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해진 ‘바이 아메리카’… 韓 기업에 '불똥'

[머니S리포트-바이든의 청구서, 韓 기업 선택은①]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대미투자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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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우선시하는 경제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기업의 글로벌 전략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참여하라며 세계 각국과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주요 기업은 투자 압력을 받고 조 단위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거나 계획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문제는 미국의 경제정책 저변에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점이다. 양국 의존도가 모두 높은 한국기업으로선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과연 바이든 대통령이 내민 청구서엔 가격이 얼마큼 적혀있을까.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계적 공급망 재편의 불똥이 한국기업에게 튀었다.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미국 제품을 사자) 정책의 핵심인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Made In All of America·미국 내 제조) 전략 강화로 한국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은 저마다 손익계산서를 두드리며 투자를 위한 저울질에 나서는 모습이다.



동맹에도 ‘미국 내 투자’ 압박


‘바이 아메리카’는 ▲미국 제조업 재건 ▲미국 내 공급망 개선 ▲기후변화 대응 등을 골자로 삼는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을 미국으로 옮겨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기후변화에 맞춰 친환경 사업과 인프라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세계 각국과 기업에게 해당 정책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맹도 예외가 아니다. 일각에선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보다 압박의 강도가 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발표된 ‘바이 아메리카’는 역대 정책 중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라며 “미국의 공격적 자세는 한국기업의 글로벌 투자전략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글로벌 반도체기업과의 화상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글로벌 반도체기업과의 화상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가장 빠르게 투자 계획을 내놓은 곳은 배터리업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2조7000억원을 들여 35GWh(기가와트시·배터리 용량 단위)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테네시주 스프링힐에도 같은 규모의 2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70GWh 이상의 배터리 독자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3조원을 투자해 조지아주에 총 21.5GWh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3·4공장 추가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3·4공장 설립이 본격화되면 미국 내 총 투자규모는 5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문제로 분쟁을 빚던 LG와 SK가 극적 합의를 이루고 미국 내 투자 강화에 매진한 것은 바이든 정부의 개입 때문이란 분석이다. 양사의 다툼이 자칫 미국 내 공급망과 일자리 창출 계획에 차질을 줄 것을 우려한 바이든 정부가 합의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두 회사의 합의에 대해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SDI도 연내 미국 투자 계획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 측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에선 2025년부터 미국에서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현지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투자 여지가 큰 것으로 관측한다.



계산기 두드리는 삼성… 역대급 투자?


삼성전자는 미국에 반도체 투자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4월12일(현지시각) 반도체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해 주재한 화상회의에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초청됐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리가 어떻게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미국의 공급망을 보장할 것인지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경쟁력은 당신들이 어디에 투자할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미국 내에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한 셈이다.

인텔은 즉각 차량용 반도체 투자로 화답했다. 최대 경쟁사이자 미국기업인 인텔이 바이든의 투자 요구에 맞장구를 치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부담도 높아졌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강력해진 ‘바이 아메리카’… 韓 기업에 '불똥'
삼성전자는 조만간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표는 5월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30억원을 들여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급증하는 현지 세탁기 수요를 맞추기 위한 증설이지만 업계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추구하는 미국 내 생산 강화에도 부합하는 투자전략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검토를 지시한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의약품·희토류 등 4대 품목 글로벌 공급망 점검이 이르면 6월 초 완료되는데 조사 결과에 따라 더 큰 ‘청구서’가 나올 수 있어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배터리나 반도체 등 해외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납품할 때 노골적으로 고관세를 매기는 등 장벽을 얼마든지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면 미국에 물건을 팔 수 없는 상황이 돼 (미국에) 시설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선 얼마큼 미국에 투자하는 게 적절한지가 중요하다”면서 “철저하게 미국에서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 양과 품목에 맞춰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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