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무너진 필수의료 인프라… 미용시장 '나홀로 활황'

[머니S리포트-코로나가 몰고 온 '의약계 빈익빈 부익부'①] 국민 건강 ‘1차관문’ 소아과 지난해 154곳 폐업 미용시장 ‘나홀로 활황’… 의료공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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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내원 환자가 급감했다. 소아청소년과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는 40%, 이비인후과는 19.5% 줄었다. 1차 의료기관인 이른바 동네병원은 하나둘 문을 닫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평소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유소아를 비롯 경증환자가 많이 몰리는 필수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국내 의료전달체계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이들 동네병원 경영난은 주변 약국과 제약사로 그 여파가 이어졌다. 지난해 소아약 전문 제약사인 삼아제약은 일부 공장 라인에서 생산을 중단하면서 40%대 최악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매출과 영업이익은 바닥을 쳤다. 반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됐던 성형외과 등 일부 의료기관은 예년보다 나은 경영실적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의약계와 제약산업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살펴봤다.
동네 소아과들도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소아과는 154곳. 2019년(98곳)과 비교해 57% 급증했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소아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병원들이 지쳐가는 사이 필수의료 인프라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그래픽=김민준 머니S 기자
동네 소아과들도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소아과는 154곳. 2019년(98곳)과 비교해 57% 급증했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소아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병원들이 지쳐가는 사이 필수의료 인프라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그래픽=김민준 머니S 기자
#1 대전 지역 아기 엄마들이 즐겨 찾던 소아청소년과 A병원. 이 지역 맘카페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으로 서산·공주 등 다른 지역의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소아과 의사 4명이 단순 외래진료뿐 아니라 발육·성장 등 분야별 전문 진료를 제공했으며 하루에 각각 환자 100여명을 진료했다. 하지만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1년 만에 수년 간 함께 일해 온 의사 3명과 작별을 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래·입원 환자가 줄어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서울 지역 소아청소년과 B병원 상황도 녹록지 않다. B병원은 소속 의사들에게 하루 8시간 전일제 근로 대신 파트타임 근무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B병원 대표원장은 “내원환자가 코로나 전보다 60% 이상 감소하면서 경영상태가 임계점에 다다라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며 “의사·간호사 등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을 권고해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원장은 의사·간호사 등 근로자에 월급을 주기 위해 은행 대출을 신청한 상태다.


국민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감염병 대처로 소아청소년의 감기·기관지염·설사 등 감염병이 급격히 줄어서다. 겨우내 기승을 부리는 독감도 코로나 발생 1년 전의 20분의 1 수준.

이 때문일까. 동네 소아과들도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소아과는 154곳. 2019년(98곳)과 비교해 57% 급증했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소아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병원들이 지쳐가는 사이 필수의료 인프라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사진=전진환 뉴시스 기자
국민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사진=전진환 뉴시스 기자
내과·가정의학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12월 경기 수원에서 내과를 폐업한 의사 C씨는 “예전에는 감기·몸살 등 비교적 경미한 질병을 앓아도 병·의원을 찾았지만 지금은 병원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내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에 가질 않으니 경영난이 심화됐다”며 “고생해도 적자를 면하기 힘들어 평생 소원이었던 ‘내 병원’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재택근무·마스크 생활화에 미용은 ‘활황’



반면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은 코로나 직격탄을 피해갔다. 회복기간이 부담스러워 수술을 꺼리다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특수를 누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의료 업종별 매출액 증감율./사진=김민준 머니S 기자
지난해 의료 업종별 매출액 증감율./사진=김민준 머니S 기자
서울 서초구에서 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D씨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성형외과는 매출이 줄었지만 내국인이 주요 고객인 곳은 오히려 전보다 매출이 늘었을 것”이라며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나 화상수업을 하는 대학생들이 주로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떨어질 줄 알았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피부과는 점이나 흉터를 없애려는 환자들로 북적인다. 서울 강남구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의사 E씨는 “요새 항상 마스크를 쓰기에 얼굴에 칼 대도 티가 안 난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흉터제거 수술은커녕 상담만 받는다고 해도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고연봉 이미지 때문에 지원 ‘어려워’



환자의 질병을 1차 진료현장에서 고치고 국민 건강을 향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소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등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진료영역별로 실적이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도 뚜렷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코로나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성형외과·피부과는 전년 동기 대비 10%씩 성장했지만 이비인후과·소아과는 각각 -11%, -10% 씩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 경영상태./사진=김민준 머니S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 경영상태./사진=김민준 머니S 기자
의료계는 진료 영역 간 양극화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대로 가다간 의료인프라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의사들은 대표적인 고연봉 전문직이기 때문.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늘 ‘의료는 필수’라고 강조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의료인프라가 무너질 수 있다. 무너진 인프라를 재건하기는 힘들다.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병·의원 경영난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최대 46% 급감해 제약·바이오산업도 최소 10% 감소한 1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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