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어 카카오도… 대기업은 왜 ‘쇼핑앱’에 주목하나

[머니S리포트-이커머스 신흥강자… ‘패션 플랫폼’이 뜬다①] 패션업계 불황인데… 온라인 플랫폼만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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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이커머스 공룡인 쿠팡도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패션 이커머스 시장이다. 이 시장은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브랜디·W컨셉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카카오 등 대기업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여오다 결국 업체를 품에 안는 방식을 택했다. 이커머스업계가 탐내고 패션업계가 견제하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성장세 이유와 각 플랫폼별 강점을 비교·분석해봤다.
신세계 이어 카카오도… 대기업은 왜 ‘쇼핑앱’에 주목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LF 등 대형 패션업체들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패션 산업군이 있다. 바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W컨셉 등으로 대표되는 이 시장은 전통 패션업계와 다른 길을 걸으며 성공하고 있다. 최근엔 신세계그룹과 카카오 등 대기업까지 이 시장을 노리면서 패션업계는 물론 이커머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세계는 W컨셉, 카카오는 지그재그… 왜?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W컨셉 인수를 결정한 데 이어 카카오는 지그재그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몰인 SSG닷컴은 지난 1일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각각 80%, 20%씩 보유한 W컨셉의 지분 전량(48만주)을 양수하는 주식매매 본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금액은 2650억원.

W컨셉은 2008년 10월 설립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면서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현재 W컨셉에 입점한 3500여개 브랜드 중 80%는 디자이너 브랜드이며 자체 브랜드인 ‘프론트로우’도 육성했다. 회원수는 500만명이고 지난해 거래액은 2350억원으로 2017년 900억원에서 3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카카오는 지그재그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아직 인수계약을 체결하기 전이지만 카카오가 자회사를 신설해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인수 협상에서 지그재그는 1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출시된 지그재그는 동대문 기반의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한데 모은 포털형 패션 앱으로 현재 4000곳 이상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체형 정보와 취향을 입력하면 좋아할 만한 옷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추천 기능이 강점이다. 지그재그의 월간 이용자수는 약 300만명이고 지난해 거래액은 7500억원으로 5년 만에 4배 가까이 뛰었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패션 플랫폼에 인수에 나선 이유는 이커머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000억원 규모로 20조원이 넘는 네이버·쿠팡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롯데온(7조60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중심으로 커머스 사업을 전개해온 카카오 역시 거래액이 3조원 수준에 그친다.

양 사는 ‘패션 이커머스’ 시장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패션 분야는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장악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시장으로 꼽힌다. 유행에 민감한 전문 분야에 속하는 데다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들과는 입점 계약을 맺는 게 쉽지 않아서다. 실제로 주요 이커머스 거래액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에 그친다.

이커머스업계 강자인 쿠팡도 마찬가지다. 2019년 지그재그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쿠팡은 지난해 4월 ‘C.에비뉴’라는 이름의 자체 패션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신선식품이나 일반 공산품과 달리 패션은 소비자 관여도가 높은 상품”이라며 “자신의 스타일이나 취향에 부합해야 구매하지 오픈마켓에서 저렴하게 판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사는 고객층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이커머스업체들은 패션 카테고리를 직접 육성하지 못한 반면 패션 플랫폼은 특정 타깃층을 공략해 성과를 냈다”며 “SSG닷컴과 카카오가 이를 흡수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계산”이라고 해석했다.

(위쪽부터)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사진제공=각 사
(위쪽부터)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사진제공=각 사




‘쿠팡 무풍지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뭐길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W컨셉 ▲브랜디 등 빅5업체 거래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1위인 무신사의 거래액만 1조원이 넘는다. 무신사는 지난달 1300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며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는 신세계의 시가총액(2조8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비결은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사로잡았다는 데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0대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앱 순위에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 등이 이름을 올려 11번가·G마켓·위메프·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정판 및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다른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백화점·홈쇼핑 등과도 차별화했다. 자체 룩북과 스타일링 방법, 브랜드 스토리 등 콘텐츠를 활용하기도 한다. 단순히 옷을 파는 ‘의류 쇼핑몰’이 아니라 말 그대로 ‘패션 플랫폼’인 셈. 이런 차별화 요인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과 부합했다.

예컨대 W컨셉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이들과 협업 기획을 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신사의 경우 스트리트 패션을 적극 유치했다. 10~20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디스이즈네버댓·커버낫·비욘드클로젯·오아이오아이·키르시 등이 전부 무신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지그재그·브랜디·에이블리는 동대문 의류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들을 모아 놓은 형태다. 지그재그의 경우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로 차별화했고 에이블리는 ‘셀럽마켓 모음 앱’으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마켓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를 대거 끌어들였다. 브랜디는 의류를 주문 당일이나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하루배송’ 서비스로 물류에 강점이 있다.

업계에선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W컨셉과 지그재그를 제외한 다른 업체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와 이커머스 시장 경쟁의 한 축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패션 플랫폼은 특정 품목에 대한 전문성과 맞춤화를 기반으로 스토리와 콘텐츠를 앞세워 자연스러운 소통과 참여를 통해 습관적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패션 플랫폼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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