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생태계 확장 본격 '시동'

[머니S리포트-삼성의 반격… 스마트 생태계 패권 경쟁①] 다음 전장은 ‘모바일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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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최근 십수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정보통신기술(ICT)은 우리를 언제 어디서나 연결시킨다. 컴퓨터 기술 자원을 활용하는 행위인 컴퓨팅(Computing)도 예외가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업무·학습·여가를 즐기는 것은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 간 연결이 더욱 가속화된다. ICT업계는 2000년대 인터넷, 2010년대 스마트폰에 이어 2020년대 또 한 번 큰 흐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해 PC와 스마트폰부터 헬스케어 및 가상·증강현실(VR·AR)을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까지 모든 게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세상이 다가온다. 그 생태계의 구심점으로 올라서기 위한 업계의 경주가 시작됐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인텔 및 MS와 협력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인텔 및 MS와 협력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노트북에 ‘진심’으로 나섰다. 접근방식도 기존과 사뭇 다르다. 모바일 컴퓨팅 단말기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연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된 것이다.



가장 강력한 갤럭시 기기는 ‘갤럭시북’


4월28일 밤 삼성전자가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온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초대장에 언급돼 기대를 모은 ‘차세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역대 가장 강력한 갤럭시 기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노트북 제품군 ‘갤럭시북’ 신제품인 ‘갤럭시북 프로’와 ‘갤럭시북 프로360’이었다.

2017년 PC사업 매각설이 돈 뒤 2018년 국내에서 노트북 ‘플래시’를 발표하는 자리를 약 5년 만에 마련했던 것에 이어 한발 더 나간 것이다. 한때 IT·모바일(IM)부문 내에서 계륵 취급도 받았던 노트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순간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 북 프로 360’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 북 프로 360’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날 직접 발표를 진행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신제품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를 “초슬림·초경량 디자인, 강력한 성능, 갤럭시 기기와 연동해 언제나 연결된 세상을 위한 진정한 모바일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노트북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유로는 시장 흐름의 변화가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에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을 위한 노트북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22억25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8.6% 성장했다. 국내 시장도 사정이 그리 다르지 않아 전년보다 25.4% 커진 293만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들어 전체 PC시장이 한 자릿수 성장이나 역성장을 기록해왔던 모습과 상반된다. 태블릿 용도로도 사용 가능한 투인원(2-in-1)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를 회전시켜 쓸 수 있는 컨버터블 모델 판매량이 세계적으로 55.3% 성장한 것도 인상적이다.



모바일 DNA 이식으로 새로 태어난 갤럭시북


삼성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제품사양. /자료제공=삼성전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삼성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제품사양. /자료제공=삼성전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플렉스2 5G’와 ‘플렉스2’ 및 ‘이온2’ 등 갤럭시북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4개월 만에 또 다른 신제품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2종을 큰 무대까지 마련해 선보인 이유는 삼성전자가 전달한 메시지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모바일 DNA 이식’이다.

주요 제조사들의 제품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접근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모두 11㎜대의 얇은 외관을 자랑한다. 13.3형 모델은 두께 11.2㎜에 무게 868g로 역대 삼성 갤럭시북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볍다. 충전기까지 경량화했다. 크기는 전작 대비 약 52% 작아졌으며 노트북 본체와 무게를 합해도 1㎏이다. 기본 제공되는 고속 충전기는 USB-C 타입이라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스마트 기기를 함께 활용하는 경우를 고려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태블릿PC ‘갤럭시탭’ 등에 화면을 복제·확장하는 ‘세컨드 스크린’,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등을 빠르게 연동하는 ‘쉬운 블루투스 연결’ 기능이 대표적이다. 컨버터블 투인원 노트북인 갤럭시북 프로 360 모델은 360도 회전과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한때 갤럭시노트의 상징이었던 ‘S펜’도 지원한다.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 미스틱 네이비 13.3형과 15.6형 및 S펜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 미스틱 네이비 13.3형과 15.6형 및 S펜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PC시장을 주름잡아온 전통의 강자 ‘윈텔’(윈도+인텔)과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인텔과는 초슬림·초경량을 달성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이보(Evo) 플랫폼’ 인증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협력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MS와의 협력이다. 운영체제(OS)가 서로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윈도 노트북이 매끄럽게 연동되도록 해 ‘연결’의 개념을 확장했다. 2019년 ‘갤럭시노트10’ 언팩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깜짝 등장해 발표한 협력의 결실로 보인다.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에선 ‘윈도에 연결하기’와 MS ‘사용자 휴대폰’ 앱 통합으로 스마트폰 앱 최대 5개를 동시 실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앱들도 더욱 강력해졌다.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에서는 삼성 계정을 통한 자동 동기화로 ‘삼성 노트’ 문서와 ‘갤러리’ 사진·영상의 확인·편집을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을 넘나들며 할 수 있다. ‘스마트스위치’로 노트북끼리 간편하게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해졌다.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맡아 스마트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갤럭시폰의 ‘퀵 서치’와 ‘퀵 쉐어’ 기능도 가져왔으며 추후 AI 플랫폼 ‘빅스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윈텔’ 손잡고 갤럭시 생태계 확장 나선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부사장을 맞이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캡처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부사장을 맞이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캡처

이런 움직임에서 연상되는 브랜드는 바로 삼성전자의 라이벌 애플이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OS 기반 호환성과 앱스토어 등을 바탕으로 각종 스마트 기기 간 연결성·연속성을 제공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애플 스마트 기기를 여럿 쓸수록 소비자가 더 편리해지면서 애플에 종속되는 효과(lock-in)가 나타난다.

이런 모바일 중심 생태계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칠 기반을 확보한 곳은 애플 외에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번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발표는 이종 OS 간 장벽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애플에게 대항마의 등장을 알린 셈이다.

그동안 삼성 노트북은 줄곧 점유율 1위를 달려왔던 국내 시장에서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선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연결성·연속성이 보장된다면 PC에서 윈도가 차지하는 입지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을 비롯한 갤럭시 스마트 기기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을 비롯한 갤럭시 스마트 기기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런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신규 기능을 기존 갤럭시북 제품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트북 시장 공략을 넘어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물론 헬스케어와 VR·AR을 중심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웨어러블 영역까지 ‘갤럭시 생태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장 강력한 갤럭시”인 갤럭시북도 그 한 축을 맡는다. 언팩 내내 제기했던 “노트북이 좀 더 스마트폰 같을 수 없을까”라는 화두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권상준 한국IDC 이사는 “끊김 없는(seamless) 고객경험(CX)이 중요하다.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을 더 잘 이해하는 동시에 기기 연동으로 편리함을 확대해 사용자들을 삼성이 주도하는 생태계 내에 안착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면서 “삼성이 ‘갤럭시’라는 큰 틀에서 IT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팽동현
팽동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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