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기차 주행거리의 허상… 충전인프라 확충과 안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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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 주행거리의 허상… 충전인프라 확충과 안전부터
최근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이오닉5의 인증 주행거리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현대차가 아이오닉5를 공개하며 밝힌 예상 주행거리는 429㎞였지만 실제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기준 405㎞에 불과해서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496㎞와 비교하면 91km나 짧다. 화재 논란을 겪은 코나EV의 405.6㎞와 비슷하고 쉐보레 볼트EV(414㎞)보다 적다. 현대 아이오닉5에 이어 기아가 선보인 EV6는 주행가능거리가 500㎞ 이상이라고 말하지만 업계에선 실제 인증 시 이보다 크게 줄어들어 450㎞쯤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처럼 상징성이 큰 아이오닉5 등 전기차에 주행거리 논란이 생긴 건 그동안 업체들이 주행거리에 대한 환상을 심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주행거리가 200㎞대에 머물렀을 때 최대 주행가능거리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고 이 과정에서 전기차의 절대 성능은 주행거리에 있는 것처럼 강조했다. 그사이 테슬라가 주행가능거리를 비교우위요소로 내세운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한 번 가득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400㎞를 넘어서면 실제 주행 시 큰 불편함은 없다는 게 전기차 운전자들의 설명.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가 300㎞쯤인 만큼 전기차 주행거리가 이를 넘어섰고 평소 단순 출퇴근 시에는 며칠에 한 번만 충전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더 많이 탑재하면 된다. 하지만 차 가격의 절반쯤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는 것은 최종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다 안전을 위한 마진도 남겨둬야 해서 배터리를 무한정 늘릴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피와 무게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동차의 콘셉트에 맞춰 최적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따지기보다 인프라 확충과 합리적인 가격 산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주행거리보다는 충전을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며 “나아가 가격을 어떻게 낮추고 안전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앞으로 핵심 평가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들도 주행거리 경쟁보다는 충전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점차 주행가능거리는 증가하겠지만 초급속충전 인프라의 설치가 늘면 현재 배터리 수준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방향으로 나가면 제품 가격 인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차를 고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료의 종류보다 ‘그 차가 나와 맞느냐’ 여부다. 짧은 거리를 오가는 이가 디젤차를 타면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데다 차에 문제가 생겨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장거리주행을 주로 하면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짧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앞으로 전기차 충전이 보다 자유로워지면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전기차가 각광받을 수 있는 만큼 주행거리만으로 전기차를 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며 또 차의 활용 목적과 제작 콘셉트가 일치하는지 살펴야 할 시점이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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