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보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직 사퇴… 경영권 승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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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킨 지 22일 만이다. 홍 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남양유업에 대한 성원을 당부했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 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는 직원, 대리점주와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내 가장 오래된 민간 유가공 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가리스 사태 이외에 남양유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을 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제재를 받은 바 있다. 2019년엔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다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국민 여러분을 실망케했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저의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며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홍 회장은 잠시 울먹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홍 회장은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계신 남양의 대리점주분들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분들께도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아울러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되었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2개월 영업정지 행정 처분을 내렸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도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행정처분 사전통보를 내린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남양유업은 연구 결과 발표 3일 만인 지난달 16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이광범 대표는 지난 3일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에 이어 홍 회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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