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대 흐름 파악 못하는 현대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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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대 흐름 파악 못하는 현대차 노조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 노조와 만나 파업이나 갈등 없이 임금 동결에 합의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노·사가 함께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는 훈훈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후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급 내수판매를 기록한 데다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5’가 사전계약에서 대박을 치며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했다. 아이오닉5의 올해 목표 판매량인 2만6500대를 일찌감치 넘어서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점유율을 높여 테슬라를 따라잡으려는 계획에도 한걸음 다가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현대차 노조는 되레 아이오닉5의 양산에 제동을 걸었다. 노조 측은 근로자 투입 인원 조정을 요구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부품이 줄어드는 만큼 근로자 투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당장 양산을 시작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인도까지 하루가 급한 상황임에도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기아도 노조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예약을 인터넷으로 진행해 소비자들에 다가가려 했지만 기아 판매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물론 이는 근로자 입장에서 생계와 직결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 기존의 노동방식만을 고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생산과 판매방식도 함께 달라질 수밖에 없고 새로운 방식으로 판매가 늘어나면 결국 일손이 필요한 건 당연함에도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시장은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필요할 때 만들어줄 수 있어야 미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판이 뒤집어지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자리잡아야 생존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선두업체를 따라 하는 데 그쳤지만 지금은 업계를 선도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상황”이라고 평했다.

세계경제포럼 ‘2019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13위인 반면 생산시장과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각각 59위와 51위에 불과하다. 파업을 전제로 반복되는 임금협상과 강성 노조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갈 길이 바쁜 한국 완성차 기업은 노조의 태도에도 꼼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마치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물려 잠시나마 달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노조의 단체행동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지만 이를 악용하는 모습은 아쉽다. 최근 숨가쁘게 변화하는 전 세계의 자동차산업에 적응하기는커녕 책임감 없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오히려 모두의 생존이 어려운 위기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파업한 노조가 그 손실을 보전해 주지도 않는다.

사탕의 달콤함만을 원하기보다는 그 사탕을 제대로 만들어낼 궁리를 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노사관계에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용준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모빌리티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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