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최명진 대표 “뉴 스페이스 핵심은 SW, 한컴이 앞장선다”

[CEO초대석]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인기 SF시리즈 ‘스타트렉’은 “우주, 최후의 개척지”(Space, the final frontier)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새삼 새로울 게 별로 없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도 끝 모를 밤하늘과 그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별들은 여전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

과거 소수의 강대국과 주요 군수산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주개발 사업은 최근 들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발사체·위성 등 전통적인 우주기술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3D프린팅 등 신기술과 융합돼 새로운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민간에서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뉴 스페이스’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한글과컴퓨터(한컴)다. ‘아래아 한글’을 비롯한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그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한컴그룹의 우주항공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는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를 만났다.



우주에서 받는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풀다



“저도 처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수학 전공자로서 우연히 우주 분야에 몸담았는데 점점 그 가능성에 매료됐습니다. 다방면의 지식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기술 집합체이자 여러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최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우주와 인연을 맺었다. 첫 한국 국적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와 첫 국내 제작 인공위성인 우리별 2호를 개발·관리했던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가 출발점이다. 이곳에서 인공위성 관련 알고리즘을 짤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데 수학 전공자로서 지원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07년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합류하자마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공위성으로부터 전송받는 위성영상 데이터가 손실되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융합기술을 개발하면서 미국 마르퀴즈(Marquis) 사가 발간하는 ‘세계공학인명사전’ 10주년 기념판에 등재됐다. 이후로도 위성 영상정보 분야 전문가로 활약을 펼쳤다.

“일이 너무 재밌었어요. 해외 선진 기술을 접할 기회도 많았는데 그들이 위성영상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대체로 일부 분야의 특정 목적에 국한됐죠. 그걸 보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2012년 그는 창업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개발자 둘과 함께 셋이서 ‘우주에서의 통찰’(Insight in space)이란 뜻을 담은 ‘인스페이스’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위성정보 처리·분석 전문기업으로서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위성정보 활용 분야 개척에 나섰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주요 약력. /사진=장동규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주요 약력. /사진=장동규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지상국부터 드론까지 하늘을 바라보다



“항우연에서 위성영상 분석을 병행하면서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성 지상국 시스템에 뛰어들면서 다행히 사정이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그때 개척을 위해 돌아다녔던 게 지금은 여러모로 소중한 자산이 됐습니다.”

지상국은 우주에 있는 위성을 지상에서 관제하면서 정보를 송·수신하는 무선 기지국이다. 인스페이스는 지상국 시스템 개발사업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하면서 이 분야 국내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미세먼지 관련 정보 수집·분석 등에 활용되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환경위성인 환경부 ‘GK-2B’ 위성의 지상국 시스템 개발·관리를 민간기업으로서 단독 수주하는 성과도 올렸다.

“정지궤도 위성은 약 3만6000㎞, 저궤도 위성은 500~600㎞ 위에 떠 있습니다. 요즘은 저궤도 위성이 지상을 30cm 단위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졌어요. 그러나 위성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원하는 곳을 찍을 기회는 하루에 보통 2번뿐이고 위성 각도를 튼다 해도 최대 4번 정도입니다. 반면 고객의 요구는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떠올린 게 드론입니다.”

최 대표는 위성과 드론이 영상정보 수집에서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8년 드론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위성은 데이터를 얻을 기회가 한정적인 데다 세밀함도 부족하지만 드론은 원할 때 띄우면 되고 비교적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위성은 기후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할 수 있지만 드론은 악천후에 무용지물이고 가동시간 문제와 겹쳐 종합적 파악에 활용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지닌 것이다.

드론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해서 드론을 직접 만든 것은 아니다. 위성 분야에서도 그랬듯 그는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9년 선보인 드론 무인 자동화 운영 시스템 ‘드론셋’(DroneSAT)은 현재 드론을 활용한 각종 모니터링·분석 사업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전라북도에 구축된 드론 활용 화재 감시 시스템에도 ‘드론셋’이 활용됐다.



한컴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다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개발 성공을 신호탄으로 우주항공 분야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위성 발사에 드는 비용도 불과 3~4년 만에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SW기술 발전으로 초소형 위성 활용도가 늘어나면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등 전 지구적인 위성 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한컴 본사 사옥 내 한컴 로고. /사진=장동규 기자
한컴 본사 사옥 내 한컴 로고. /사진=장동규 기자

“한컴도 처음에는 드론 사업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위성과 우주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더니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당시 방위산업과 제조 분야 유력기업에서도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한컴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IT기업, 그것도 SW기업의 DNA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9월 인스페이스는 한컴그룹에 인수되면서 한컴인스페이스로 거듭났다. 최 대표와 한컴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 위성 발사라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드론 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국산 드론 확충에도 나섰다. 모두 21세기 원유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위성영상의 활용처는 무궁무진합니다. 미국 곡창지대를 찍은 여러 영상을 분석해 기존과 비교하면 특정 작물의 수확량 변동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선물옵션 시장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죠. 한컴 위성 프로젝트는 현재 상당히 속도를 내는 상황입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달 궤도선 탑재체를 활용한 영상분석으로 물의 흔적을 찾는 기술적 연구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위성·드론 영상정보 처리·분석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위성과 드론을 함께 활용하는 전문업체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울뿐더러 ‘뉴 스페이스’ 시대에 가장 크게 개화하는 곳 중 하나가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는 이 시장이 전체 위성산업에서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바라본다.

최 대표는 “위성도 결국 SW가 핵심”이라며 “민간에서 SW 하나로 수천억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아직 한국은 정부 주도로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는 전통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주항공 분야 SW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한컴 그룹사와 시너지를 내면서 우리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의 개척길은 더 먼 곳을 향해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팽동현
팽동현 dhp@mt.co.kr  | twitter facebook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267.93상승 2.9718:01 06/18
  • 코스닥 : 1015.88상승 12.1618:01 06/18
  • 원달러 : 1132.30상승 1.918:01 06/18
  • 두바이유 : 73.51상승 0.4318:01 06/18
  • 금 : 70.98하락 1.3718:01 06/18
  • [머니S포토] 윤호중 원내대표 발언 경청하는 김진표 부동산 특위 위원장
  • [머니S포토]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 입장하는 '홍남기'
  • [머니S포토] 법사위 주재하는 박주민 위원장 대리
  • [머니S포토] 광주 건물붕괴 사건 피해자를 향해 고개 숙인 권순호
  • [머니S포토] 윤호중 원내대표 발언 경청하는 김진표 부동산 특위 위원장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