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G 패권 전쟁, 中 대항마는 韓

[머니S리포트-5G 2년, 불만 2년④] 미국 제재에도 영향력 넓히는 중국… 6G 경쟁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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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1세기 들어 우리 일상을 크게 바꿔놓은 IT제품을 하나 꼽자면 바로 스마트폰일 것이다. 혁신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어느덧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했다. 스마트폰과 짝을 이루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발전 속도도 눈부셨다. 2G→3G→4G로 이동통신 세대가 올라갈수록 단말기와 요금은 점점 비싸졌지만 그만큼 누리는 것도 많아졌다. 5G는 2018년까지만 해도 그저 꿈같은 단어였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로 다양한 융합산업과 실감콘텐츠가 꽃피울 것으로 들떠있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루면서 우리가 그 약속의 땅에 먼저 깃발을 꽂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2021년의 우리는 여전히 LTE를 오락가락하는 5G 스마트폰을 쓰면서 더 비싼 5G 요금을 내고 있다. 20배 빠른 5G는 없었고 LTE 알뜰폰이 인기를 끈다. 5G 상용화 2주년을 맞아 ‘5G 선진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전 세계적인 5G 전환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전 세계적인 5G 전환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5G는 미래 기술로 각광받아 온 만큼 주도권 다툼도 치열했다. 한국과 막판까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경쟁한 곳은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었다. 하지만 표준화 기술과 통신장비 경쟁은 또 다른 강력한 상대와 맞서야 했다. 바로 ‘5G 굴기’를 노리는 중국이다.



중국 굴기 시리즈 5G 버전


3G 시대까지 중국 이동통신 시장은 해외기업의 경연장이었다. 중국 정부는 4G 시대에 독자적인 표준을 채택하면서 일종의 보호장벽을 만든다. LTE 표준 중 한국과 미국 등에서 채택되며 대세였던 FDD(주파수분할방식)가 아니라 TDD(시분할이중방식)를 적용했다. 이를 밑거름 삼아 중국 통신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5G에서 본격적으로 패권을 노리기 시작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이 지난 1월 공개한 ‘코로나와 5G 기술패권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군사 등 다방면에서 5G가 미래 경쟁력 기반이라고 판단한 미국과 중국은 기술 패권 경쟁을 감행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화웨이 견제에 주력했다. 2018년 2월 보안상 이유로 화웨이 제품 사용을 경고했고 8월에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미국 행정기관의 화웨이 장비 조달을 금했다. 이후 2019년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기업에게도 화웨이 등의 기술 사용을 제한했고 2020년 8월에는 화웨이 해외 계열사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의 우방국인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5G 기술과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 행사장에 장식된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 행사장에 장식된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그럼에도 화웨이는 중국 정부 보조금 등 지원을 등에 업고 30개국에서 5G 인프라 건설 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2.8%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스웨덴 에릭슨(30.7%) ▲중국 ZTE(14.2%) ▲핀란드 노키아(13%) 등이 뒤를 이었고 삼성전자는 6.4%로 5위에 올랐다.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비즈니스그룹 사장은 미디어·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열린 ‘모바일콩그레스(MWC) 상하이 2021’ 사전 행사에서 “세계 59개 국가에 140개 이상 5G 상용망이 구축됐으며 그중 50% 이상을 화웨이가 구축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재에도 버티는 화웨이


미국은 화웨이 등의 통신장비 확산에 제동을 걸면서 중국의 5G 국제 기술표준 선점 방지에 나섰다. 하지만 화웨이는 가장 많은 5G 표준 특허를 보유한 상태다. 독일의 특허 전문 시장조사업체 아이피리틱스(IPlytics)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5G 표준 특허군 중 15.4%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국 특허 담당기관이나 표준화기구 중 한 곳에서라도 특허로 승인된 경우를 모두 계산한 결과다.

아이피리틱스의 이번 5G 특허 조사에서 한국기업 중 상위 20위에 든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둘뿐이지만 순위는 높다. 삼성전자가 13.3%로 화웨이에 이어 2위, LG전자가 8.7%로 5위에 올랐다. 미국특허청(USTPO)이나 유럽특허청(EPO)에서 승인을 얻은 경우로 따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순위를 유지하면서 그 비중이 더 올라간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1%로 1위 노키아(15.3%)에 근접한 수치다. 3위는 퀄컴(14.9%), 4위는 화웨이(14.0%)이며 LG전자도 10.3%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보인다.

주요 기업별 5G 특허군 점유율 /자료=아이피리틱스, 그래픽=김은옥 기자
주요 기업별 5G 특허군 점유율 /자료=아이피리틱스, 그래픽=김은옥 기자

미국과 유럽 특허청에서 승인된 5G 표준 특허 중 2G·3G·4G 등 과거 표준과 관련 없이 새롭게 선언된 경우로 살펴보면 화웨이(17.6%)와 퀄컴(16.3%)의 지분이 높아진다. 아직 5G 표준 특허로 승인받지 못했지만 출원 중인 특허군까지 반영하면 중국기업이 강세다. 화웨이가 15.4%로 1위, ZTE가 9.8%로 3위다. 잠재적으로 중국기업이 5G 표준 특허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최근 화웨이는 최근 5G 기술에 대한 특허 사용료를 삼성전자와 애플에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제재를 받아 타격을 입은 스마트폰 사업 대신 특허료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쑹류핑 화웨이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자사 지식재산권(IP) 포럼에서 “특허에 따른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삼성전자·애플 등과 특허 로열티와 상호 특허 계약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에 주춤한 중국, 6G까지 내다보는 한국


화웨이는 미국 주요 우방국을 제외하고 유럽이나 제3세계를 5G 통신장비로 공략해나갔다. 하지만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에 대한 신뢰도가 나날이 하락하면서 이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미국이 제기해온 백도어 가능성 등도 재조명받고 있다.

이 틈을 타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 시장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버라이즌과 66억4000만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NTT도코모와도 계약하면서 앞서 계약을 맺은 KDDI와 함께 일본 1·2위 사업자 모두에게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1월 삼성리서치에서 세트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6G와 AI 연구개발 현황 등 미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1월 삼성리서치에서 세트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6G와 AI 연구개발 현황 등 미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나아가 삼성전자는 6G 선점 채비에도 들어갔다.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엔 6G 관련 백서를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최형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연구원이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 이동통신 표준화 회의(WP5D)에서 6G 비전그룹 의장으로 선출됐다.

LG전자도 6G 원천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9년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함께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카이스트를 포함해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인 키사이트와도 3자 간 업무협약을 맺고 6G 이동통신의 핵심 주파수인 테라헤르츠(THz) 원천기술 개발 및 검증체계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세계 각국과 기업은 벌써 6G 패권을 노리고 있다. 2030년쯤 본격 상용화할 경우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서비스 등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5G 대비 속도는 50배 빨라지고 무선 지연시간은 10분의1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5G를 더욱 안정화·활성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6G를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5G에서 겪은 세계 최초 상용화 등 성과와 품질·활용 관련 시행착오가 다가올 6G 시대의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성현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은 “통신의 시간은 늘 10년 빠르게 움직여왔다. 4G가 생소할 무렵 삼성전자는 5G 표준화와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며 “6G는 5G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래 통신기술은 다양한 산업과 융합을 이끄는 기반 인프라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팽동현
팽동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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