기 50㎏급 소형 위성을 실어 나를 8.8m 소형 발사체 ‘블루 웨일’의 고고도 시험 발사를 앞뒀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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