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중국의 실체… '더티 차이나'

[머니S리포트-더티 차이나] 세계 각국과 영토·인권 문제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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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주말 리뷰] 세계 인구 1위, 경제 영향력·소비 시장 규모 2위, 국토 면적 4위…. 표면적으론 미국 못지않은 대국의 입지를 구축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면에는 다른 나라의 것을 무단으로 훔치고 베낀 짝퉁 기술력과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있다.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과 약소국에 대한 문화·역사공정, 빈번한 영토분쟁 등 추악한 진실도 존재한다. 각국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이 세상의 중심이란 비뚤어진 중화사상으로 무장한 채 적반하장이다. 연일 문제와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자칭 대국’ 중국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트러블메이커 중국.. 전 세계가 '골머리'


중국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공정 무역관행·소수민족 인권탄압·인접국가 영토 침해와 문화 약탈 행위 등에 대한 세계 각국의 이의제기에 중국이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어서다.

한국에서도 역시 김치를 비롯해 고유한 역사를 왜곡하고 갈취하려는 중국의 문화공정으로 반중 정서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대체 중국은 왜 국제사회에서 이런 분란을 야기하는 것일까.

인도 시위대가 콜카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시위 중 모습을 담은 공작물을 불태우며 반중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로이터
인도 시위대가 콜카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시위 중 모습을 담은 공작물을 불태우며 반중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로이터

◆세계는 지금 중국과의 전쟁 중

“삼계탕은 고대 중국 광둥식 국물 요리 중 하나로 한국에 전파된 후 가장 대표적인 한국 궁중요리 중 하나가 됐다.”

최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실린 삼계탕에 대한 설명이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보양식 요리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앞서 중국은 김치·한복·태권도 등 한국이 자랑하는 고유문화 역시 자국에 뿌리를 뒀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세종대왕을 비롯해 백범 김구 선생·윤동주 시인·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피겨스타 김연아 선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위인과 인물도 ‘조선족 대표 인물’로 왜곡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역사·문화공정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오히려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쳤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중국과 마찰을 빚는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마찰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원인은 대부분 중국에서 기인한다.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수년째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난하며 시작된 무역전쟁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체제에서도 변함이 없다. 미국은 화웨이·TCL 등 중국기업을 상대로 잇따라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테슬라 등 미국기업에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앙금이 깊어지고 있다.

호주도 중국과 1년째 냉전 상태다. 호주가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규명을 위해 중립적인 국제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하자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 이후 중국은 갖가지 구실을 들어 호주산 육류·목재·보리·포도주·건초 등에 수입정지와 반덤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캐나다·영국·유럽연합(EU) 회원국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반발해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권탄압 문제에 연루된 중국 당국자들의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비자발급을 불허하는 등 제재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이들 국가의 제재가 “중국 주권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과 유럽 측 인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영국 런던 중심가 다우닝가에서 한 남성이 친티베트 지지자들 사이에서 위구르 깃발을 흔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로이터
영국 런던 중심가 다우닝가에서 한 남성이 친티베트 지지자들 사이에서 위구르 깃발을 흔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로이터

◆왜곡된 ‘중화사상’ 교육의 폐해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히말라야 국경인 갈완 계곡 지대에서 마찰을 빚다가 지난해 5월 양국 군인 600여명이 무력으로 충돌했고 9월엔 총격까지 오가며 위기가 고조됐다. 이후 외교적 타협으로 충돌은 일단락됐지만 아직까지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 등은 남중국해상의 관할권을 놓고 중국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주로 중국 선박들이 다른 국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남중국해에 무리를 지어 정박하며 막무가내로 조업활동을 펼치다 갈등을 일으킨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예 자국 영역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수장시키는 등 강경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각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남 탓’ 하는 행태는 뿌리 깊은 중화사상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중화’에서 중(中)은 지리적·문화적 중심을 의미하며 화(華)는 ‘뛰어난 문화’를 지칭한다. 중국 사람이 예로부터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이며 가장 발전된 민족으로 치부하며 우월성을 자랑해 온 사고방식이 바로 중화사상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인들이 어려서부터 ‘모든 게 중국에서 시작됐다’, ‘모든 것의 중심은 중국이다’라는 중화사상 주입교육을 받다 보니 그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세계화 흐름에 맞춰 다른 국가의 역사·문화·권리 등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는커녕 비뚤어진 인식을 외부로 마구 표출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중국의 행태를 세계적으로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문화 침탈이나 인권 침해 등 각종 불공정 행위와 이로 인한 주변 국가와의 마찰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해 세계의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며 “아무리 G2 국가라고 해도 세계 여론이 악화되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범국가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한화큐셀 독일 기술혁신센터 연구원이 태양광 모듈 품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 독일 기술혁신센터 연구원이 태양광 모듈 품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큐셀




지적재산권 침해는 기본.. '위조'의 대명사 중국


중국 공산품에는 ‘산자이’(山寨)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산적 소굴이라는 원래 의미처럼 온갖 법규를 무시하고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해외 기업의 기술·상표·디자인을 거리낌 없이 복제한 제품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은 산자이의 주요 모방 대상으로서 산업용 설비부터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까지 가짜 한국산 제품이 속출하는 모양새다.

◆韓 고부가가치 기술·인지도 악용

특허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적발한 위조 제품은 ▲2018년 2만1854건 ▲2019년 2만1242건 ▲2020년 2만1145건이다. 중국의 상표·디자인·기술 등 지식재산권 침해는 업종을 넘나든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 일환으로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추진하면서 현지에서는 굴삭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 기업도 진출한 상태다. 특히 국내 1위 건설기계 업체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기업 중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다.

중국은 이 점을 이용해 옌타이 등 일부 지역에서 짝퉁 한국산 굴착기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 건설기계 색상인 ‘카이로스 오렌지’를 칠하고 ‘두산’ 상표를 붙여 정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상표관리팀을 구축해 대응할 예정이다.

대국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중국의 실체… '더티 차이나'

짝퉁 한국산 배터리도 활개를 친다. 휴대폰과 태블릿 등 전자제품이나 전자담배·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의 자체 기술력과 점유율은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음지에선 한국 배터리의 고부가가치 기술과 인지도를 악용해 짝퉁 K-배터리를 팔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조품을 포착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배터리는 완제품 안에 내재해 판매되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자칫 설계가 잘못되면 화재가 발생하기 쉬워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중국의 무분별한 상표 침해가 국내 기업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이유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위조품은) 한국기업 로고와 각인, 시리얼 넘버를 흉내내거나 상표가 인쇄돼 있지만 원산지 표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배터리 폭발 등 사고가 발생해야 조사 과정에 참여해 정품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전 들어가면 비용·시간 쏟아야… 승소도 불투명

중국의 지재권 탈취로 국내 기업의 소송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중국·호주·독일·프랑스 등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코솔라·롱지솔라 등 중국 태양광 기업이 180~200㎛(마이크로미터·1미터의 100만분의1) 두께의 태양광 셀에 산화알루미늄 성분과 수소 성분으로 구성된 막을 형성하는 한화큐셀의 특허기술을 침해해서다. 이 기술은 고효율 태양광 셀 양산을 가능하게 한다.

특허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진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이 2019년 호주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 기업이 이 기간 한국의 기술을 침해한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면서 우회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이다. 반면 한화큐셀은 소송에 비용과 시간을 쏟아야 한다.

상표권 분쟁의 경우 중국에서 승소하기도 쉽지 않다.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이 7년 동안 중국 기업의 상표 도용으로 법적 대응을 벌여온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은 특허 출원량 세계 1위 국가지만 해외 기업의 상표 도용 피해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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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종합포털에 따르면 중국 상표 다수선점자에 의한 국내 업종별 피해현황은 ▲프랜차이즈 792건 ▲식품 657건 ▲의류 581건 등이다. 상표 다수선점자는 한국 기업 상표를 세 개 이상 무단 선점한 중국 업체를 의미한다.

상표권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려운 이유는 ‘선출원 우선제도’ 영향이 크다. 중국에선 먼저 상표권을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고 있다. 박종필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지원과 서기관은 “국내기업 상표 무단 선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 업체의 불법행위를 잡아도 결국 단속권과 처벌권은 현지 기관이 갖는다”고 말했다.

◆시진핑 “짝퉁 없애라” 주문, 업계 “글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지식재산권 보호사업은 국가 거버넌스 체계와 능력의 현대화·국민 행복·대외개방·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지재권 탈취를 손보겠다는 공약을 내건 만큼 미국을 의식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 법정 배상액을 늘리는 ‘특허법’ 개정안도 시행한다.

하지만 지재권 보호 인식이 중국에 자리 잡기까진 갈 길이 먼 만큼 국내 기업들의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코트라 중국무역관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은 악의적 조직이 다양한 루트에서 움직여 일일이 단속하고 신고하기 어렵다”며 “내륙 지역에선 처벌 조치도 늦어지고 있다. 현지 플랫폼과 협업하며 위조제품을 거르고 있지만 불법행위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린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보호·신지식연구실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사전에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특허권’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는 ‘상표권’ ▲디자인을 보호할 ‘디자인권’을 확보하고 중국 지재권 관련 법·제도와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간 지재권 침해 소송전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라며 “중국 정부가 지재권 제재를 강화는 만큼 우리 정부도 문제가 발생하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한류 콘텐츠 망치는 中자본.. 음흉한 '차이나 머니' 주의보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할리우드의 중국 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도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제품 PPL(영화나 드라마 내에서 제품을 광고하는 마케팅 전략)이 콘텐츠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3월22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연출 신경수)는 역사 왜곡과 중국 문화공정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져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SBS는 같은 달 26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음을 알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첫 방송부터 폐지 결정까지 4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중국제품 PPL·역사 왜곡에 뿔난 시청자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부터 뭇매를 맞았다. 1회에서 태종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는 내용과 중국식 만두와 월병이 등장한 게 발단이 됐다. 중국풍 의상·소품·음악도 지적받았다.

이에 제작사와 방송사는 시청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방영중지 요청과 비판이 계속됐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으며 23만1527명(4월7일 오전 8시 기준)의 동의를 받았다. 드라마 광고기업 불매운동도 불붙으면서 광고주들이 광고 중단을 선언해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한국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연출 윤성식)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비하해 비판받았다. 철인왕후는 중국 웹드라마 리메이크 방영권을 구매해 기획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조선구마사와 철인왕후 모두 박계옥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다.

지난 2월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극본 이시은·연출 김상협)에선 당시 학생들이 중국기업의 인스턴트 훠궈를 먹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 주인공 뒤로 중국기업의 광고가 크게 붙어있는 장면이 등장했다. 해당 장면이 나온 후 시청자들은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되는 제품·서비스를 굳이 한국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14일 방송된 8회에서 주인공이 중국 기업의 인스턴트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중국 즉석식품 브랜드 '즈하이궈'가 만든 중국 내수용 비빔밥이었다. 중국이 김치·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를 자국의 것이라며 문화공정을 펼치는 상황이어서 시청자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후 티빙·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게재된 드라마 영상에는 해당 장면이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려를 표했다. 서 교수는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했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중국이 김치·한복·판소리 등을 자국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 중국음식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선 "이미 한국 드라마는 세계화가 돼 정말로 많은 세계인이 시청하고 있다"며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중국 자본 없으면 망하나?

국내 드라마 제작사 측은 회당 평균 제작비가 갈수록 상승해 중국 자본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할리우드마저도 중국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든 실정이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소비 인구로 엔터테인먼트업계 '큰손'이 됐고 그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트랜스포머4 ▲콩: 스컬 아일랜드 ▲퍼시픽 림: 업라이징 등의 영화는 중국 광고주의 입김 탓에 혹평을 받았다. 특히 트랜스포머4는 그해 최악의 영화를 꼽는 골든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다 7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최악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개봉한 디즈니 영화 '뮬란'은 엔딩 크레디트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투루판시 공안 당국과 중국 공산당 신장 선전부에 감사를 전해 논란을 빚었다. 이 지역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이곳 강제수용소에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할리우드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는 선전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중국 자본은 드라마·영화보다도 게임산업에 더 깊숙이 침투해 있다. 중국의 IT기업 텐센트는 게임업체인 ▲액트파이브 ▲로얄크로우 ▲라인게임즈 ▲앤유 등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심지어 텐센트는 국내 대형 게임사 넷마블의 3대 주주이며 크래프톤의 2대 주주기도 하다. 텐센트는 자회사인 에이스빌을 통해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4.29% 보유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을 반기면서도 그들이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이 올까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김화평 기자 khp0403@mt.co.kr

지난해 5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HACCP 체험관을 찾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5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HACCP 체험관을 찾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더러운 알몸배추에 염색 귤.. 설마 내가 먹은 식재료도?


#. 알몸의 한 중국 남성이 커다란 구덩이 안에 들어가 흙탕물처럼 보이는 소금물 속 절인 배추를 한데 모은다. 이후 녹슨 굴삭기가 절인 배추를 집어 올린다.

#. 중국의 한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귤. 겉보기엔 싱싱하지만 휴지로 귤껍질을 닦으면 주황색 계통의 물감이 묻어나온다. 껍질 표면에 공업용 화학 염료를 발라 눈속임을 한 것이다. 귤만이 아니다. 대파·상추·양배추엔 청록색 염료가 발려 있었다.

최근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영상들이 잇따라 공개됐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중국산 식품의 비위생적인 제조 과정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당장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영상에서 나온 배추나 귤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못박았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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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중국산 포비아


중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다. 2015년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정 체결 후 양국의 교역은 급증했다.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먹거리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높아져 간다. 식당에서는 순수 국산 김치를 맛보기 쉽지 않은 지경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한국의 농림축산물 전체 수입액은 313억100만달러(34조963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최다 수입국인 미국의 경우 81억7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7% 줄어든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4% 늘어난 40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배추와 양배추의 상당수는 중국산으로 채워졌다.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들어오는 수입 김치도 중국산이 99.9%를 차지했다.

중국산 먹거리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소비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 망원동에 사는 주부 안모씨는 “중국산은 왠지 불안하고 걱정돼 비싸더라도 가급적 국내산을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국내 식품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중국산보다 두세 배 비싼 국내산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현실적으로 중국산을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수입 식품 전반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수입 식품 안전관리인증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중국산 포비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이 개정됨에 따라 정부는 수입식품에 HACCP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 시행을 위한 인증기관이나 의무 적용대상 품목·시기·절차 등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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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관리·감독으로 비위생 수입식품 막을 수 있어


수입식품 검사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당하고 있다. 식약처는 사전·통관·유통 3단계를 거쳐 수입 식품 전반을 검사한다. 전문가들은 식약처의 관리·감독으로 비위생 수입 식품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식약처는 최근 서울지방청에서 수입 절임배추·김치 안전성 검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논란이 된 동영상 속 비위생 절임 배추와 국내에서 소비되는 김치는 연관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임무혁 대구대학교 교수는 “절임 배추에서 한번 발생한 이상한 색이나 냄새는 아무리 씻더라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통관 단계에서 관능검사(제품 성질·상태·맛·색깔 등)로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며 “물리·화학·미생물학적으로 오염 상태를 확인하는 정밀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3월12일부터 수입 통관 단계에서 현장 검사(관능·표시) 및 정밀검사(보존료·식중독균 검사 등)를 강화하고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해외제조업소 등록 시 증빙서류 제출 ▲축산물 수출위생증명서 제출 의무화 ▲주문자상표부착방식 수입식품 등 수입자의 위생점검 미실시에 따른 과태료 부과금액 상향 ▲영업자의 종업원 위생교육 주기 완화로 국민 부담 경감 ▲정밀검사 실시주기 개선 등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수입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수입식품 안전관리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mt.co.kr

중국 소비자들이 신장 면화 거부를 선언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 중국 누리꾼이 나이키에 항의하는 의미로 올린 동영상.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소비자들이 신장 면화 거부를 선언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 중국 누리꾼이 나이키에 항의하는 의미로 올린 동영상. /사진=웨이보 캡처



버버리·나이키도 '움찔'.. 사방으로 번져가는 중국의 '사드식 보복'


# 나이키 운동화 네 켤레가 일렬로 놓인 채 활활 타고 있다. 이런 기이한 의식(?)이 담긴 영상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중국 누리꾼들이 미국 나이키에 대한 항의 표시로 찍어 올린 ‘나이키 화형식’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식 경제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사드 보복 대상이 한국 기업에 한정됐다면 이번엔 전 세계 기업을 겨냥한다. 각국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 인권 문제에 우려를 표한다는 이유에서다. 자국을 향한 쓴소리에 귀를 막고 오히려 반격을 가하는 중국의 태도에 국제사회가 몸서리를 치고 있다.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나이키는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사진=로이터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나이키는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사진=로이터

◆‘신장 면화’ 논란에… 중국발 불매 본격화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무슬림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이 지역에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하고 인권 유린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들어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신 냉전’으로 비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3주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면서 신장 인권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어 영국 BBC가 신장 위구르 재교육 시설에 수감됐다 풀려난 위구르족 여성 인터뷰를 통해 이곳에서 성폭행과 강제 피임시술 등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최대 100만명을 수용했던 재교육 시설은 중국이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의지를 꺾기 위해 마련돼 인권 유린을 자행한 장소라는 논란을 빚고 있다.

이후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의식이 확산됐고 이에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EU·영국·캐나다 등이 중국 관리와 단체에 대해 자산동결과 입국 금지 등 규제에 나섰다.

서방국가의 움직임에 중국은 똑같이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경제 제재도 본격화했다. ▲미국 나이키·뉴발란스 ▲스웨덴 H&M ▲영국 버버리 ▲독일 아디다스 등 글로벌 패션 기업은 중국 소비자의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해당 기업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이유에서다.

신장은 중국 최대 면화 생산지로 글로벌 기업 역시 이곳 면화를 구매해 왔다. 하지만 강제노동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부터 성명을 내고 소비를 중단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그 결과 같은 해 미국에 대한 중국의 면화 수출은 전년 대비 40% 폭락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신장 면화 사용 거부 의사를 밝힌 기업을 찾아 목록을 만들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에는 중국인이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거나 H&M 간판을 떼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게재됐다. CCTV와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와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까지 합세하면서 운동을 키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내 공산주의청년단은 H&M을 향해 “더 이상 중국에서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H&M은 퇴출 1순위에 올랐다. 이후 알리바바·징둥·핀둬둬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H&M 제품이 모두 사라졌고 지도 앱에서도 H&M 매장 위치가 지워졌다. H&M 홍보 모델로 활동하던 중국 연예인도 계약 중단을 발표했다. 사실상 중국 당국이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국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중국의 실체… '더티 차이나'

◆산업 전반으로 불매 번지나… 한국 기업 ‘난색’


‘소비 대국’인 중국이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글로벌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업계를 포함한 전 세계 명품시장은 23% 줄어든 반면 중국에서의 명품시장 매출액은 48% 증가했다. 글로벌 의류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의류뿐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 지역 강제노동 문제와 연계된 기업은 IT에서 자동차 제조업 분야까지 다양하다. 애플·아마존·구글·닌텐도·HP·소니·델·도시바·BMW·폭스바겐·GM·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현지에서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중국인 출신 그룹 갓세븐 멤버 잭슨을 모델로 기용한 신세계면세점이 국내 첫 사례가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부터 홍보모델로 활동한 잭슨과 지난달 재계약을 맺고 이를 공지하는 차원에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잭슨의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사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중국 누리꾼들의 포화를 맞았다. 신장 면화 논란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잭슨 사진을 삭제했다는 의혹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온라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신세계면세점이 잭슨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모두 삭제했다”며 “잭슨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도 관계를 끊는 등 신장 면화를 옹호하고 나선 많은 (중국) 연예인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웨이보에도 관련 비방글이 이어졌고 신세계면세점 인스타그램에도 “잭슨은 어디 있냐”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회사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시점이 안 맞아 오해를 받은 것 같다”며 “추가로 잭슨 사진을 올리기에도 (기존 논란을 인정한다는) 오해를 받을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국내 기업은 제2의 ‘사드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한반도 내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2016년 9월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한국기업들은 수조원의 피해를 입고 철수한 바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중국 의존도가 워낙 높아 현지 소비자 반응에 기민한 편”이라면서 “사드 보복 경험이 아직 선명하게 살아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몸을 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서울 부동산 쇼핑 온 중국인 유학생, 세금 제대로 냈나?


# 국세청은 지난해 유학 목적으로 입국한 30대 중국인이 아파트 8채를 보유하고 고액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등의 외국인 탈세 혐의자 42명을 찾아냈다. 세무조사 결과 국세청은 올해 추징과 압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조사국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추징액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추징과 압류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외국인이 투기 목적으로 국내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 조세조약에 따라 상대국 과세당국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사후 조치 피드백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호 조세조약에 따른 것으로 반대 사례도 있다. 국세청은 2019년 한 한국인이 해외에 보유한 39억원 상당의 주택을 양도한 사실을 통보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실시해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15억원을 추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G2’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동산 자본 유입에 따른 집값 불안 문제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정부 당국자는 “국가 간의 경계가 더 이상 의미 없는 글로벌사회로 진입하면서 중국인의 부동산투자를 막을 방법은 단지 세금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구 분화로 인해 1~2인 가구가 증가해도 현재의 인구감소 속도를 고려할 때 집이 부족해지는 상황은 일어나기 어렵다”며 “서울의 집값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과거 뉴욕이나 홍콩 등의 사례를 볼 때 부동산 투자 개방이 주택난을 부추겼고 그 중심엔 중국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세청 조사 결과 201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2만3219명의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 2만3167채(거래금액 7조6726억원)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1만3573건을 매수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은행에서 59억원을 대출받아 이태원 빌딩을 사들인 중국인도 비슷한 시기 국세청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는 빌딩 가격(78억원)의 80%에 달하는 자금을 대출받아 건물주가 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2020년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단독주택·다세대주택·아파트·오피스텔 포함) 거래에서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인 2만1048건(전년대비 18.5% 증가)을 기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지방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 국가 간 상호주의를 위배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에 부딪혀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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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당국 간 교류 강화 필요해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은행 대출한도(LTV·DTI·DSR)나 금리·세금 등 규정은 내국인과 차별 없이 적용받는다. 하지만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자본의 부동산 투기로 자국 집값이 폭등하고 주택난을 겪은 해외 국가들은 과세 차별을 두어 이를 막았다.

홍콩 부동산정보업체 ‘미들랜드’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10~2020년 10년 동안 2배 이상 급등했다. 저금리 영향도 있지만 영국의 홍콩 반환 이후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인구와 부동산 투자가 최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홍콩 정부는 이 같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취득세를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현재 홍콩의 부동산 취득세는 ▲내국인 4.75% ▲다주택자 15.00% ▲외국인 30.00%다.

호주에선 2017년 정부 조사 결과 시드니 주택의 약 25%가 중국인에 의해 매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호주 당국은 외국인이 신축 주택 매입만 허용하고 기존 주택을 사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외국인 신규 주택 구입자 인지세 할증료(Stamp Duty Surcharge)를 8%로 두 배 올리고 매각 시 양도소득세 면제를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제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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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규제 피해 밀려오는 ‘차이나머니’


중국 당국 역시 자국 내 부동산 투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이후 부동산 거품이 우려되자 중국 정부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를 20%로 높이는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자 규제 이후 이혼율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위장이혼 의심사례가 늘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는 외국인이 가족 명의를 이용하면 다주택 여부를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 한 세무사는 “가족 구성원이 2개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각각 신고하는 경우 다주택 여부를 알기가 어려워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외국인과 외국법인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2020년 10월 부동산 거래를 허가제로 변경했다. 외국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토지를 취득할 경우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계약 체결 당시 공시지가의 3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다만 이는 한시적 조치로 올 4월30일 종료된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아파트 취득 지역은 경기가 1만93건(거래금액 2조7483억원)으로 가장 많고 ▲서울 4473건(3조2725억원) ▲인천 2674건(625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강남 517건(6678억원) ▲서초 391건(4392억원) ▲송파 244건(2406억원)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도 비슷하다. 지난해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건축물은 경기 지역에서 8975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4775건 ▲인천 2842건 등의 순이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김노향·이한듬·최지웅·김경은·권가림·김화평
김노향·이한듬·최지웅·김경은·권가림·김화평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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