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수출 일등공신 ‘트레일블레이저’ 선적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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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적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사진제공=한국지엠
선적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사진제공=한국지엠
인천항 제5부두에 긴장감이 감돈다. 차를 옮기는 운송팀은 전략 회의에 한창이다. 예정보다 일정이 몇 시간 지연됐지만 선적 작업은 정해진 기일을 넘길 수 없어서다.

본격적으로 운송팀이 이동하며 인천항 야드에 세워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뷰익 앙코르 GX, 앙코르 등 소형SUV가 줄지어 거대한 배 안으로 들어간다. 간간이 말리부도 보였다.

지난달 28일 쉐보레 차를 싣기 위해 인천항에 들어온 왈레니우스 윌헬름센 선사의 통갈라호는 폭 32미터, 높이 50미터쯤 되는 ‘파나막스급’ 배다. 파나마 운하와 폭이 비슷한 인천항 갑문을 통과하는 가장 큰 급의 선박이다. 소형차 기준으로 한 번에 6000대를 실을 수 있다.


월 평균 2만대 이상 배에 실리는 한국지엠의 소형SU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핵심 차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도 안정적인 수출로 글로벌 소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미국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1분기 동안 2만5024대가 팔려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섀시 및 파워트레인을 모두 공유하는 형제 차종 뷰익 앙코르 GX도 같은 기간 1만8435대가 팔려 5위에 랭크됐다. 오랜 기간 한국지엠의 수출을 견인해온 쉐보레 트랙스도 1만6955대로 6위,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는 622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재웅 한국지엠 물류담당장은 “인천항엔 7700대까지 차를 세울 수 있고 이날(28일) 선적은 2100대를 선적 예정”이라며 “월 평균 15척쯤 계속 내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월 이후 생산해 선적한 물량은 지난 3월까지 20만4000대쯤 된다”고 덧붙였다.

신 담당장에 따르면 수출은 항구 기준 20개 국가로 이뤄지며 미국 서안까지는 35일, 동안은 40일에서 최대 55일까지 걸린다. 중간에 여러 항구를 들러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유동적이다. 이날 선적하는 물량은 대부분 미국 동부 뉴어크항이 목적지였다.

차가 배 안으로 들어가면 각각의 차를 단단히 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도 등으로 차가 움직이며 파손될 수 있어서다. 차종에 따라 바퀴나 차체를 묶어 고정한다. 또는 앞뒤 견인고리를 설치해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차를 배로 옮기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여러명씩 조를 이뤄 차를 몰고 배 안으로 들어간다. 선적을 마친 다음엔 셔틀 개념의 차를 타고 다시 밖으로 나와 또 다른 선적 물량을 몰고 배로 향한다. 이를 몇 시간 동안 반복해야 업무가 끝난다.



변수 줄이고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관건


한국지엠 물류담당 및 해외물류팀. 왼쪽부터 하역사 IPOC 이응표 부장, 한국지엠 물류담당 신재웅 담당장, 한국지엠 해외물류팀 안현진 부장, 한국지엠 해외물류팀 이동수 차장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물류담당 및 해외물류팀. 왼쪽부터 하역사 IPOC 이응표 부장, 한국지엠 물류담당 신재웅 담당장, 한국지엠 해외물류팀 안현진 부장, 한국지엠 해외물류팀 이동수 차장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은 공장이 수출에 유리한 입지를 갖췄다.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서 1시간쯤 거리에 항구가 위치한다. 이날 방문한 인천항은 부평공장에서 1시간쯤이면 닿는 거리다. 항구 주변에서도 한국지엠이 생산한 차를 실어 나르는 트레일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인천항 부두 앞 야드에 수천대 차를 옮기더라도 배에 차를 싣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기상 상황에 따라 선박의 입항이 지연되기도 하며 들어오더라도 선적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긴다. 이날 오전에도 안개 탓에 배가 갑문에서 대기해야 했다.

신 담당장은 “2018년 태풍 종다리가 지나갔는데 그 여파로 한국행 선박들의 일정이 다 꼬인 적이 있었다”며 “지난해 말에는 아시아에 강풍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항구가 영향을 받았고 선적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됐지만 선사와 긴밀히 협력해서 밤까지 작업하며 간신히 일정을 맞춘 기억이 난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국지엠이 수출한 차종이 미국에서 인기를 누릴 수 있던 것도 결국 이처럼 안정적으로 차를 내보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수많은 이들의 땀이 모여 만든 결과다.
 

인천=박찬규
인천=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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