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담는 ‘리필스테이션’ 가보니

[머니S리포트- “돈쭐 내자”… 소비자 지갑 여는 ‘친환경 기업’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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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친환경’이 돈이 되는 시대다. 다소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특히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태어난 이들)는 친환경 기업에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자”며 적극적인 소비 행동을 보인다. 이런 소비층을 잡기 위해 기업도 변하고 있다. 환경오염 주범으로 찍힌 배송업계와 패션·뷰티업계는 물론 유통산업 전반이 환경을 생각한다.
아모레스토어 광교점 내 리필스테이션에서 조제관리사가 샴푸를 용기에 소분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아모레스토어 광교점 내 리필스테이션에서 조제관리사가 샴푸를 용기에 소분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이걸로 할게요. 가득 담아주세요.”

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골라 주문하자 직원이 레버를 아래로 당겨 용액을 용기에 담는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다름 아닌 화장품 가게에서 연출됐다. 최근 찾은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의 풍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 아모레스토어 광교점에 리필스테이션을 열었다. 샴푸와 바디워시 등 15종의 자사 제품을 소분해 판매하는 공간이다. 리필용 용기에 내용물만 덜어갈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용기 자체도 코코넛 껍질과 무기질로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30% 줄였다.

리필스테이션에서 350㎖의 내용물을 구매할 경우 생수병 3개에 해당하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600㎖의 물 절약, 25시간의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 이런 친환경적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리필스테이션의 주 고객층이다.

박선영 조제관리사는 “환경 보호에 동참한다는 목적으로 오는 분들이 많다”며 “오픈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다시 리필을 하러 오는 재방문 고객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리필 스테이션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소비자들이 리필 스테이션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관련 법에 따라 화장품을 소분 판매하려면 국가자격증을 갖춘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직접 리필해선 안 되며 조제관리사에게 원하는 제품과 용량을 주문해야 한다. 주문을 받은 조제관리사는 수제맥주 기계처럼 생긴 장치에서 레버를 아래로 당겨 제품을 용기에 담는다. 이후 전성분·주의사항·조제일자·사용기한 등을 적어 고객에게 건넨다. 이 과정에 총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아쉬운 점은 6000원짜리 리필 용기를 한 번은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임의로 가져온 용기는 사용할 수 없다. 박 조제관리사는 “내부화학반응 등 안전성을 테스트해서 만든 용기”라며 “일반 용기와 달리 몸체 입구가 넓고 용기·펌프·뚜껑을 모두 분리할 수 있게 제작해 세척·살균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내용물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제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일반 용기에 판매하는 가격 대비 50% 이상 할인한다. 다만 이날 매장에선 샴푸 50%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가격에 큰 차이는 없었다. 

실제로 이날 매장에서 만난 김모씨(41)는 리필 용기까지 포함해 본품보다 비싼 가격에 샴푸를 구매했다. 그는 “서울에 거주하는데 리필하기 위해 다음에 또 찾을 것”이라며 “지구가 아파한다는데 불편한 게 대수겠냐”고 말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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