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바이든 거부권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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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여의도 트윈타워(왼쪽)와 SK 서린사옥. /사진=뉴스1
LG 여의도 트윈타워(왼쪽)와 SK 서린사옥. /사진=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이 임박했다. ITC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특허 소송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주면서 '배터리 분쟁'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나와도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곧바로 이어가야 하는 만큼 양사의 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11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백악관이 공식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발표 없이 기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SK, 거부권 없으면 美연방항소법원에 항소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은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ITC 최종 결정에 대해 항소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 LG 측이 요구하는 배상금 3조원을 모두 지불하는 것보다 미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는 이익일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1·2공장을 짓고 있다. SK가 두 공장에 투자한 비용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미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경우 유럽이나 중국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1·2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한 포드·폭스바겐에는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배터리 및 관련 제품의 10년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포드·폭스바겐에 공급되는 제품에는 각 4년·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업계 관계자는 "SK의 포드·폭스바겐 예상 수주 금액은 20조원이다. 보통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4~6년 단위로 체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SK는 전체 수주 물량의 약 4분의 1 정도만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나머지 배터리 공급 중단에 대한 피해는 SK가 배상해야 한다. 계약금액의 최소 10% 이상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델라웨어 연방법원 '피해 규모' 분쟁 남아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SK이노베이션의 수입 금지는 무효화된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소송에 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자사 인력을 빼갔다며 SK이노베이션을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ITC에 제기한 소송과 별개다. 델라웨어주 지방법원 소송에서는 피해 규모를 산정하게 된다. 이 소송은 ITC 소송이 시작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11일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여부가 발표되면 델라웨어주 지방법원 소송도 재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징벌적 손해배상 카드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SK는 영업비밀 침해로 연구·개발(R&D) 분야에서만 적어도 5조3000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며 "최대 200%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변호사비, 미래 예상 피해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해액에 징벌적 손해배상액까지 포함되면 SK이노베이션은 9조원 이상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별개로 특허 침해 관련 2건의 소송도 남았다.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은 오는 7월30일 예비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의 경우 ITC는 예비 결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오는 8월2일 최종 결정 내릴 계획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거부권 여부와 상관없이 두 회사의 분쟁은 장기전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상반기가 소송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SK 백악관 핵심인물 영입 치열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앞두고 양사의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미국 내셔널리뷰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사업 자문위원으로 영입한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차관은 "(LG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하면) LG는 빈 껍데기만 사게되는 꼴"이라며 "공장에는 어떤 장비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가 미국 공장을 철수할 경우 65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외부 투자자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한다면 이를 운영하는데 LG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 공장에 기술과 인력, 설비를 구축하려면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는 완성차 업체의 일정에 차질을 빚게 할 것이라 게 SK 측 예이츠 전 차관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캐럴 브라우너 전 환경보호청 청장,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부장관 등 관련 인맥이 넓은 인사들을 동원해 바이든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설득에도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어니스트 모니즈를 고문으로 영입해 미국 행정부 상대로 영업비밀 및 지적재산권 보호 측면을 강조하는 한편 ITC 설립 이후 미국 대통령이 그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드물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중립적인 비영리 연구기관인 CRP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로비에 65만달러를, LG에너지솔루션은 53만달러를 각각 썼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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