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환경 규제 강화에 '벌벌'… 온실가스 감축할 수 있을까

[머니S리포트-온실가스에 긴장한 車회사들… “나 떨고 있니”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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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환경을 지키기 위해 대다수의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세우고 시행해 나가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 업계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취지라는 것을 알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지켜야 할 기준만큼 기술력이 따라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신음하는 완성차 기업들의 어려움을 살펴봤다.
해마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해마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해마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 대응방안 중 하나인 탄소배출권 거래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완성차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권 보유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자동차 기업끼리만 가능한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 이로 인해 완성차 기업이 독자적으로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면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전기차처럼 배출가스가 없는 차종으로의 전환이 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도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해마다 초과 달성하는 곳도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토요타·닛산·한불모터스·랜드로버·FMK 등 5개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초과 달성했다.

이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초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엔 자동차의 연료가 꼽힌다. 온실가스의 주요 성분은 이산화탄소다. 아이러니하게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돼 배척해왔던 디젤차가 오히려 LPG나 가솔린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게는 10%, 크게는 30%나 적다. 배충식 카이스트 공과대학장은 “현재 기술력에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가장 좋은 모델은 디젤차”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이 강화된 환경 규제로 온실가스 절벽에 시달릴 때 푸조·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1만5478g·대/㎞를 초과 달성했다. 푸조와 시트로엥 모두 국내에서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는 소형 디젤(유로6·SCR장착) 차종을 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프 수입사인 FCA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차종이 가솔린 대형 모델로 온실가스 감축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종에 특화된 토요타의 경우 해마다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2016년 8만1788g·대/㎞에서 2019년 17만2016g·대/㎞로 온실가스 달성분을 2배 이상 늘렸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사실상 ‘불가능’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거래제를 당장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큰 숙제다. 자동차 기업끼리만 배출권 거래가 가능한 까닭이다.

배출거래제는 기업들끼리 배출 권한을 사고파는 제도를 말한다. 가령 온실가스 배출 허용 범위를 정하고 각 기업은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을 한다. 이때 A기업이 판매활동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배출권을 많이 축적할 경우 그렇지 못한 B기업에 남은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테슬라가 FCA에 1조3000억원어치 배출권을 판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거래제를 활용할 수 없는 처지다. 탄소배출권을 판매할 만큼 보유량이 여유로운 업체는 거의 전무하다. 게다가 한국(97g/㎞)은 유럽(95g/㎞)에 이은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설정하고 있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권 보유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업계는 우려한다.

실제 국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5개 기업(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온실가스 배출권 축적량 상태는 참담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8년 10인 이하 승용·승합 기준 462만1062g·대/㎞를 초과 달성했지만 불과 1년만인 2019년 5만3520g·대/㎞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기아는 128만6839g·대/㎞에서 -(마이너스)185만9646g·대/㎞로 돌아섰다. ▲한국지엠 145만9857g·대/㎞→ 41만5137g·대/㎞ ▲르노삼성 15만7023g·대/㎞→ -145만7021g·대/㎞ ▲쌍용차 -15만2976g·대/㎞→ -115만1091g·대/㎞ 등 단 1년 만에 완성차 기업들이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 기준으로 ‘녹다운’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019년보다 기준이 더 강화된 만큼 탄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배출권을 거래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서울 마포구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30 무공해차 전환 100 제1차 선언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환경부
지난달 25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서울 마포구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30 무공해차 전환 100 제1차 선언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환경부



자동차 온실가스 감축, 대안 있을까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 증대와 온실가스 감축수단의 다원화가 완성차 기업들에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전환을 돕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없는 전기차를 1대를 판매할 경우 3대를 판매한 실적으로 인정한다. 즉 올해 환경부 온실가스 기준(97g/㎞)을 적용하면 전기차 한 대를 팔아 온실가스 보유량이 291g/㎞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판매량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종을 포함한 전기차 판매는 전체 자동차 판매의 11.2%에 불과하다.

국내 완성차 5개사로 한정하면 상황은 더 나쁘다.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 대비 순수 전기차 비중을 보면 ▲현대차 1.5% ▲기아 0.7% ▲한국지엠 2.5% ▲르노삼성 2.1% ▲쌍용차 0% 수준이다. 그나마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율이 10%를 넘어서며 어느 정도 온실가스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등은 하이브리드 차종조차 아예 없다. 수입차 업체들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전기차에도 서서히 힘을 싣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적 문제인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에 잇따라 자동차 공장의 가동이 멈추면서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도 온실가스 감축을 힘들게 하고 있다. 당장 보급돼야 할 전기차가 한국에선 생산이 지연된 탓에 해외서 수입된 테슬라가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독점하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급에 따른 인센티브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자동차 업계가 공존할 방법이 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선 자동차 기업들이 버틸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도 힘을 모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2050 탄소중립’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 소통 창구인 ‘탄소중립협의회’를 만들었다. 수송 분야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내연기관차의 고효율화와 하이브리드화를 통해 탄소중립 기반도 구축할 방침이다.

배충식 학장은 “현재 전기차 전환 계획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지 못한다”며 “전기차에 적용하는 신재생에너지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까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용준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모빌리티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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