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림의 연예담] 연기는 취미, 미술이 본업?… 이제는 ‘아트테이너’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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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는 아트테이너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사진=뉴스1
배우 하정우는 아트테이너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사진=뉴스1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노래면 노래, 그림이면 그림, 스타들의 다재다능한 끼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어 미술계까지 섭렵하고 있다. 괜히 다른 곳에 눈 돌리지 말라는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취미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전문 예술인으로서 왕성히 활동하는 연예인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은 예술(아트)과 연예인(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이자 미술 시장에 진출한 연예인을 뜻하는 '아트테이너'(ARTainer)로 불린다. 이들은 다재다능한 연예인들이 본업 못지않게 뛰어난 예술성으로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의 그림이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가운데 화가로 변신한 스타들을 알아봤다.


조영남에서 박기웅까지 ‘아트테이너’로 활동중


최근 많은 연예인들이 아트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송민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박기웅, 하정우, 구혜선. /사진=송민호 인스타그램, 마운틴무브먼트, 네스프레소, MBC 제공
최근 많은 연예인들이 아트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송민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박기웅, 하정우, 구혜선. /사진=송민호 인스타그램, 마운틴무브먼트, 네스프레소, MBC 제공
1세대 아트테이너로는 가수 조영남이 있다. 조영남은 1973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수십회의 개인전을 치렀고 40년 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작과 관련한 논란에서도 2017년 1심 판결은 유죄였지만 항소해 이듬해 나온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대법원 역시 최종 판결에서 '사법 자제' 원칙을 강조하면서 2심 판단에 손을 들어줬다.

배우 하정우는 201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열번째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을 만큼 미술계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지닌 미술인으로 꼽힌다. 그림을 통해 내면에 온전히 집중함으로써 다양한 배역을 맡아 연기할 힘을 얻는다는 하정우는 배우로서 인물에 대한 성찰을 회화에 투영해 왔다. 최근 작업에선 소를 비롯해 시계·와인·새·물고기 등 관심사를 다양하게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예계 팔방미인으로 알려진 배우 구혜선은 영화감독·작곡가·화가 등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자신의 끼를 펼쳐왔다. 2009년 첫 전시회 '탱고'를 개최한 뒤 홍콩과 상하이 등 국내외를 오가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대중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2018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한국미술협회에 기부하는 등 미술계에서 입지도 넓어졌다.

솔비(본명 권지안)는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입주하고 굵직한 작가들을 배출하고 있는 가나 아틀리에 입주 작가로 선정됐다.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주최하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 '뉘 블랑쉬 파리 2019'(Nuit Blanche Paris 2019)에 유일한 대한민국 작가로 선정되며 퍼포먼스 페인팅을 펼친 바 있다. 이는 대한민국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최근 연예인들이 아트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하지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구준엽, 조영남, 솔비. /사진=하지원 인스타그램, tvN, SBS, 엠에이피크루 제공
최근 연예인들이 아트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하지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구준엽, 조영남, 솔비. /사진=하지원 인스타그램, tvN, SBS, 엠에이피크루 제공
수준급 실력에 '송화백'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뮤지션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민호는 2019년 12월 신진 작가를 위한 특별 기획전시 'SEEA(Special Exhibition for Emerging Artists) 2019'에 작품 3점을 출품하며 화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송민호는 2018년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프로그램에서 송민호의 그림을 본 김정기 만화가는 "보여준 스케치북만 봐도 부담감이 녹아있다"며 그 심정을 해석하기도 했다.

5년 전부터 취미로 그림을 그려온 배우 하지원도 화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시그니처 키친스위트 청담 쇼룸 아틀리에'서 개막한 '우행(牛行)_Amulet' 전시회에 소를 그린 '슈퍼 카우'(Super Cow) 시리즈 3점을 걸었다.

작품에서 하지원은 연기력 충만한 배우의 표현력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화려한 색채와 율동적인 선은 표현주의 경향을 보여주며 발랄함과 열정과 함께 깊은 내면을 보여준다. 하지원은 그림을 통해 힐링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전시회에 참여할 용기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DJ로도 활동하고 있는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은 미술대학에 수석 입학한 실력파 출신으로 가수 활동과 창작 미술 활동을 꾸준히 병행해왔다.

다른 가수들의 앨범 재킷 이미지와 디자인을 제작하는 등 그림과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아트폴리'가 기획한 '미술! 아이티 돕다' 전시회 자선 활동에 화가 자격으로 참여하기도. '소'를 주제로 한 '우행 (牛行) Amulet' 전에 박스 데이프 소재를 활용한 'Point of View by Cow'를 출품하기도 했다.

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에서도 미술을 전공한 박기웅은 '미대 오빠'로 불린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대진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얻게 된 애칭이다.

박기웅은 화가로 데뷔하자마자 탄탄한 실력을 단번에 인정받고 '한국 회화의 위상전' 특별상인 K아트상을 받기도 했다.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는 "박기웅과 화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며 명품 전문 기업 럭셔리판다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스타와 예술의 공생관계 '아트테이너'


배우 구혜선은 아트테이너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배우 구혜선은 아트테이너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밖에 사진전을 열어 정식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린 배우 류준열과 어린시절 미술가를 꿈꾼 걸그룹 대표 금손 걸스데이 멤버 유라, 대학·대학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해 개인전 '염세주의적 낙관론자'를 개최한 나얼, 작가로 활동하며 개인전을 화려하게 성공시킨 이혜영 등이 아트테이너로서 인정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넘어 영감을 받아 만든 예술작품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연예인인 아트테이너. 이들은 예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넓히며 예술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트테이너로서의 도전이 팬 입장에선 스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하고 예술계는 유명인의 참여로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순기능을 한다.

미술비평가인 존 워커는 저서 '유명한 스타와 예술가는 왜 서로를 탐하는가'(원제 Art and Celebrity)를 통해 연예계 스타와 예술가는 자신의 명성에 맞는 권위와 각자의 필요성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관계라고 분석한 바 있다. 유명인은 예술가가 가진 문화적 자본을, 예술가는 유명인의 사회적 자본을 필요로 한다는 것.

그의 말처럼 최근 아트테이너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연예인들이 많은 만큼 예술과 스타의 공생은 앞으로도 더 지속되거나 활성화 될 전망이다.
 

김유림
김유림 cocory098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라이브콘텐츠팀 김유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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