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빚투’ 권하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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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빚투’ 권하는 카드사
“고객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신청하시면 이자율 5.9%입니다.”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수수료율 50% 할인합니다. 연체 금리보다 저렴합니다.”

며칠 전 2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최근 카드사는 카드론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이처럼 ‘반값 이자율(수수료율)’ 등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회원에게 대출을 권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자금이 필요해 제2금융권으로 시선을 돌리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아예 ‘투자를 위한 대출’을 간판으로 내건 카드사 대출 상품도 탄생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KB증권·대신증권 등 증권사 4곳과 손잡고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을 내놓았다. 해당 증권사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면 계좌평가금액의 최대 300%, 3억원까지 연 4.49% 약정금리로 주식매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얻자 뒤이어 롯데카드도 연 2.89~6.49%의 스탁론을 올 4월 내놓았다. 하나카드 역시 스탁론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가 이처럼 본업인 카드업을 제쳐두고 ‘대출 권하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는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라는 업계 공통 위기 상황과 맞닿아있다. 법적 규제와 과도한 경쟁 등으로 업계의 주 수익원이던 수수료 수익이 떨어지자 새로운 탈출구로 대출시장에 주목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투자와 연계된 카드 대출까지 생겨난 마당에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부실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돼 2002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마통(마이너스 통장) 카드’까지 부활시킨 게 지금의 카드사들이다. 그렇게 키워나간 카드사 대출시장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7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이 32조원에 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카드 대란 당시 규모 12조원의 2.7배다.

카드사의 이 같은 행보는 “‘빚투’ 열풍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수수료율 하락이라는 본인들이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를 대출이라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해 부담을 떠넘기는 것일 수도 있다. 대출 확대 경쟁이 생존방법의 탐색을 넘어 탐욕으로 그 선을 넘어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카드사 스스로 곱씹어볼 시점이다.

카드 대출이란 본질적으로 저신용자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 등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마땅한 안전장치 하나 마련해놓지 않고 규모 확장에만 혈안이 되는 건 ‘죽음의 레이스’에 뛰어드는 꼴이다.

물론 카드사의 연체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지원으로 인한 착시효과일 뿐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내년 7월부터 카드론 또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시킬 방침이어서 고삐는 점점 더 조여오고 있다. 카드대출이 카드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금맥’이 될 순 없다. 만약 유일한 돈줄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면 제2의 ‘카드 대란’이 발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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