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등록"이라던 여성인재DB… 대전시 홍보물엔 직군·지위 강조 '차별조장' 빈축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대전시가 지난 12일 각 협회에 발송한 공문과 홍보물. /자료=독자제공
대전시가 지난 12일 각 협회에 발송한 공문과 홍보물. /자료=독자제공
대전시가 고학력 여성들의 데이터베이스(DB) 등록을 안내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전시는 "누구나 등록 가능하다"라며 해명하고 있지만, 정작 안내문에는 고위직 여성들을 강조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시는 지난 2월 '여성인재DB 관리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655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실 주도로 추진된 이 사업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대전지역 여성들을 '인재'로 분류해 DB를 구축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전시는 여성인재 500여명을 DB시스템에 스스로 등록하도록 한 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여성뿐만 아니라 지역거점의 성장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에게도 각종 교육 정보 및 시 정책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여성이 지역의 인재로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었다.

머니S가 입수한 대전시의 '대전 여성인재DB 홍보 협조 요청' 공문과 홍보물은 고위 직군들이 포함돼 있는 협회가 수신처였다. 지난 12일 발송된 이 공문은 각 변호사, 여성경제인, 여성벤처협회, 미술인협회, 세무사회, 건축사회, 의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수의사회, 회계사회, 어린이집연합회, 대학, 시민단체 등이 수신처로 돼 있었다.그러면서 여성인재가 등록될 수 있도록 홍보해달라고 부탁했다.



고학력자 위주로 DB등록…차별조장 '빈축'


빈축을 사고 있는 부분은 홍보물의 등록기준이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여성들에 대한 안내가 주류를 이뤘다. 홍보문에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변호사, 의사, 공인회계사, 각종 기술사, 기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는 굵게 표시했다.

등록기준을 보면,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임원, 과장급 이상, △정부위원회 전‧현직 위원, △대학 조교수 이상 박사, △연구기관 연구원, △상장법인과 유망 중소기업 과장급 이상, △변호사‧의사‧공인회계사‧각종 기술사‧기사 등 분야별 전문 자격증 소지자, △5급 이상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 △전문성이 전제될 경우 기관이나 단체, 협회가 추천한 사람 중 DB수록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역량 있는 여성으로 지역발전과 성평등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자로 구분했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거나 오피니언리더로 분류되는 여성이다.

여성의 직군과 직위로 인재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정부가 입법을 비롯해 정책적으로 추진하던 차별금지를 대전시가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B는 전문여성의 경우 시와 자치구의 위원회 후보군 추천, 이에 대당되지 않을 경우에는 여성과 가종 정책 이슈 및 정보제공, 참여가능한 교육과 행사정보 제공 등이 주어진다. 여성의 정보검색이나 제공능력도 무시한다는 비판도 있다.

여성인재DB 홍보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직군을 강조하고 있다. /자료=독자제공
여성인재DB 홍보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직군을 강조하고 있다. /자료=독자제공



누구나 가능하다던 대전시, 안내문에는 직군들 나열


지난 2019년 12월 열린 제246회 대전시의회 2차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이 여성인재DB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당시 시의원이던 김소연 변호사가 "여성인재의 기준이 뭐냐. 등록해 달라고 하면 등록해주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은 "제한조건은 두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여성들의 학력이 일단 높기 때문에 저희가 자격조건에 대한 부분에서 대졸이나 대학원졸(업)이나 박사나 이런 식의 어떤 기준을 두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특정 직군과 직위를 강조하는 홍보물이 나간 것이다.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지난 19일 머니S와의 전화통화에서 "홍보물 마지막에 시정발전이나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도 포함하기 때문에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해부터 각 동사무소 등을 통해서 누구나 등록할 수 있도록 홍보해왔다"고 해명했다.

또 학력 등의 기준을 나눈 부분에 대해서는 "조례에 정한 각종 위원회의 위원 참가자격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 추천이 목적이라면 전체 직군을 나열하지 않고 별도의 경력기재를 유도했어야 한다. 시정참여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 조례의 기준을 벗어날 경우 시정참여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성평화연대 이명준 대표는 "성인지감수성은 성별이 기준이 되어서 평가받는 성적인 차별을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 하는 감수성"이라고 설명한 뒤, "그러나 대전시는 성인지정책에 대한 인재를 '여성'이라는 성별을 기준으로 차별하고, 심지어 여성 중에서도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이중 차별했다"며 "인재인지감수성을 키워서 어떤 분야에 대한 인재를 선별할 때, 성별과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차별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은 시행에 앞서 지난 2월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성인재 발굴에 더욱 노력하여 여성이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도 여성인재DB 시행…지자체마다 별도 시행 '중복성' 예산낭비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1년부터 여성인재DB를 추진하고 있었다. 현재는 대전 뿐 아니라,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기초단체까지 '여성인재DB'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추진됐던 여가부의 여성인재DB가 각 지자체에 제공되지도 않는 등 실효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 공주시 여성인재DB의 경우, 단 1건만 등록돼 있었다.
 

대전=김종연
대전=김종연 jynews1@mt.co.kr  | twitter facebook

오로지 진실된 사실만을 보도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202.32하락 40.3318:03 07/30
  • 코스닥 : 1031.14하락 12.9918:03 07/30
  • 원달러 : 1150.30상승 3.818:03 07/30
  • 두바이유 : 75.41상승 0.3118:03 07/30
  • 금 : 73.90상승 0.2218:03 07/30
  • [머니S포토] 피켓시위 LH노조원과 인사하는 與 '송영길'
  • [머니S포토] 국민의힘 입당한 윤석열
  • [머니S포토] 입장하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
  • [머니S포토]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촉구하는 장경태 의원
  • [머니S포토] 피켓시위 LH노조원과 인사하는 與 '송영길'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