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얻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젠 국산화다’

[머니S리포트-엔진 국산화 첨병 한화에어로스페이스②] “자체 기술력 없으면 협상력·시장 지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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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유일의 항공엔진·부품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스터빈 엔진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제휴를 맺고 F-5 제공호 제트엔진 생산부터 KF-16 최종 조립과 T-50 계열 및 F-15K 엔진 생산까지 나서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 입지를 키워왔다. 최근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엔진 국산화율을 39%로 끌어올리는 중추적 역할도 맡았다.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로 출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제 세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기술자립’을 꿈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작업자들이 엔진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작업자들이 엔진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
전투기에서 조종사가 두뇌 구실을 한다면 엔진은 심장 역할을 한다. 심장이 약하면 머리가 좋아도 제대로 된 작전을 펼치기 어렵다. 가격 면에서도 엔진은 전체 전투기 가격의 15~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종 전투기와 헬기에 장착되는 가스터빈 엔진 시장에 주력해온 국내 유일 회사다. 지금까지 9000대가 넘는 항공기와 헬기 등의 엔진을 생산했다. 최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엔진 제작에도 뛰어들며 ‘K-엔진’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면허생산’으로 기술·신뢰 쌓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사진=한화에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사진=한화에어로
항공분야 시장분석기관 포케스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세계 항공기 엔진 시장 점유율은 ▲CFM인터내셔널 40.925% ▲프랫앤드휘트니(P&W) 21.233% ▲제너럴일렉트릭(GE) 15.924% ▲롤스로이스 15.795% 등이다. CFM인터내셔널은 지분 50%를 소유한 GE의 계열사로 간주된다. 세계 항공기 엔진 시장은 GE·P&W·롤스로이드 등 3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대신 이들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RSP(비용과 위험을 분담하면서 이익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 방식으로 시장 입지를 점차 넓히고 있다. RSP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양산·관리까지 전체의 리스크와 이익을 참여 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이다.

엔진 제작 기업들은 엔진 창정비에서 출발해 조립생산과 면허생산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독자개발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의 엔진 사업이 면허생산 단계에 와 있다고 짚었다. 면허생산은 원청업체에 면허료를 지급하고 원청의 제품 기술·제조법 등을 이전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수출 권한도 협상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 정밀 가공 등 기반 기술을 꾸준히 축적하며 글로벌 항공·엔진 생산 기업과 쌓아온 신뢰를 꼽는다. 회사는 수십년 동안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의 공급이나 면허생산 방식으로 GE·P&W·롤스로이스와 교류를 이어왔다. 그만큼 3대 항공기 엔진 제조사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KF-21 보라매 엔진 국산화율 39%


한국형 전투기 KF-X 엔진 국산화 계획.
한국형 전투기 KF-X 엔진 국산화 계획.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보라매 엔진 개발을 계기로 면허생산을 넘어 독자개발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KF-21 보라매 엔진 제작에 참여한다. GE에서 도입한 부품을 최종 조립하는 데 이어 회사가 제작한 국산화 부품으로도 엔진을 제작한다. KF-21 보라매 엔진의 국산화율은 39%다. KF-21 보라매 엔진 구매 비용만 4조원이 넘는다.

엔진 국산화는 제트기의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지위 향상은 물론 항공장비의 해외 수출로 연결될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체 기술력이 없으면 협상력도 떨어진다.

다만 엔진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완전 국산화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항공기 엔진은 한치는커녕 1000분의1㎜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기술력과 40~50년의 정비 기간을 감안해 수십년 동안 안정적 공급능력을 갖춰야 해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E·P&W·롤스로이스는 100년 이상 긴 기간 동안 국가 차원에서 거액의 자본을 투입해 기술 표준을 만든 곳들”이라며 “워낙 고도기술인 데다 국방력과 직결된 사안이어서 핵심 기술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엔진에 부품 수천개가 들어가는데 광물 비율·각도·온도·강도 등이 전투기마다 다르다”며 “경제성에 사업성까지 따지려면 갈 길이 멀지만 장기적으론 기술자립을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원도 요구된다. 손명환 세한대 항공정비학과 교수는 “제트기 엔진은 신뢰성이 중요해 일본·독일·중국도 빅3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엔진을 부착하지 않으면 아무도 구입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5세대 제트기 등 고급 기종에 쓰일 엔진을 개발하려면 30년 이상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며 “국가 지원 없이 기업이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며 개발에 뛰어들 수 없는 만큼 자주국방 측면을 고려해 정부의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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