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스와프'는 들어봤는데…'백신 스와프' 어떻게 이뤄지나?

①'백신 대 위탁생산' ②'백신 대 백신' ③'백신 대 동맹협력' 거론 정의용 "한미, 백신 스와프 협의중…미중 갈등·쿼드와는 연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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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일본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일본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미국 정부와 '백신 스와프'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구체적인 '스와프 방식'에 세간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정 장관은 "지금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지난 17~18일 방한한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와의 면담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당초 정부는 백신 스와프에 대해서는 '미온적' 반응을 보였으나, 최근 백신 수급이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존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대적으로 미국의 백신 상황이 여유가 생긴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기준 현재까지 2억1100만회의 백신이 접종됐다. 8500만명 이상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백신 스와프는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 스와프'에서 착안한 것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 받고 한국이 나중에 갚는 개념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처음으로 제안했다.

박 의원은 당시 백신을 긴급 지원 받은 뒤 한국에서 백신을 위탁생산해 되갚자는 것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정부가 현재 미국과 협의 중인 백신 스와프가 이와 같은 개념인지는 확실치 않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말을 아꼈다.

20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중구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20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중구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특히 모더나와 화이자와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위탁생산에는 관련 기술 습득과 생산 장비 교체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백신 대 백신' 교환 방식도 점친다. 국내에서 위탁생산이 가능한 벡터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단백질 재조합 백신인 노바백스는 수급 기반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미국 측에서 백신을 돌려받는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평가에서다.

실제 미 정부는 지난 달 기준으로 자국 인구 모두에 접종할 수 있는 양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 멕시코·캐나다에 아스트라제네카 개발 백신 여분 총 400만회 접종분을 지원한 뒤, 추후 같은 양의 백신을 돌려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단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 모두 접종 승인을 하지 않고 비축만 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쉽게 말해 미국이 자국 국민들에게 맞히지 않는 백신을 백신 스와프 대상으로 계약하겠냐는 의문 부호가 붙는 것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 등) 해외로 주겠다는 백신은 미국이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백신 접종자 가운데 드물게 혈전 사례가 나타난 얀센 백신 접종도 즉각 중단시킨 만큼 안전에 대해서는 철저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백신을 우리한테 지원해 질 경우 국내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시작된 돌봄종사자·항공승무원 등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이 58.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희귀 혈전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련의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에게 제공할 '반대급부'로 반도체 기술, 또는 미국 주도의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가입 등이 손꼽히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반도체 기술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아니면 쿼드 가입 등 동맹국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부각하는 등 외교적인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스가 일본 총리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화이자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별히 백신 스와프를 한 게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백신 협력은 쿼드 가입 등 외교 사안과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이날 "백신 분야 협력은 물론 동맹관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고 보지만 미중간의 갈등, 쿼드 참여와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도 백신 문제는 정치외교적인 (사안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고 거듭 말하지만 미국과 백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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