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무인 모빌리티 시대 열린다

[머니S리포트] 인공지능+이동 결합하면 모빌리티 외 영역도 확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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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E 자율주행 전장부품 /사진제공=만도
MHE 자율주행 전장부품 /사진제공=만도
본격적인 자율주행시대에 앞서 이와 관련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기술과 함께 관련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나아갈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짚어봤다.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기술개발 현황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자율주행시대, 교통 인프라부터 달라진다
통신기술로 센서 단점 보완… 기술 고도화에 집중


자율주행은 말 그대로 물체가 스스로 이동하는 데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가정에서 쓰는 로봇청소기부터 사람을 돕는 공공 서비스로봇 등 곳곳에서 이 기술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를 넘어 항공기·선박 등에서도 응용 가능하다.

이 가운데 가장 보편화된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은 전 세계적 관심사다. 국가별·업체별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 제도를 보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IT·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위험을 판단하며 주행 경로를 계획함으로써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자율주행기술 수준을 나눌 때 일반적으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의 정의가 활용된다. 운전 자동화 수준에 따라 6단계(레벨0~레벨5)로 나눠 레벨3(특정 구간에서 자동차가 제어권을 가져가는 상태. 운전자는 긴급상황에만 대응하면 되는 수준)부터 자율주행차로 정의된다. 레벨4는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을 경우 차가 스스로 피하는 수준이다. 현재 대부분 자동차는 레벨2로 특정 조건에서 손과 발을 뗀 상태로 주행이 가능하며 운전자는 운전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똑똑한 교통 인프라는 필수

정부는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지원과 함께 지능형 교통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월3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능형교통체계(ITS·C-ITS) 추진계획을 소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지능형교통체계(ITS)는 첨단교통기술로 교통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과학화·자동화된 운영으로 교통 효율성·안전성을 향상하는 교통체계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은 자동차-자동차 또는 자동차-인프라 사이의 통신을 통해 안전·편리함을 추구하는 교통체계다.

업계에선 이 같은 지능형 교통체계가 자율주행차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한 국산차업체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가격을 낮추면서도 복잡도가 높은 도심의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통신기술과 정밀지도가 필수”라며 “자율주행차와 운전자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변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시골 산길 등에선 통신을 활용한 자율주행이 불가능해 이때는 차가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만큼 자율주행기술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최근 통신표준에 대한 논의 결과 셀룰러폰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LTE나 5G 표준을 활용한 통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의 통신기술은 자동차와 인프라 외에도 자동차 간 통신에도 필수다. 이는 화물차의 군집 자율주행 등을 가능케 하며 이를 통해 연료효율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감축하는 등 전체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전보다 발전된 형태의 화물차 자율협력주행기술을 시연했다”며 “정부과제로 진행 중인 이 기술은 여러 대 트럭이 기차처럼 줄지어 주행하는 형태로 화물차 운전자 피로를 줄이고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사고를 줄일 수 있는 데다 공기저항이 줄어 에너지 효율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율주행 실증 현황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경기도청, 그래픽=김영찬 기자
국내 자율주행 실증 현황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경기도청, 그래픽=김영찬 기자
◆자율주행차 상용화 위해 정부도 나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AMR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9년 542억달러(약 61조5000억원)에서 2026년 5560억달러(약 631조원)로 연평균 39.47% 성장이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3월24일 공익법인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출범을 알렸다. 융합형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반 마련을 목표로 2027년까지 1조974억원을 투입해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경찰청 등 4개 부처가 참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은 최진우 전 현대차·기아 PM담당(전무급)이 이끌며 그와 함께 총 17명이 손발을 맞춘다. 그동안 부처별로 나뉘어 추진되던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총괄 기획·관리하고 사업성과 보급과 확산 등 사업화를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공공과 민간 협력의 가교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강조한 ‘융합형 레벨4+’ 개념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은 물론 인프라와 사회 서비스를 포함한 연구개발 의지의 표현이다. 레벨4 자율주행차는 특정 구간에서 제어권 전환(자동차→운전자) 없이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을 의미하기 때문.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려면 기술 고도화와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본다. 차 스스로 다닐 수 있지만 기술적 오류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상용화 이후에도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차와 일반 운전자가 모는 차가 함께 주행할 경우 변수가 늘어 사고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입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람이 모는 차”라며 “전용차로 등으로 구분을 지으면 도로 안전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선우명호 교수는 자율주행차 전용도로 방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자율주행차만 달리는 차로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율차가 스스로 달리면서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라며 “보다 안전한 교통수단이 되려면 교통 신호와 표지판 및 주변 환경 인식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통신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를테면 시속 100㎞ 구간이라도 사고나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속 60㎞ 이하로 주행하도록 안내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대비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곤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실 수석연구원은 “고도화된 자율주행기술을 시연하고 일부 조건에서 선보이는 것과 양산은 문제의 차원이 다르다”며 “시연은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양산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해당 기술과 제품을 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선보이느냐가 관건이고 업체도 이전에 하지 않았던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인터뷰①] 미래 기술과 사람의 ‘다리’ 돼야
공정식 경기도 미래산업과장


공정식 경기도청 미래산업과장 /사진=장동규 기자
공정식 경기도청 미래산업과장 /사진=장동규 기자

“모든 도로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어려워요. 어느 한쪽에 맞추기보다 기술의 상호 보완으로 자율주행시대를 맞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공정식 경기도청 미래산업과장은 이같이 말문을 열며 자치단체의 역할을 ‘다리’에 비유했다. 이전에 없던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일반인이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양측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공정식 미래산업과장은 “다른 시·도는 보통 교통 관련 부서에서 자율주행을 담당한다”며 “경기도는 관련 기업 육성과 소비자와의 연결고리 역할도 함께 고려해 경제부서에서도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판교에 만들고 관련 행사도 수년째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기술기업 도우미 역할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자율주행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자율주행기술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판교제로시티의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연구 실증을 진행토록 돕는 것이 대표적 활동이다.

공 과장에 따르면 경기도는 오픈플랫폼 기반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의 자율주행 실증과 기술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25개 기관에서 158개 분야에서 실증을 진행할 만큼 관심이 뜨겁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통신에 대한 참여가 많다. 158곳 중 ‘V2X’ 기반 자율주행차 실증은 56대며 IoT기반 도로인프라 실증은 65곳에 설치한 센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다양한 부문에 대한 실증 신청을 하고 있다”며 “저마다 필요한 부분이 다른데 결과적으로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분야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범위가 넓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자율주행과 관련된 유상서비스를 시작하도록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경기도 판교가 실증단지 중 가장 오래된 만큼 기업 지원 시스템 면에선 안정적인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자율주행센터의 8개 입주기업에선 지난해 12월 기준 318명의 근로자가 활동하며 누적 429억6000만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124억원을 넘어섰다.

자율주행 실증은 현재 전국 10곳으로 확대됐다. 경기도 판교제로시티(5.8㎞구간)에서는 자체제작한 자율주행셔틀 2대가 운행했고 서울 상암 5G자율주행시범지구(3.3㎞구간)는 자율주행셔틀 2대 등이 실증에 참여했다. 경기도 화성의 ‘K-CITY 테스트베드’는 5대 도로환경(자동차전용도로·도심부·커뮤니티부·교외도로·자율주차시설)에 대한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시흥에서는 자율주행 심야 셔틀이 4개 노선에서 실증 중이다.

공 과장은 “실증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연관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곳도 있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학교 등 관련 기술 학습 초기 단계에서 도움이 될만한 곳에는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관제 시범 중인 KT 5G 버스 /사진=뉴시스 DB
자율주행 관제 시범 중인 KT 5G 버스 /사진=뉴시스 DB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기술 설명

경기도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기술과 관련된 행사를 열고 있다. 시작은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였지만 지난해 ‘판교 자율주행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꾸고 자율주행 대상을 확대했다. 생활 속이나 산업에서 활용되는 자율주행기술에 포괄적으로 접근하려는 전략이다.

공정식 과장은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만화에나 나오는 얘기 아니냐’였다”며 “당시엔 우려도 많았고 기술 시연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사이 알파고 이슈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사건이 있었고 자율주행차인 ‘제로셔틀’(무인 셔틀버스)을 통해 프론티어 역할을 한 게 아니었다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모빌리티쇼를 통해 다양한 자율주행기술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공 과장은 “자율주행기술은 육·해·공 모두에 적용되는 만큼 자동차 외에 생활과 연결되는 서비스로봇까지 포함하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에 대한 소개가 되리라 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 같은 수요는 더욱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실증단지를 통해 앞으로 발생할 문제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인공지능과 연관된 기술은 인간의 존엄성과도 연관된 부분이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 모두 중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인터뷰②] “자율주행시대 맞는 새로운 안전기준 필요”
신재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실 수석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수석연구원인 신재곤 박사 /사진=박찬규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수석연구원인 신재곤 박사 /사진=박찬규 기자
“운전 주체가 인간에서 시스템으로 전환된 것이 자율주행기술의 핵심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수석연구원인 신재곤 박사는 앞으로 본격화될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에 대해 운전의 주체가 바뀌는 만큼 포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로서의 안전 평가 외에도 과거에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기에 모든 면에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

신 수석연구원은 “일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자동차에게 권한을 넘기는 레벨3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행안전 ▲고장안전 ▲제어권 전환 등에 대한 각각의 안전기준이 필요했다”며 “레벨4 이상이 되면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동차 등에 대한 주행과 충돌 및 보행자 인식 및 V2X 등 다양한 분야의 안전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부분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기준(레벨3)을 마련하고 세계최초로 안전기준을 발표했다”며 “지난해에는 해킹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과 인공지능의 운전에 대비하는 윤리 가이드라인도 발표해 제조사가 대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만 34년을 근무하며 자동차 안전 확보를 위해 최일선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신재곤 수석위원은 최근 자율주행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국토교통부 R&D 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내 車도 해킹당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는 악당이 도로 위 자동차를 마음대로 원격 조종하며 대형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유튜브에서도 이와 관련된 각종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안전 전문가인 신 수석위원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시스템을 해킹해 원격으로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WP29’에서는 이런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보안 안전기준을 제정했다”며 “2022년 7월부터 생산되는 차는 이 기준을 만족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의 안전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규격을 갖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국제기준을 제·개정하는 기구가 자동차기준 국제조화 회의인 ‘UN/UNECE/WP29’다. 국가별로 상이한 자동차 기준이 국제무역상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해소하고자 설립됐고 한국은 2001년 정식 가입했다.

다만 신 수석연구원은 해킹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차와 달리 앞으로 나올 차는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업체도 굉장한 대비를 하는 만큼 해킹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해킹을 시도하는 데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로 인해 얻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자율주행차 해킹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판교 인근 도로를  주행중인 제로셔틀 /사진=뉴시스 DB
판교 인근 도로를 주행중인 제로셔틀 /사진=뉴시스 DB
◆자율주행시스템을 믿어도 될까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운전에 대한 권한을 운전자가 자동차에게 넘겨주는 만큼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신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레벨3 자율주행차는 사고가 나면 우선 기존 자동차 사고와 동일하게 처리한 다음(보험사가 우선 손해배상을 함) 사고 상황의 운전 주체가 사람인지 자동차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자동차일 경우 보험사가 자동차 제작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특히 레벨3의 경우 제어권 전환 시 사고에 대한 우려가 많아 별도의 안전기준이 마련됐다”며 “자율주행기록저장장치가 의무화돼 사고 당시 운전 주체가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개정됐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자율차 사고조사위원회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자동차업계는 고속도로 등 ‘일부 구간’ 등 특정 조건에서만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이 가능토록 위험요소를 줄이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는 신호등이나 보행자가 없기 때문에 운전 시 변수가 적어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기가 쉽다. 현재 레벨3 자율주행기술로 인증받은 것도 이런 특수 조건에서만 해당된다는 게 그의 설명.

신 수석연구원은 “다만 자율차의 안전기준은 WP29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해외의 레벨3 자동차가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한국 안전기준을 만족하면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율주행차 보급 위해 필요한 ‘이것’

신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 자체의 센서 정보에 신호기와 교통시설 등 인프라 정보를 지원받을 필요가 있다. V2X통신을 이용해 지원받아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레벨3 자동차는 인프라의 도움 없이 자동차의 자체 센서로만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중 안전 보안체계를 갖춘 V2X 통신을 통한 자율협력 주행으로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트롤리 딜레마’도 언급했다. 그는 “자율차가 인간 운전자를 대신해 윤리적 판단을 수행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에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공학회와 윤리학회 등 관련 기관이 공동 논의를 거쳐 윤리 가이드라인을 합동 발표했고 자율주행차가 인명 보호를 최우선하도록 설계·제작돼야 한다는 원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달리 자동차는 ‘리셋’이 없는 만큼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사고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율차 시연 성공이나 레벨4 자동차 개발 성공처럼 핑크빛 내용을 접하지만 본격 양산에는 많은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조금 더 기다리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자율주행기술, 어디까지 왔나
운전대·페달 접고 달리는 꿈의 기술 도전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최근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꼽히는 구글의 웨이모와 테슬라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테슬라 오너가 직접 촬영했으며 ‘같은 지점에서 출발해 같은 목적지까지 운전자가 없는 상태’라는 전제 조건을 걸었다. 비교 대상에는 웨이모가 미국에서 상업용 택시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와 테슬라가 베타테스트하고 있는 FSD(Full Self-Driving) 8.2 버전을 탑재한 차다. 

물론 두 차종 모두 사고 없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두 차종의 이동방식이다.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주택단지 위주로 운행했으며 테슬라는 큰 도로를 이용했다. 이로 인해 웨이모 자율주행차는 목적지까지 7분54초가 걸렸지만 테슬라는 5분15초 만에 도착했다. 테슬라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보다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 2분30초가량 우위에 선 순간이었다. 단순 소요시간으로 두 차종 간 정확한 자율주행 성능을 평가할 수 없지만 자동차의 선택에 따라 사용자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한 셈이다.

번호 순 벤츠 자율주행 안전실험 자동차, 토요타 우븐 시티, 현대자동차-모셔널 합작 자율주행차, 테슬라 모델Y 내부./ 사진=각사 및 머니투데이·뉴스1 DB
번호 순 벤츠 자율주행 안전실험 자동차, 토요타 우븐 시티, 현대자동차-모셔널 합작 자율주행차, 테슬라 모델Y 내부./ 사진=각사 및 머니투데이·뉴스1 DB
◆구글 웨이모가 1위라는데… 테슬라는?


전 세계 자율주행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구글이다. 미국의 기술조사 업체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구글의 웨이모는 2019년에 이어 2020년까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구글의 웨이모는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6년 자율주행 부서를 웨이모로 분사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2017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운행을 시작했고 2018년에는 보조 운전자와 승객이 탑승하는 ‘웨이모 원’ 서비스를 진행했다. 2020년부터는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완전 자율주행 택시 시험 운영단계에 진입했다.

웨이모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상업화하면서 축적한 주행 데이터는 큰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구글만의 AI(인공지능) 시스템과 라이다(LIDAR·레이저 반사광 이용 거리 측정 센서) 등이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맞물려 적용돼서다.

테슬라가 구글에 비해 5년 늦은 2016년에야 본격적으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나 빠르게 성장하게 된 배경도 주행 데이터에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00만명의 테슬라 운전자가 운전자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활용할 때 쌓인 데이터는 지난해까지 50억마일을 넘었다. 이는 웨이모보다 2550배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내비건트 조사에서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테슬라가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하는 방식 탓이다. 테슬라는 8대의 카메라로 주위 환경을 촬영해 수집한 도로 환경 영상 데이터를 차에 인식시키는 시각 중심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다른 업체는 라이다를 통해 고정밀 지도(HD맵)를 구현하고 미리 구축한 HD맵과의 차이를 상황 인식에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안전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시각 센서인 카메라로 촬영한 정보를 조합해서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속도를 조정하는 방식”이라며 “이 주행기술은 테슬라 오너들에겐 크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안전성과 정확도 부문에서 위험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각 센서만으로는 날씨가 주변 밝기 등에 따라 인식도가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며 “여러 환경에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함께 적용하는 게 추세”라고 말했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무인 모빌리티 시대 열린다
◆꿈의 기술 향하는 완성차 기업들


전 세계는 미래 자동차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운전자 없이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 꿈의 기술이다. 첨단 기술 동향을 조사하는 럭스리서치는 올해 주목할 기술 12개 중 자율주행을 1위로 꼽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기술은 시스템이 운전자를 지원하는 수준에 따라 총 5단계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0단계 아무런 보조가 없는 상태 ▲1단계 운전자 보조(일정한 속도로 주행 가능한 크루즈 컨트롤 등) ▲2단계 부분 자동화(차로 유지 보조 또는 차간거리 및 속도 유지까지 가능한 수준) ▲3단계 조건부 자동화(고속도로 등에서 스스로 차선 변경까지 가능한 수준) ▲4단계 고도 자동화(특정 조건에서 운전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 ▲5단계 완전 자동화(무인자동차) 등이다.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다면 4단계부터는 긴급 상황 발생 시에도 자동차가 스스로 대처할 수 있어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시장 상황은 어떨까. 삼정 KPMG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549억달러(약 175조 4240억원)로 전망된다. 이후 연평균 41%씩 성장해 2030년 6565억달러(약 743조4860억원)에 이르며 2035년에는 약 1조1204억달러(약 1268조85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율주행 분야가 뚜렷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인 만큼 기업이 가만히 내버려 둘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완성차 기업과 IT 기업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데 분주하다. 포드는 2022년 자율주행사업부 출범을 공식화하고 무인 화물 운송 사업에 진출하는 등 자율주행을 향한 여정에 몸을 실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사업부문인 ‘크루즈’는 지난해 완전자율주행차인 ‘크루즈 오리진’을 공개하면서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였고 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자율주행자동차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2026년에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을 통해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다”며 “가령 자동 주차 시스템과 능동식 안전장치 등 자율주행기술을 통해 하드웨어 판매만 해왔던 완성차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 자율주행기술 개발 방향은

한국의 현대차도 자율주행 분야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기술을 단기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삼정KPMG는 “내비건트 보고서 속 눈에 띄는 곳은 현대자동차”라며 “지난해 자율주행기술력 순위에서 현대차는 6위를 기록하며 순위가 상승했다”고 했다.

현대차는 2022년 양산차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며 이를 상용화할 방안도 이미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기술 업체 앱티브와 설립한 합작사 모셔널은 미국에서 2023년 아이오닉5에 자율주행기술을 장착한 로보택시를 운영할 예정이다.

☞비슷한 기능, 헷갈리는 명칭

현재 대부분 양산차에 적용된 자율주행기술은 2.5단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제조사마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기술 이름을 다르게 지으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우선 현대차의 ADAS는 ‘스마트 센스’다. 특징은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곡선 도로에서도 감속 크루즈 주행이 가능하며 전·측방 등 각종 충돌 회피 기능도 적용됐다.

테슬라는 ADAS를 ‘오토파일럿’이라고 명명한다. 완전자율주행기술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독일에서는 해당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 자동차가 자동으로 조향하고 가속 및 제동할 수 있는 기능이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주행 상황을 살펴야 한다.

BMW와 볼보는 각각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인텔리세이프’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BMW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운전자 행동을 분석해 휴식을 제안하고 자동 후진 기능이 탑재됐다. 볼보는 시속 140㎞까지 직선과 완만한 곡선 도로에서 크루즈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충돌 위험 시 긴급 제동에 개입할 수 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박찬규 , 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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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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