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적시점] 판 커진 창문형 에어컨, 이유 있는 돌풍

설치 간편해 인기… 가전업체 잇따라 시장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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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 / 사진=삼성전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다가온다. 아스팔트도 녹는 폭염을 견디기 위해 집집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의 규모는 250만대. 국내 가전업계가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넘긴 제품을 통상 ‘필수가전’으로 분류하는 점을 감안하면 에어컨은 더 이상 옵션 비주류 가전이 아니다. 그만큼 에어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인기를 끄는 제품이 있다. ‘창문형 에어컨’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처럼 일정 크기 이상의 창문이 있는 공간이라면 설치 가능한 제품으로 스탠드형과 벽걸이가 대다수인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매비보다 더 큰 설치비? NO!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 시장 규모는 18만~20만대로 추산된다. 경쟁업체가 없던 국내 시장에 중소기업인 파세코가 창문형 에어컨을 최초로 출시한 게 2019년이고 첫해 판매량이 5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인 에어컨보다 배송·설치가 편리하고 부수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반적인 스탠드·벽걸이 에어컨 제품의 경우 구매비용 외에도 별도의 설치비가 든다. 제품 가격만 수십~수백만원대인 에어컨을 샀는데 추가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에어컨 배관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가정이라면 벽에 구멍까지 뚫어야 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횟수 외에 추가 비용은 1회당 1~2만원 수준이다.

실외기 거치대 설치비용도 추가로 내야 한다. 실외기를 놓을 공간이 없어 발코니 외부에 놓아야 할 경우 거치를 위한 앵글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 부품 가격이 보통 12만원 수준이다. 실외기를 거치대에 고정하는 비용도 별도다.

배관을 얼마나 연장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더 늘어난다. 시공업체나 업자별로 2~5m 가량을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배관을 연장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연장에 필요한 요금은 통상 1m당 1만5000~2만원 선이며 이마저도 알루미늄·동·특수배관 등 소재에 따라 더 높아질 수 있다. 최신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매립배관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배관 청소비용 등의 명목으로 별도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이유로 인터넷을 통해 20만~30만원대의 벽걸이 에어컨을 구매하고서 제품 가격을 넘어서는 설치비용을 지불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도 종종 발생한다.

반면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일체형이기 때문에 설치 공간에 창문만 있다면 창틀에 프레임을 올린 뒤 고정하면 작업이 끝난다. 전문 업자를 부를 필요 없이 소비자가 직접 매뉴얼에 따라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파세코 안산공장에서 직원이 창문형 에어컨을 제조하고 있다. / 사진=파세코
파세코 안산공장에서 직원이 창문형 에어컨을 제조하고 있다. / 사진=파세코



중소기업 이어 중견·대기업도 진출



에어컨을 옮겨 달아야 할 때도 일반 에어컨은 수십만원의 철거비용과 이전설치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소비자가 직접 떼어다 다시 장착하면 끝이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수요가 늘자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파세코가 선도하고 있다. 2019년 창문형 에어컨을 국내에 최초로 출시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자 지난해에는 정속형 모터 대신 소음·발열·전력소모 적은 인버터 모터를 탑재한 2세대 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누적 15만대 판매고를 올렸으며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했다. 파세코는 올해 듀얼 인버터를 적용해 소음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침실수준(35dB)에 가까운 37.1dB로 낮춘 3세대 제품으로 1위 굳히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캐리어에어컨과 보일러기업 귀뚜라미도 지난해 나란히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캐리어에어컨의 경우 올해 신형 제품과 함께 냉·난방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캐리어 창문형 냉·난방기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4월 말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각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주목해 시장에 발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해외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는 2019년 에너지공단을 통해 사회공헌 용도로 일부를 공급했다. 이 제품들은 에너지 소외계층이나 포항 지진 피해자 등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에 들어가는 듀얼 인버터 부품이 LG전자의 제품”이라며 “아직까진 자체적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 출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언제든 출시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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