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해졌어요"… 사주풀이에 빠진 청년들

“20대는 연애운, 30대는 금전운”… 코로나19에 유튜브 타로점 등 비대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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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주역학과 타로점 등 운세를 보는 2030세대가 늘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사주역학과 타로점 등 운세를 보는 2030세대가 늘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쌓아뒀던 고민거리를 털고 나온 느낌이에요. 속이 다 시원합니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나수연씨(가명·여)는 퇴근길에 직장 근처의 한 철학관으로 향했다. 며칠 전 카카오톡으로 미리 예약해 놓은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40분 동안 내리 사주풀이를 들었다. 나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직업운과 금전운. 지금 맡고 있는 직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이직을 해도 될지 답답했기 때문이다. 장래에 재물이 따를지도 궁금했다.

처음 보는 사주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운세를 확인하고 나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나씨는 “좋은 직장을 버리고 나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히려 이곳에서 잘 버텨보자고 다짐했다”며 “내 상황에 맞게 미래에 대한 암시를 주니까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운세 앱도 성장 중… 20~30대·여성 이용자가 다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비대면 운세 서비스도 성행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비대면 운세 서비스도 성행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나씨처럼 자신의 운세를 확인해보는 청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점술은 비합리적인 미신으로 치부돼 공식적인 통계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몇몇 자료를 통해 운세산업의 성장을 파악할 수 있다. 국내 모바일 운세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점유율 1위인 ‘점신’에 따르면 이 앱의 일 평균 접속자수는 지난 2월 기준 61만명이다. 보통 이용객이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는 1월(55만명)보다 11% 많은 수치다.

사주 앱 ‘명운세’를 이용하는 회원수는 지난해 7월 기준 2만명을 기록해 전년도의 두배로 껑충 뛰었다. 두 업체 모두 20~30대 사용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여성이 주 고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호 점신 대표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전화 상담에서 직업·사업·취업에 대한 관심도가 평상시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직무 환경이 바뀌는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며 운세 등을 통해 위로 받으려는 이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생 막막한 청년들 “직업·연애·금전운 궁금해요”


최근 운세를 보는 2030세대가 늘었다. 사진은 2019년 7월 경북 포항시에서 열린 구인구직 취업연계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타로점으로 자신의 직장운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최근 운세를 보는 2030세대가 늘었다. 사진은 2019년 7월 경북 포항시에서 열린 구인구직 취업연계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타로점으로 자신의 직장운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주기적으로 철학관이나 타로 카페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부터 가볍게 온라인 점집을 찾는 사람까지 운세를 보는 사연과 방식은 다양하다.

최근 이직에 성공한 한지민씨(가명·28세·여)도 직업운에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주변 친구들에게서 사주 후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다. 그는 “재미로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시국에 이직을 준비하거나 결혼을 앞두고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할 때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지금 나의 운이 그런 것’이란 마음만으로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재미도 운세 서비스의 중요한 요소다. 일자리 정보 제공기업 ‘벼룩시장구인구직’이 2019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미 삼아서’(35.2%) 운세를 본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서’(31.7%)와 ‘중요한 결정에 앞서 도움을 받기 위해’(14.5%)가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생인 심아영씨(가명·26세·여)는 대학교 새내기 시절부터 친구와 연애운을 같이 보며 고민을 공유했다. 지금은 머리를 식힐 겸 친구와 번화가의 타로카페를 찾아 학업운과 취업운을 묻는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스무살 때 봤던 연애점이 아직까지도 재밌는 이야깃거리다. 맞장구치면서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언택트’ 운세… 유튜브 타로점 인기


최근 유튜브 타로점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유튜브 '타로호랑' 캡처
최근 유튜브 타로점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유튜브 '타로호랑' 캡처
전화 사주풀이와 온라인 사주 사이트 운세 앱을 넘어 이제는 유튜브로도 운세를 본다. ‘언택트’(비대면) 유튜브 타로점은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로 전문 유튜버 ‘타로호랑’은 43만명이 구독하는 인기 채널이다. 월별·반기별 운세와 달별 연애점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복채는 ‘좋아요’와 ‘구독하기’로 대신한다. 유튜브 채널 ‘타로마스터정회도’의 구독자도 20만명에 달한다.

유튜브로 보는 타로점이라고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먼저 타로 마스터가 펼쳐 놓은 타로카드를 고르고 각 카드별 풀이를 골라 들으면 된다.

온라인 사주나 유튜브 타로 등 언택트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편리함’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따로 시간을 내 철학관을 방문할 필요도, 대기 시간도 없는 언택트 운세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타로호랑의 구독자 20대 백은지씨(가명·여)는 원래 사주를 주로 봤지만 현재는 유튜브 타로에 정착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주풀이를 맹신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심심풀이로 보고 곧바로 잊는다”며 “삶이 힘들 때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다”고 만족해 했다.


운세를 통해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운세를 통해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가들은 운세를 보며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영애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반드시 체험하는 성향이 있다”고 짚었다. 맹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운세를 즐기는 청년들을 우려의 눈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 

주 교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가보지 않은 불안정한 미래를 미리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구”라며 “운세를 보는 행위는 합리적이고 다양한 정보에 밝은 MZ세대에게 흥미로운 문화적 체험으로 자리잡았다”고 해석했다.

다만 주 교수는 “사회가 불안하고 갈등과 도전이 많을수록 운세산업이 번창한다”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운세를 본다면 그에 의존하거나 미래 개척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기존의 심리상담학이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강은경
강은경 eunkyung505@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라이브콘텐츠팀 강은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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