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동차 핵심은 ‘디스플레이’… 50인치 모니터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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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ExP 드라이브-라이브 콘서트 /사진제공=하만
하만ExP 드라이브-라이브 콘서트 /사진제공=하만
자율주행시대로 한 걸음씩 다가가면서 자동차 내부 디자인 변화가 눈길을 끈다. 자동차 구조를 단순화하는 대신 화려함은 디스플레이로 추구하고 있어서다. 자동차 안에서 운전자의 전유물이던 디스플레이가 탑승자 모두를 위한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핵심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까지 주목받는 상황. 달라진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함께 관련된 첨단 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50인치 화면은 기본… 달라진 자동차, 핵심은 ‘디스플레이’
운전대 놓고 넷플릭스 본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의 공통점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화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엔 내비게이션이나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정보표시용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그 기능이 다양해졌다. 자동차 디자인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없어선 안 될 기능으로 진화한 것.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보이는 곳도 많아졌고 이와 함께 크기도 커졌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를 가득 메우던 버튼은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화면 속으로 사라졌다. 운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익숙한 점을 활용해 자동차에서도 각종 기능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계기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센터페시아에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내비게이션과 기타 멀티미디어 관련 정보를 탑승자에게 보여준다.

뒤를 살피는 거울도 카메라와 디스플레이의 조합으로 대체되고 있다. 사이드미러 대신 사이드캠과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고 승용차의 룸미러도 후방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비추는 리어뷰모니터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동차 앞부분을 덮을 만큼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는 게 최근 추세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 외에도 탑승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의 공통점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화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EQS 실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의 공통점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화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EQS 실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 ‘즐기는 공간으로’


현재 자동차업체들은 전기동력화와 함께 자율주행기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에 기반하면서 자동차가 운전의 주도권을 넘겨받는 상황을 대비하는 만큼 관련 산업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024년까지 기계기술 기반 부품 수요가 약 1800억달러(약 200조9520억원) 감소하는 반면 전장부품 수요는 약 2240억달러(약 250조736억원) 증가하고 소프트웨어 등 신규 부품 수요도 약 540억달러(60조2856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전장부품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한국의 자동차 관련 기업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평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9년 내연기관차 부품 비용에서 차지하는 전장부품 비중이 16%였지만 앞으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25년쯤에는 3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는 2025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는 데다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전장부품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는 물론 IT업체까지 이 시장에 뛰어든 만큼 경쟁구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야노경제연구소가 펴낸 ‘2020~2021년판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과 장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용 통합 멀티디스플레이 시장은 전기차와 고급차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반 승용차용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19년 1억6125만장이었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3년 이후 연간 5%씩 성장하며 2028년 2억1692만장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폭스바겐 I.D.VIZZON 콘셉트. /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 I.D.VIZZON 콘셉트. /사진제공=폭스바겐

◆점점 커지는 디스플레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자동차에 탑재되는 주력 디스플레이는 7인치에서 10인치 이상으로 커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센터스택용 디스플레이는 7~8인치급이 61%였지만 2026년에는 15인치 이상이 41%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엔 여러 개 디스플레이를 수평으로 나란히 이어 배치하는 게 추세다.

특히 상징성이 큰 전기차일수록 한층 넓은 화면을 적용하고 있다. 포르쉐의 대표적인 전기차 ‘타이칸’의 앞좌석에는 무려 47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16.8인치 커브드 디지털 클러스터 및 센터페시아와 조수석의 듀얼 10.9인치 디스플레이와 함께 8.4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모두 합하면 47인치가 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는 3개 패널을 하나로 이어 붙인 멀티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회사 측은 “현존하는 터치형 디스플레이 중 가장 큰 사이즈”라고 강조했다.
BMW 8세대 iDrive. /사진제공=BMW
BMW 8세대 iDrive. /사진제공=BMW

이처럼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강조되고 크기가 커지는 것은 자동차의 성격 변화 때문이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하며 비즈니스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선두 전장업체 ‘하만’은 최근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미래 기술인 ‘ExP 콘셉트’를 소개했다. 핵심은 확장형 디스플레이다. 자동차 스티어링휠(운전대)이 접히고 메인 디스플레이가 확장하며 전면을 꽉 채운다. 이를 통해 자동차를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가 되도록 하거나 콘서트를 감상할 공간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자동차 성격 변화와 함께 생산방식 변화도 한몫했다고 본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이전과 다른 감성을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차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도 함께 커졌기에 운전과 관계없는 디스플레이 탑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 설계를 단순화함으로써 제작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것도 중요해졌기에 앞으로 여러 기능을 통합한 디스플레이의 적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가정에서 쓰는 TV 등과 평가기준이 다르다”며 “온도·습도·진동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견뎌야 하는 만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안전기준을 만족해야만 자동차에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다양한 디스플레이 소재가 개발되는 점도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숫자가 늘어나고 크기가 커지는 디스플레이를 채울 콘텐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자동차와 콘텐츠업체의 제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명한 차 유리, ‘정보의 창’ 된다
증강현실(AR) 기술 접목하면 확장 가능성 무한하다는 평


그저 외부와 내부를 구분 짓는 용도였던 차 유리를 넘어 여러 정보를 표시하는 첨단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있다. /웨이레이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그저 외부와 내부를 구분 짓는 용도였던 차 유리를 넘어 여러 정보를 표시하는 첨단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있다. /웨이레이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저 외부와 내부를 구분 짓는 용도였던 차 유리를 넘어 여러 정보를 표시하는 첨단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탈것을 넘어 생활공간의 연장으로서 자동차의 변신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자동차 내부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화면의 개수가 늘고 크기도 커졌다. 20여년 전만 해도 7인치면 대형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총 50인치에 육박할 만큼 진화했다. 국내·외 자동차업계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차 유리를 활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 X’와 ‘엠비전 POP’을 공개하고 신기술을 시연했다. 완전자율주행시대를 가정해 대비하는 차원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최근 현대모비스는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 X’와 ‘엠비전 POP’을 공개하고 신기술을 시연했다. 완전자율주행시대를 가정해 대비하는 차원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유리를 디스플레이로 활용?


최근 현대모비스는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 X’와 ‘엠비전 POP’을 공개하고 신기술을 시연했다. 완전자율주행시대를 가정해 대비하는 차원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엠비전 X는 목적 기반형 모빌리티(PBV)로 자동차 유리창이 특별한 테마를 연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하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차의 유리창 전체를 스포츠 경기나 공연을 관람할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엠비전X 내부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는 탑승자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 제어도 가능하다. 탑승자마다 다른 취향을 반영한 것. 창밖의 풍경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엠비전 X의 핵심 솔루션은 실내 가운데 위치한 사각기둥 모양의 버티컬 칵핏”이라며 “각 면이 28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통합형 센터 칵핏을 중심으로 주행 관련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운전상황에 도움을 주는 증강현실(AR)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앞유리 일부를 활용하거나 별도 장치를 이용해 여러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주로 쓰이지만 앞으로는 유리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부터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와 함께 홀로그램을 활용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용 홀로그램은 HUD나 앞유리에 직접 투영할 수 있다.

관련 업계는 자동차에서 홀로그램과 증강현실 기술의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현재 대부분 증강현실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도 위에 구현되지만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면 정보를 유리창 위에 표시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입체적으로 보이는 홀로그램과 증강현실이 만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특히 자동차에서는 전면 유리창 전체를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안전성과 편의성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내비게이션과 달리 앞유리에 가야 할 방향과 각종 정보가 구현되는 만큼 운전자가 전방만 주시하면 돼 안전성을 높일 수도 있다”며 “자율주행기술과 접목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할 수도 있게 돼 주목받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다른 기술과 연계 가능성 높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증강현실기술이 자동차에 제대로 접목될 경우 안전과 편의성 모두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운행 속도에 맞춰서 이동할 방향을 그려주는 것 외에도 보행자나 도로의 돌발상황 등 여러 안전 정보도 보여줄 수 있다. 게다가 카페이(자동차에서 바로 결제하는 기능)와 증강현실이 만나면 창문을 통해 커피 등을 미리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레인지로버는 오프로드 주행 시 언덕에서 차 보닛이 시야를 가리는 점에 착안해 모니터를 통해 전방 합성 영상을 보여준다”며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증강현실기술은 주행 시 사각지대의 위험을 직접 보여주거나 경고하는 기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HUD는 운전자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더라도 전방을 살피는 초점거리가 달라지는 점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차보다 한참 앞쪽에 상이 맺히도록 디스플레이를 조정함으로써 운전자 시야를 최대한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자율주행시대로 점차 접어들면서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이 되고 있다”며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구현되면서 사용자 편의는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이 같은 기술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가 어우러져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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