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손-여성징병제' 확산일로 젠더갈등…파멸뿐인 혐오 멈추려면

정치권·산업계 중심으로 불붙은 젠더갈등 확산에 사회적 혼란 "정확한 진단 필요…정치적 활용 대신 해결방안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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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과거 여성혐오로 번진 젠더갈등(남녀갈등)이 최근 남성혐오로 다시금 격화하고 있다. 정치권과 산업계를 중심으로 불붙은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혼란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와 정치권이 이 기류에 편승하는 것을 막고 갈등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해결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제언한다.

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GS25 행사 포스터에 사용되면서 남성혐오 논란이 인 '집게손 모양'을 시작으로 허버허버·오조오억개 등 용어로 대표되는 남녀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집게손 모양이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로 써온 문양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경찰과 다른 업체의 포스터에 그려진 집게손 문양도 '남성혐오'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된 업체들은 이를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허버허버' '오조오억개' 등 남성혐오의 뜻이 담겼다는 주장이 나오는 신조어를 사용한 연예인이나 방송도 사과의 뜻을 밝히는 상황이고 군복무 가산점 문제나 여성징병제가 화제에 오르고, 정치인들은 이에 적극 반응하며 부재칠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은 2010년 초중반부터 이어진 젠더갈등의 모습과 닮았다. 앞서 일간베스트와 메갈리아·워마드는 각각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사이트로 알려지면서 이를 중심으로 젠더갈등이 격화했다. 그러나 이번 젠더갈등은 더욱 악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시에는 온라인상에서 소수 혹은 일부 세대의 남녀가 격전을 벌인 것과 달리 이젠 정치와 산업의 중심, 나아가 전 세대로 갈등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 현상이 청년세대의 고통에서 시작됐으며, 젠더이슈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인들의 모습으로 인해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젠더갈등은 교육과 취업 경쟁과 관련 있다"며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오랫동안 억압과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최근 변화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젊은 남성들은 여성을 억압하지도, 특혜를 누리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특정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공론화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다루다 보니 갈등이 부추겨지고 증폭되는 것"이라며 "모든 게 젠더갈등으로 환원되는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현상은 정치적으로 쟁점화될 때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젠더갈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 미래에 대한 막연함, 비대면 사회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이런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겪는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갈등이 크다.

젠더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윤김 교수는 "현재의 젠더갈등은 특정 사이트나 업체에 좌표를 찍고 총공격하면서 소속감과 승리감을 느끼는 방식으로 패턴화했다"며 "자기혐오, 불안감, 고립감이 놀이형태의 성별갈등으로 번져나가는 건 어떤 이유에서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어떤 전문가들이 어떻게 나서야 하는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분노란 감정은 상대가 잘못했다고 하면 사그라들지만 혐오는 상대가 파멸하기 전까진 계속되는 굉장히 위험한 감정"이라며 "개인적으로 심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집단을 형성하고 혐오감정이 공유되면 덩달아 감염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댓글 한 줄이 나중에 큰 피해로 다가올 수도 있고, 정치인들의 한마디나 언론기사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서로 조심해야 한다"며 "또한 논란이 된 조직에서는 제때 적극적으로 반박하거나 해명해서 의혹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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