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미국 시장, 유한·SK바이오팜이 뚫는다

[머니S리포트-바이오,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 입증할 시간②]"유망 분야는 어디?" 미래먹거리 준비도 당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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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999년 국산신약 1호 SK케미칼의 ‘선플라주’가 등장한 이후 지난 20여년 간 총 31개 국산신약이 탄생했다. 하지만 생산실적이 없어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지는 신약 정도만 간혹 등장하는 등 국산신약은 그야말로 상징적인 존재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나마 최근 국내 시장에서 LG화학 ‘제미글로’와 보령제약 ‘카나브’ 등 일부 국산신약이 연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 허가 허들을 넘는 등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또 의약품 개발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K-제약 블록버스터’를 배출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신약개발 프로젝트)과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 사례를 살펴본다.
지난해 국내 개발 신약이 거둔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국산신약이라는 타이틀만 얻고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려졌던 초창기 신약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사진=대웅제약 제공.
지난해 국내 개발 신약이 거둔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국산신약이라는 타이틀만 얻고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려졌던 초창기 신약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사진=대웅제약 제공.

지난해 국내 개발 신약이 거둔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국산신약이라는 타이틀만 얻고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려졌던 초창기 신약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국산신약 새내기 HK이노엔의 위장약 ‘케이캡’은 출시 2년 만에 700억원이 넘는 연간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의 당뇨약 ‘제미글로 패밀리’와 보령제약의 고혈압약 ‘카나브 패밀리’는 어느덧 10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점도 명확했다. 국내 기업이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해 해외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의약품 시장의 심장부인 미국과 유럽 진출 가능성을 논하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로 귀결된다. 국산 신약 가운데 미국 FDA 허가 1호는 LG화학(당시 LG생명과학) ‘팩티브’다. 팩티브는 당시 글로벌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팩티브 이후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글로벌 블록버스터’는 탄생하지 못했다.


다시 뛰는 K-바이오… 기대되는 유한·SK바이오팜


최근 몇 년으로 좁혀보면 그나마 선진 의약품 시장 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는 현지 소송 안개가 걷혀 미국 시장 진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나보타는 이미 
미국 수출과 함께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신약 판매에 직접 나섰다. 국내사 대부분이 파트너사를 통해 현지 판매를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세노바메이트 성분의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국산신약이다.

유한양행은 2017년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스파인바이오파마)와 항암제 레이저티닙(얀센)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2종을 각각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이중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또는 EGFR T790M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인 표적치료제다.

얀센은 FDA로부터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의 글로벌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데 이어 자체 개발 중인 이중항암항체 ‘JNJ-61186372’ 글로벌 1상 임상 계획을 변경하면서 레이저티닙과 JNJ-61186372 병용투여군을 추가하고 피험자 모집 규모를 대폭 늘렸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해외 24개 국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은 내년 1분기 현지 출시가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상반기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GC녹십자는 지난달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GC5107’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를 미국 FDA에 제출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산 신약은 2026년경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이 지목한 제품은 유한의 레이저티닙과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다. 허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은 2020년 하반기 미국 출시 이후 2026년에는 1조원 매출이 예상되며 엑스코프리는 올해 700억원대 매출을 시작으로 역시 2026년에는 1조원대 대형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로 패러다임 전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미래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당면과제에 직면했다. 사진은 대웅제약 연구개발 모습/사진=대웅제약 제공.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미래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당면과제에 직면했다. 사진은 대웅제약 연구개발 모습/사진=대웅제약 제공.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을 위해서는 글로벌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발 빠른 대응도 과제로 떠오른다. 현재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바이오의약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주목받는 것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시대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 분야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벤처 자금조달 시장도 세포치료제 분야에 주목했다. 키움증권 제약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세포공학 전문 ‘사나(Sana) 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20년 가장 큰 규모인 70억달러 자금조달에 성공했으며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사 ‘라이엘(Lyell) 이뮤노파마’가 49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다국적제약사의 mRNA 플랫폼 기술 확보도 뜨겁게 전개 중이다. 머크·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은 mRNA 업체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RNA 주도 업체인 모더나·바이오엔텍·큐어백 등은 2020년 기업가치가 급등했으며 올해 1월 머크는 mRNA 생산업체 앰프텍(AmpTec)을 인수했다. 국내 업체 또한 mRNA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에스티팜이 mRNA CDMO 사업부를 출범했고 올릭스는 올해 초 mRNA 자회사 엠큐렉스 설립했다.

하혜민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야 하며 특히 mRNA 플랫폼 기술과 세포·유전자치료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동아ST·보령제약·HK이노엔 등 신약 개발 경험이 풍부한 국내 제약사도 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을 미래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유한은 알츠하이머·파킨슨·뇌암 등 중추신경계 질환을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았고 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는 항암제라고 답했다. 동아ST 관계자는 “항암제는 많이 개발됐지만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분야”라면서 “장기적으로 면역항암제와 치매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은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 중 섬유증을 비롯한 희귀질환 관련 시장과 RNA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이 유망하다고 봤다. 녹십자는 희귀질환과 RNA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종근당은 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 HK이노엔은 항암제와 RNA 및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선택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유망 타깃 또는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차별성과 우수성 ▲데이터 품질과 신뢰 ▲현지 파트너사 협력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훈
이상훈 kjupress@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제약바이오 담당 이상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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