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짜증나게 왜 울어"…5개월 딸 살해·암매장한 부모

이불 덮어 딸 숨지게 해…사망신고 않고 양육수당 수급 2년 뒤 9개월 아들도 살해…父 징역 23년·母 징역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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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짜증나게 왜 울어"…5개월 딸 살해·암매장한 부모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낮잠을 자야하는데 아이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럽더라. 그날은 아이가 평소보다 크게 울어 저도 모르게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친자식 2명을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비정한 아빠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엄마에게도 모정은 없었다.

부부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죽었다고 의심받을까봐 살해한 자식들을 몰래 흙에 묻고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딸 앞으로 나온 아동수당을 타갔다.

2016년 9월 오후 강원도 원주시의 한 모텔. 삼남매의 아빠 황씨(당시 23세)는 생후 5개된 딸이 또 울기 시작해 짜증이 났다. 그는 밤새 TV를 보다가 오전에야 잠이 들어 피곤한 상태였다.

평소에도 아이가 울면 얼굴을 때리거나 입을 막아버리는 그는 머리부터 발 끝까지 두꺼운 모텔 이불로 아이의 몸을 덮고는 깜빡 잠이 들었다. 3시간이 지났을까. 깼을 땐 아기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그러나 법의학자의 얘기는 달랐다. "생후 5개월 정도의 영아 전신에 이불을 덮었다면 약 5~7분 내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아가 상당한 고통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숨질 때까지 매우 큰 소리로 울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 소리가 싫다고 6마리를 죽여 충동조절장애 판정을 받은 황씨가 아이가 그 정도로 우는데 잠들었을리 없다는 것이다. 이 증언은 황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아이는 제대로 된 장례도 치르지 못했다. 황씨와 아내 곽씨(당시 21세)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늦은 밤에 몰래 딸의 사체를 매장한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이후에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채 딸에게 57차례 지급된 아동수당 710만원을 받아갔다.

황씨의 범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년 후 다시 아들을 얻게 된 부부는 2019년 6월 생후 9개월 된 아들이 시끄럽게 울자 황씨는 아들의 목을 20초간 세게 누른 후 방문을 닫고 나왔다. 낮잠을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아들이 밥 먹을 시간도 아닌데 울었다. 전에도 몇 번 목을 누르니 버둥거리며 울음을 멈췄었다. 숨이 막혀 죽을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너무 화가 나서 울음소리를 그치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렇게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아들의 생명은 아버지의 손에 목 졸려 스러졌다. 특히 남편인 황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 곽씨, 자녀들을 수시로 폭행했다. 곽씨는 검찰 조사에서 "남편이 돌변하면 눈이 이상해 지고 뒤집힌다. 누구도 못 말린다"고 진술했다.

이들 부부는 아동학대도 일삼았다. 2019년 만 3세 아들이 생후 1개월 딸을 주먹으로 때리자 "파이트(Fight), 싸워"라고 싸움을 부추기며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삼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첫째는 예방접종은커녕 제대로 먹지도 못해 키와 몸무게는 하위 1%, 지능은 55에 불과했다.

아이는 검찰 조사에서 "엄마, 아빠 만나기 싫어요. 엄마한테 가는 거예요? 싫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가 평소 첫째에게도 학대를 일삼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아이는 경도 정신지체 증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의력결핍 과다행동 장애 등을 겪고 있다.

이 비정한 부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아내는 징역1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범행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원심을 깨고 황씨에게 징역 23년형을, 곽씨에게 6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범행 당시 생후 5개월, 9개월에 불과했던 피해자들은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게 살해당했다. 이들의 생명은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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