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민씨는 닷새만에 찾았지만…'미발견 실종' 3743명 어디에

"의대생 아니었다면 지금 여론 어땠을까"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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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글이 붙어 있다.  2021.5.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글이 붙어 있다. 2021.5.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어린이날인 5일 밤 '한강 실종 대학생'의 부친 손현씨(50)와 통화했다. 이날 오전 아들 정민씨(22)의 고별식과 발인식을 한 김씨는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아들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그는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하고 답 듣는 게 본업인 기자들도 이번 사건이 안타깝긴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손씨에게 "연락하기 주저된다"는 기자가 적지 않다.

사실 필자도 그랬다. 그러나 손씨는 "괜찮다"며 오히려 기자를 격려한 뒤 관심을 보이고 위로를 건네는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많은 시민이 손현씨의 부성애에 감정 이입을 하고 있다. 정민씨 나이가 앞날이 창창할 것만 같은 20대 초반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 실종 직전 정민씨와 함께 있었던 친구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한강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없었다면, 국민적인 관심이 없었다면 경찰이 중간 수사 상황을 공개할 정도로 의혹 규명에 적극적이었을까.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 여부와 별개로 대대적 수사의 배경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미발견 성인 실종자는 3743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발견된 청소년, 치매질환자·지적장애인 실종자 250명의 약 15배다.

실종자 상당수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7년 실종 신고된 전체 성인의 2.1%인 1404명이 극단선택과 살인 등의 이유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언론, 시민사회는 이들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얼마 전 저녁 자리에서 지인은 "실종된 사람이 의대생이 아닌 노숙자였어도 이렇게 관심이 가졌을까"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페이스북과 블라인드 등 온라인 공간에도 비슷한 반응이 눈에 띄고 있다. 한 언론인은 "한강 실종 20대가 의대생이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공장 노동자였다면 지금 여론은 어땠을까"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 정민씨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자성해야 할 대목이 거기에 있다. 그리고 답을 안다면 해결책을 찾는 게 다음 순서일 것이다.

실종 사건은 느닷없이 발생한 게 아니라 기존에도 꾸준하게 발생했다. 정민씨 부친의 부성애를 통해 시민들에게 심각성과 처연함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실종자 중 사연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족 품에 돌아오지 않은 3743명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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