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재곤 박사 “자율주행시대 맞는 새로운 안전기준 절실”

[머니S리포트-무인 모빌리티 시대 열린다③] 신재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실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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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본격적인 자율주행시대에 앞서 이와 관련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기술과 함께 관련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나아갈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짚어봤다.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기술개발 현황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신재곤 박사는 자동차의 운전 주체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안전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신재곤 박사는 자동차의 운전 주체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안전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운전 주체 바뀐 車, 새로운 안전기준 필요
-믿고 탈 수 있는 자율주행시대 온다


“운전 주체가 인간에서 시스템으로 전환된 것이 자율주행기술의 핵심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수석연구원인 신재곤 박사는 앞으로 본격화될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에 대해 운전의 주체가 바뀌는 만큼 포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로서의 안전 평가 외에도 과거에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기에 모든 면에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

신 수석연구원은 “일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자동차에게 권한을 넘기는 레벨3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행안전 ▲고장안전 ▲제어권 전환 등에 대한 각각의 안전기준이 필요했다”며 “레벨4 이상이 되면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동차 등에 대한 주행과 충돌 및 보행자 인식 및 V2X 등 다양한 분야의 안전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부분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기준(레벨3)을 마련하고 세계최초로 안전기준을 발표했다”며 “지난해에는 해킹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과 인공지능의 운전에 대비하는 윤리 가이드라인도 발표해 제조사가 대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만 34년을 근무하며 자동차 안전 확보를 위해 최일선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신재곤 수석위원은 최근 자율주행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국토교통부 R&D 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내 車도 해킹당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는 악당이 도로 위 자동차를 마음대로 원격 조종하며 대형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유튜브에서도 이와 관련된 각종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안전 전문가인 신 수석위원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시스템을 해킹해 원격으로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WP29’에서는 이런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보안 안전기준을 제정했다”며 “2022년 7월부터 생산되는 차는 이 기준을 만족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의 안전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규격을 갖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국제기준을 제·개정하는 기구가 자동차기준 국제조화 회의인 ‘UN/UNECE/WP29’다. 국가별로 상이한 자동차 기준이 국제무역상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해소하고자 설립됐고 한국은 2001년 정식 가입했다.

다만 신 수석연구원은 해킹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차와 달리 앞으로 나올 차는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업체도 굉장한 대비를 하는 만큼 해킹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해킹을 시도하는 데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로 인해 얻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자율주행차 해킹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자율주행시스템을 믿어도 될까


MHE 자율주행 전장부품 /사진제공=만도
MHE 자율주행 전장부품 /사진제공=만도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운전에 대한 권한을 운전자가 자동차에게 넘겨주는 만큼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신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레벨3 자율주행차는 사고가 나면 우선 기존 자동차 사고와 동일하게 처리한 다음(보험사가 우선 손해배상을 함) 사고 상황의 운전 주체가 사람인지 자동차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자동차일 경우 보험사가 자동차 제작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특히 레벨3의 경우 제어권 전환 시 사고에 대한 우려가 많아 별도의 안전기준이 마련됐다”며 “자율주행기록저장장치가 의무화돼 사고 당시 운전 주체가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개정됐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자율차 사고조사위원회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자동차업계는 고속도로 등 ‘일부 구간’ 등 특정 조건에서만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이 가능토록 위험요소를 줄이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는 신호등이나 보행자가 없기 때문에 운전 시 변수가 적어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기가 쉽다. 현재 레벨3 자율주행기술로 인증받은 것도 이런 특수 조건에서만 해당된다는 게 그의 설명.

신 수석연구원은 “다만 자율차의 안전기준은 WP29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해외의 레벨3 자동차가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한국 안전기준을 만족하면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율주행차 보급 위해 필요한 ‘이것’


신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 자체의 센서 정보에 신호기와 교통시설 등 인프라 정보를 지원받을 필요가 있다. V2X통신을 이용해 지원받아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레벨3 자동차는 인프라의 도움 없이 자동차의 자체 센서로만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중 안전 보안체계를 갖춘 V2X 통신을 통한 자율협력 주행으로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트롤리 딜레마’도 언급했다. 그는 “자율차가 인간 운전자를 대신해 윤리적 판단을 수행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에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공학회와 윤리학회 등 관련 기관이 공동 논의를 거쳐 윤리 가이드라인을 합동 발표했고 자율주행차가 인명 보호를 최우선하도록 설계·제작돼야 한다는 원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달리 자동차는 ‘리셋’이 없는 만큼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사고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율차 시연 성공이나 레벨4 자동차 개발 성공처럼 핑크빛 내용을 접하지만 본격 양산에는 많은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조금 더 기다리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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