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포식자 'MBK'… 이베이코리아도 인수할까?

[머니S리포트-M&A시장 큰손 사모펀드, 재무 주치의? 기업 사냥꾼?①] 단기 실적 내고 장기 후유증… 사모펀드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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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모투자펀드(PEF)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에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서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만 높인 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추구하는 특성상 수익 극대화에만 매몰하는 ‘먹튀’ 자본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PEF는 기업의 재무 주치의일까, 아니면 기업을 노리는 사냥꾼일까.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부작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부작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커머스업계 대어급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MBK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합병(M&A) 시장을 쥐락펴락해왔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PEF가 M&A시장 중심에 서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단기간 내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PEF의 성향 탓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대형 기업들을 집어삼키는 MBK의 왕성한 식욕이 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MBK의 왕성한 먹성… 이베이코리아도 삼키나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적격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에 이마트·롯데쇼핑·SK텔레콤 등과 함께 MBK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약 8주 동안 이베이코리아 예비 실사에 참여한 뒤 오는 5~6월쯤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가를 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업계 3위 사업자다. 이베이 미국 본사는 자회사인 영국 이베이를 통해 2001년 옥션과 2009년 G마켓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총 2조4500억원. 한국 이커머스시장에 대한 이베이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마존의 등장으로 본사 실적이 악화되자 이베이는 한국법인 자금 회수를 시도해왔다. 이전까지 배당을 하지 않던 이베이코리아가 2016년부터 연간 1000억원대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매각도 현실화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적격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에 이마트·롯데쇼핑·SK텔레콤 등과 함께 MBK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다. /사진=뉴스1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적격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에 이마트·롯데쇼핑·SK텔레콤 등과 함께 MBK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다. /사진=뉴스1

이베이코리아는 지분 100% 매각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 여력이 가장 높은 후보는 단연 MBK. 투자자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아직 집행하지 않은 미소진 자금(드라이 파우더)이 7조원에 달한다. 롯데쇼핑(3조8700억원)·이마트(1조4200억원)·SK텔레콤(2조7900억원) 등 경쟁 후보의 현금성 자산과 비교해 여유로운 수준이다.

MBK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볼트온’(유사기업 인수·합병) 전략을 노린다. 기존 인수 기업인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동종기업을 추가 인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바이아웃’(기업 인수 후 매각) 때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아웃을 위해 ‘쥐어짜기 식’ 경영을 할 경우 해당 기업은 물론 산업 전반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PEF에게 ‘먹튀 자본’ ‘기업 사냥꾼’ 등의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대주주 투자금 회수에 홈플러스 등골 빠질라



M&A 포식자 'MBK'… 이베이코리아도 인수할까?

실제로 홈플러스의 실적은 MBK 품에 안긴 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MBK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7조2000억원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줄곧 감소해 2016년 3091억원에서 2019년 160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투자금 회수에 바쁜 MBK는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대전둔산점(3802억원) ▲경기안산점(4300억원) ▲대구점(1279억원) ▲대전탄방점(908억원) 등 전국 매장 4곳을 매각하며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MBK가 홈플러스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는 일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한다. 매각 자금 대부분이 인수차입금과 이자를 갚는 데 사용됐기 때문이다. 실제 MBK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조70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PEF 부작용 속출… 긍정적인 면 있나



MBK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PEF는 인수 후 평균 5년이 지나면 기업을 되팔아 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단기 실적에 매달리기 쉽다. 인력을 줄이거나 부동산을 팔아 단기 실적을 올린 뒤 비싸게 팔아넘기는 식이다.

하지만 단기요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경우 후유증이 남는다. 커피 프랜차이즈 신화를 썼던 카페베네는 2016년 PEF에 인수된 후 전체 금융부채의 70%에 해당하는 700억원을 상환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상환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인력 감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도 있다. MBK는 2014년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뒤 5년 만에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해 2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하지만 MBK는 고용 유지 약속을 어기고 임직원 21%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 8일 MBK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매장처분에 돌입한 악질자본 MBK에 맞서 우리 일터를 온전히 지키고 2만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끝장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사진=마트노조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 8일 MBK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매장처분에 돌입한 악질자본 MBK에 맞서 우리 일터를 온전히 지키고 2만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끝장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사진=마트노조

그럼에도 시장에선 PEF가 세를 확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PEF는 721개로 4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신설 PEF는 206개다. 투자자가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이 16조원, 출자를 이행한 금액은 1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부와 업계도 PEF의 성장세에 힘을 싣는다. 지난달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PEF에 적용돼온 ‘10% 룰’이 전면 폐지됐다. 이로써 10% 미만 소수 지분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투자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PEF가 사업 재편이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과 손을 잡아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오비맥주가 꼽힌다. KKR과 어피너티 등 PEF는 2009년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 밀어내기 관행을 없애는 등 유통 효율화를 추진해 회사를 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놨다. 이 과정에서 4조원대 차익도 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인수 기업의 위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모험자본이라는 PEF의 순기능을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PEF엔 일장일단이 있다”며 “노조 측에선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우려하지만 저평가된 기업이나 체질개선이 불가피한 기업에겐 PEF가 직접 사업 재편에 나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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