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늪에 빠진 프랜차이즈 1위… 경영 정상화 '가시밭길'

[머니S리포트-M&A시장 큰손 사모펀드, 재무 주치의? 기업 사냥꾼?②] '맘스터치' 매각 후 실적·가맹점 늘어…노사 갈등 해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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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모투자펀드(PEF)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에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서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만 높인 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추구하는 특성상 수익 극대화에만 매몰하는 ‘먹튀’ 자본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PEF는 기업의 재무 주치의일까, 아니면 기업을 노리는 사냥꾼일까.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팔린 후 줄곧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팔린 후 줄곧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팔린 후 줄곧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고용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졌고 한때 1위에 올랐던 브랜드 평판도 크게 하락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관련 업계는 투자회수(엑시트)를 노리는 PEF와 기업 재편에 나선 맘스터치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몇 년간 PEF의 국내 프랜차이즈 인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경영권 매각에 따른 갈등 해소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사 갈등 1년 넘게 지속


맘스터치는 2004년 국내 롯데리아와 함께 맥도날드·버거킹 등 해외 브랜드가 주도하는 패스트푸드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 1300여개의 매장이 문을 열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9년 말 해마로푸드서비스 창업자인 정현식 전 회장이 국내 PEF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보유 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정 전 회장의 지분(57.85%)을 포함한 약 1910억원의 주식을 매입해 맘스터치의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매각 발표 후 불안감을 느낀 임직원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사측에 맞섰다.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노조 설립으로 직원 고용 안정이 주된 요구 사항이었다. 노조는 매각 과정에서 임직원 의사가 배제된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매각 반대가 아닌, 매각 국면에서 노동조합을 포함한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전 임직원들에게 협조와 양해를 구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맘스터치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위치로 끌어올린 공로는 최대주주인 정현식 회장만의 전유물만은 아니다”라며 “성공을 함께 이뤄온 직원들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매각 결정을 전후한 일련의 과정에서 전무했던 것은 아쉬움을 넘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사진=장동규 기자

심지어 회사 측은 매각설이 나돌 때마다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하며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사실로 판명되면서 직원들은 제 살길을 찾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해 1월부터 인사와 임금교섭 등 100여개에 달하는 단체협약안을 놓고 회사 측과 지속적으로 교섭을 벌여왔다. 1년 넘는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본사 앞 릴레이 시위와 1인 지명 파업 등 강도 높은 농성을 벌이며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노사 협의의 경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노조 전임시간, 노조 자격, 협정근로자 등 노조가 제시한 100여개 조항 중 3가지 정도만 빼고 대부분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업에 복귀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회사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명과 대표이사 바꿨지만


케이엘앤파트너스와 같은 PEF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비상장기업이나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소위 ‘모험자본’이란 순기능으로 기업 성장을 이끌기도 하지만 블랙홀처럼 기업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고용불안과 국부유출 등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PEF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 가치를 극대화해 되파는 게 목적이다. 한마디로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판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처음부터 매각을 염두에 두고 인수·합병(M&A)에 뛰어들기 때문에 단기 수익에 치중하고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의 인기 메뉴 가격을 올리고 1만원에 육박하는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해 나섰다. 매장 수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국내 1위 패스트푸드 전문점 롯데리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기준 맘스터치의 가맹점 수는 1314개로 전년 대비 71개 늘었다. 이 같은 변화로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7% 급증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2860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성장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외식업계에서 사모펀드 인수 후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맘스터치는 올해 출시 16주년을 맞은 ‘싸이버거’를 비롯한 다양한 인기 제품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업이익 증가는 내부 시스템 및 체질 개선으로 경영 효율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정부와 연기금, 공제회 등의 자금으로 운용되는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최소한의 준법 감시 시스템과 경영 투명성을 갖춘 곳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신임 대표이사, 맘스터치 생산공장 /사진제공=맘스터치앤컴퍼니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신임 대표이사, 맘스터치 생산공장 /사진제공=맘스터치앤컴퍼니

케이엘앤파트너스는 3월29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사명을 ‘주식회사 맘스터치앤컴퍼니’로 변경하고 대표이사도 김동전 대표로 교체했다. 신규 사명인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자사 대표 브랜드인 맘스터치로 통일성을 갖춰 프랜차이즈 사업에 더욱 주력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잦은 대표이사 교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박성묵 대표가 6개월 만에 물러난 데 이어 이병윤 대표도 9개월 만에 사임했다. 이번 김 대표 선임까지 1년 반 만에 대표이사가 3번이나 바뀌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M&A시장에서 PEF는 중요한 플레이어”라면서 “기업과 종업원 각각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선 PEF가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직원이 해고되는 고용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웅
최지웅 jway0910@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최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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