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서 또 사망…하청노동·단기계약 전형적 '위험의 외주화'

어버이날에 40대 하청노동자 또다시 추락사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에도 10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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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 사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뉴스1
사고 현장 사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평택항에서 20대 청년의 사망 사고 소식이 들려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산업현장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로 추락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졌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 4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하청 업체 소속 장모씨(40)가 13m 높이 선박 탱크 안에서 일하다 바닥으로 추락했다.

노조에 따르면 오전 8시50분쯤 사고가 접수됐으며 장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 후송돼 9시30분 사망진단을 받았다. 최초 목격자는 화재감시자로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사고 장소를 목격한 뒤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조선소 내 단기 공사를 맡은 하청 업체 소속 노동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일당을 받는 근무 형태라 주말 아침에도 용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평택항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선호씨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에 비롯된 노동 구조가 이번에도 사고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공사의 경우 계약기간은 대부분 1년 미만으로 노동자들이 그만큼 작업 환경의 적응 기간이 짧아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시간 내에 일을 마쳐야 하다 보니 주말과 시간대에 상관없이 작업이 이뤄지다보니 불안전한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연간 산재 사고로 다친 비정규직은 38%로 정규직(21%)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낮은 조도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안전펜스가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고 현장 사진에서도 수직 사다리 부분에 등받이는 없었다.

사고 현장 사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뉴스1
사고 현장 사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뉴스1

산업 재해 현장에서 '떨어짐'으로 사망하는 재해 유형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산업 현장에서 사고사로 사망한 사람의 수만 882명인데 이 중 떨어져 사망한 사람의 수만 328명, 전체 중 37.2%에 이른다.

이선호씨, 장모씨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산업 현장에서는 비극적인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뉴스1이 파악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 이후 노동현장에서 숨진 사람의 수만 지난 달 말 기준으로 149명이다. 현실은 그다지 바뀐 것이 없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세 달 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에도 현장작업 중 노동자가 숨진 사고가 발생했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1위 기업이지만 2016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사망 산업재해가 발생한 오명도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안전 경영을 하겠다며 3년 동안 3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사망사고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돼 이번 사건 역시 적용할 수 없다.

노조 측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복잡한 사내하청 고용구조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여전히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죽음의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두렵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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