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지나도 ‘20배 빠른’ 5G 없다

[머니S리포트-5G 2년, 불만 2년③]28㎓ 5G, 살짝만 막혀도 LTE 이하 속도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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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1세기 들어 우리 일상을 크게 바꿔놓은 IT제품을 하나 꼽자면 바로 스마트폰일 것이다. 혁신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어느덧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했다. 스마트폰과 짝을 이루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발전 속도도 눈부셨다. 2G→3G→4G로 이동통신 세대가 올라갈수록 단말기와 요금은 점점 비싸졌지만 그만큼 누리는 것도 많아졌다. 5G는 2018년까지만 해도 그저 꿈같은 단어였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로 다양한 융합산업과 실감콘텐츠가 꽃피울 것으로 들떠있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루면서 우리가 그 약속의 땅에 먼저 깃발을 꽂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2021년의 우리는 여전히 LTE를 오락가락하는 5G 스마트폰을 쓰면서 더 비싼 5G 요금을 내고 있다. 20배 빠른 5G는 없었고 LTE 알뜰폰이 인기를 끈다. 5G 상용화 2주년을 맞아 ‘5G 선진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통사는 5G가 상용화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28㎓ 대역 5G를 일반 소비자에게 서비스하지 않았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통사는 5G가 상용화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28㎓ 대역 5G를 일반 소비자에게 서비스하지 않았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LTE(Long Term Evolution) 대비 20배 빠른 속도’. 이통사가 5G를 상용화할 당시 쓰였던 이 광고 문구는 지금까지도 실현되지 못했다. 커버리지와 속도가 지난 2년간 크게 개선됐음에도 5G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LTE 대비 4.4배(2020년 하반기 기준)에 그쳤다. 정작 20배라는 꿈의 속도를 실현시킬 28㎓(기가헤르츠) 대역 5G의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다. 하지만 28㎓ 대역 5G 상용화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는 게 통신업계의 항변이다.



28㎓ 기지국 2년째 ‘0개’…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도 無



이통사는 5G가 상용화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28㎓ 대역 5G를 일반 소비자에게 서비스하지 않았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출시된 5G 스마트폰의 경우 모두 28㎓를 지원하는 안테나가 제외됐다.

애플 아이폰12의 경우만 해도 미국에선 28㎓를 지원하는 안테나가 탑재됐지만 국내에선 빠졌다. 28㎓ 대역의 5G가 상용화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10월 이통사가 삼성전자로부터 28㎓ 기지국 통신장비를 발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듬해 1월 출시될 갤럭시S21에는 안테나가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기도 했지만 현실화되진 못했다.

커버리지와 속도가 지난 2년간 크게 개선됐음에도 5G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LTE 대비 4.4배(2020년 하반기 기준)에 그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커버리지와 속도가 지난 2년간 크게 개선됐음에도 5G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LTE 대비 4.4배(2020년 하반기 기준)에 그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거듭 미뤄지는 28㎓ 대역 5G 상용화의 책임은 자연스레 이통사로 향했다. 이통사는 2019년 정부로부터 28㎓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2021년까지 1만5000개의 기지국을 깔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지난 2년간 설치한 기지국의 수가 ‘0개’에 불과해서다. 표면상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지국 구축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28㎓ 대역 5G 상용화엔 기술적 한계… 버라이즌이 대표적 실패 사례



다만 통신업계는 고의적으로 기지국 구축을 안 한다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 올 연말까지 약속한 기지국을 구축하지 못하면 주파수를 반납하고 할당대가 6200억원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신업계도 난처하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지국을 무조건 많이 깐다고 28㎓ 대역 5G가 상용화되는 게 아니다”라며 “기지국을 구축하더라도 기술적 한계가 있으면 잘 안 터질 수 있다. 기지국 구축하고 28㎓ 대역 5G가 잘 안 터지면 그 책임은 다시 이통사가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현재로선 28㎓ 대역 5G를 상용화하기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주장이다. 28㎓와 같은 초고주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해 장애물을 만났을 때 잘 피하지 못하는데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애물이 없으면 잘 되지만 현재의 기술로서는 살짝만 막혀도 속도가 LTE 이하로 급격히 저하된다”며 “이 탓에 B2C보다는 초저지연이 필요한 스마트공장 등 B2B에 더 적합하다”고 귀띔했다.

초고주파 대역 5G의 기술적 한계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초기 28㎓ 대역을 주력망으로 삼으며 주목받았던 버라이즌은 중·저대역 확보로 전략을 선회했다. 커버리지 문제를 안고 있었던 버라이즌은 최근 기지국을 깔아 커버리지를 넓혔지만 5G 속도는 대폭 줄어들면서다.

초고주파 대역 5G의 기술적 한계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로이터
초고주파 대역 5G의 기술적 한계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로이터




상용화까진 얼마나?… 정부, 적극 지원한다



기술적 한계로 당장 28㎓ 대역 5G 망이 상용화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버라이즌 사례는 초고주파의 기술적 한계를 보여준다”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 등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8㎓ 5G 망을 구축하도록 이통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3월12일 28㎓ 5G 구축 활성화 전담반(TF) 발족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28㎓ 대역 5G 서비스의 전국망 설치 여부는 해당 주파수를 매입한 통신사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는 만큼 28㎓ 5G 망 구축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도 실증사업을 통해 28㎓ 5G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최근 이통사는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광화문·금오공대·인천국제공항 등 전국 주요 시설에서 5G 상용망과 시험망을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스트 결과를 고려해 기술의 보완점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20배 빠른 5G가 언제쯤 상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소현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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