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추문 해임 공직자가 끝까지 한자리 넘보는 ‘건피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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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추문 해임 공직자가 끝까지 한자리 넘보는 ‘건피아 세계’
여직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성희롱 발언으로 공공기관장에서 해임된 전직 ‘건피아’(건설교통부 마피아)가 또다시 공직에 기웃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직에서 쫓겨난 지 4년여가 겨우 지나 다른 공공기관장 후보를 넘볼 수 있었던 건 단지 개인의 일탈이라고만 볼 문제가 아니다.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의 도덕적 해이와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과거 국토부 전신인 건교부에서 주요 직책을 지내고 두 곳의 공공기관장을 지낸 A씨는 2017년 2월 직원 성희롱 발언이 문제 돼 기관장직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1년 반이 흐른 2018년 8월 국토부 산하단체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연구기관 원장에 단독 후보로 올랐다.

당시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비난이 확산되자 정치권이 나서서 반대한 끝에 내정이 철회됐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고 외부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듯 마지못해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다.

원장 내정은 철회됐지만 그는 연구원의 임시대표직을 맡아 몰래 재직 중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연구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대표의 인사말도 프로필도 모두 빈칸인 상태가 돼 있다. 성추문으로 해임된 전직 공직자가 대표를 맡는 데 대해 문제를 지적하자 당시 연구원 관계자는 “적임자가 없어서 그렇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민간이라고 해도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수많은 공공기관 직원의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이 버젓이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까.

연구원은 국토부가 설립을 허가한 기관이다. 국토부는 A씨의 내정 당시 공식 입장 자료를 내 “비영리법인인 민간 연구기관이라도 성희롱 문제로 해임된 전직 공직자이자 공공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보여주기 위한 반대였을 뿐. 정작 A씨가 임시대표로 재직하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 연구기관의 경우 대표 선임을 자율에 맡기지만 부적절하다고는 생각한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실상 방조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A씨는 한술 더 떠 올 초에 국토부 산하의 철도 관련 공공기관장에 지원하려다가 철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현재 한 중견 건설회사의 사외이사와 ESG(환경보호·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건설업계에서조차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에 지원을 시도한 자체가 개인의 의지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꼬집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내정자까지 가지는 못해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건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그의 뒤엔 늘 전직 장관 출신의 인사가 함께 버티고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얘기다. ‘건피아’라는 말이 그냥 나왔을까.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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