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팔리고 ‘티몬’ 뛰어들고… 배달앱 ‘춘추전국시대’

[머니S리포트-배달앱 시장 ‘위협받는 선발주자’①] 배민? 쿠팡이츠?… ‘20조 시장’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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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요동친다. 11년 전 시장을 개척했던 선두주자들이 이제 막 뛰어든 후발주자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배달의민족 위상이 전만 못하다. 그 자리를 노리는 건 막대한 자금력과 추진력을 갖춘 쿠팡이츠다. 현재 업계 투톱은 조만간 새 주인을 맞이하고 다른 새로운 주자들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앞으로 배달앱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이미 현장에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배달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배달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그래픽=김은옥 기자

2010년 국내에서 세계 최초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탄생했다. 당시 스타트업 스토니키즈가 만든 배달통이 그 주인공. 같은 해 배달의민족(배민)과 2년 뒤 요기요 등이 뛰어들면서 시장은 3강 구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10년 사이 시장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한해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조1005억원에 달한다. 구도도 재편됐다. 배달앱 시장을 열었던 배달통은 더 이상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민과 요기요가 10년 동안 지켜온 1·2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각 서비스의 주인이 바뀌는 데다 3위 쿠팡이츠가 격차를 좁히며 맹추격하고 있어서다. 4위 위메프오도 배달통을 제쳤고 티몬 등 후발주자 진입도 계속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주인 바뀌는 배민·요기요… 1·2위 자리 내주나


‘요기요’ 팔리고 ‘티몬’ 뛰어들고… 배달앱 ‘춘추전국시대’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66.0% ▲요기요 17.0% ▲쿠팡이츠 13.6% ▲위메프오 0.9% 등이다. 꾸준히 3위 자리를 지키던 배달통은 지난해부터 후발주자에 밀려 각종 집계에서 제외됐다.

2위인 요기요도 자리가 위태롭다. 쿠팡이츠가 턱밑까지 추격해왔기 때문. 업계에선 쿠팡이츠의 2인자 등극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조만간 새 주인을 맞이해야 하는 요기요로선 공격적 대응에도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는 지난해 12월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 결합을 허용하되 DH가 한국법인 DHK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려서다. DH는 결국 요기요를 버리고 배민을 택했다.

인수전은 상반기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DH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신세계그룹 SSG닷컴과 MBK파트너스·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를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후보들은 실사를 거쳐 6월 중순 본입찰에 나선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본입찰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인수 금액에 대한 입장 차이가 커서다. 당초 요기요 몸값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적정 가격은 1조원 아래로 거론된다. 업계 2위인 요기요의 애매한 위치와 3위 쿠팡이츠의 추격,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비자발적 매각 등이 가격 산정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콜(배달 주문) 배차 시스템 등 DH가 요기요에 적용하고 있는 IT 기술을 빼버리면 추후 인수업체가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SSG닷컴과 MBK파트너스는 대어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후보군에도 똑같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선 이들이 요기요를 인수하려는 의지보다는 이커머스 시장 우위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을 살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요기요 인수전에 SSG닷컴과 사모펀드가 참여했으나 본입찰까지 완주 여부는 미지수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요기요 인수전에 SSG닷컴과 사모펀드가 참여했으나 본입찰까지 완주 여부는 미지수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이번 인수전 이후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모펀드가 요기요를 품는다면 몇 년 후 다른 업체에 되파는 바이아웃(기업 인수 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DH는 앞으로 배민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카카오와 쿠팡을 이번 매각 시 인수 후보에서 제외했으나 추후 사모펀드가 이들에게 요기요를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요기요의 매각과 동시에 우아한형제들은 DH의 손에 넘어간다. 토종 앱이란 정체성을 기반으로 성장한 배민의 국적이 한국에서 독일로 바뀌는 셈. DH가 요기요를 떼어 내더라도 아직까지 배민은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독점 사업자다. 때문에 국내 배달앱 생태계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독일계 배달앱에 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업계와 업주, 소비자의 방어도 예상된다. 2019년 말 우아한형제들이 DH와 기업결합을 발표했을 때부터 이런 조짐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배민을 향해 ‘국부 유출’, ‘게르만민족’ 등의 비판이 이어졌고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치고 올라오는 후발주자… 소셜커머스 3사 참전



배달앱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쿠팡이츠다. 2019년 5월 출범한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행보로 1년 만에 업계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달부터는 쿠팡에서 분사해 ‘쿠팡이츠서비스’로 공식 출범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DNA를 쿠팡이츠에 심어 빠른 속도로 승부수를 띄웠다. 한 건당 한 집이란 단건 배달 체제를 도입해 배달 속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사업 초기 소비자는 물론 식당과 라이더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벌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위메프오의 경쟁력은 ‘공정 배달’이다. /사진제공=위메프오
위메프오의 경쟁력은 ‘공정 배달’이다. /사진제공=위메프오

위메프가 운영하는 위메프오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위메프오는 배달통을 누르고 4위 자리에 올랐다. 당초 사내 벤처 성격으로 시작했으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독립 기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위메프오의 경쟁력은 ‘공정 배달’이다. 과도한 수수료로 논란을 빚는 배달앱 업계에서 공정성이란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개수수료 0%’ 정책을 시행하면서 반년 사이 입점 업체를 1.6배 확대했다. 소비자도 호응하면서 같은 기간 월간 실사용자(MAU) 수는 2.2배 증가했고 거래액도 2.5배 성장했다.

쿠팡과 위메프가 약진하자 티몬도 뛰어들 태세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함께 시작한 세 회사가 배달앱 시장에서도 맞붙게 된 것이다. 티몬은 현재 배달 서비스 기획·운영 담당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안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선발주자의 변화와 후발주자의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음식 배달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외식업 산업 규모(139조원)와 비교하면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서 배민이 압도적인 1위였으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시장은 계속 성장하겠지만 관건은 어떤 경쟁력으로 승부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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