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20년 인천국제공항 1년 넘게 ‘초비상’… 팬데믹에 해외 대신 제주로

[머니S리포트-궁핍해진 공항, 돈잔치하는 공항 골프장②] 김포·제주공항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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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여객 수요 절벽에 처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인천공항은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공황에 빠졌던 한국공항공사 역시 국내 여행 수요 급증으로 최악은 벗어났다는 평가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반면 이들 공항공사 토지를 빌려 조성한 골프장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수요까지 몰리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인천공항 땅을 사용하는 스카이72에는 주중에도 이용객이 북적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공항 토지 위에 조성된 인서울27도 밀려드는 수요에 그린피 등 이용료까지 올리며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통 속의 두 공항공사와 이와는 상반된 공항 내 골프장들. 그 속을 들여다본다.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지용준 기자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지용준 기자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말 그대로 초비상 상황이다. 그동안 항공 여객 1억명 달성을 목표로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3704억원에 이어 올해는 8000억원대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그나마 최악은 면한 분위기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해 259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여행 붐이 일면서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수 2년 새 96% 증발… 그나마 화물로 살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8만9290편)보다 13.5%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4월(29만9329편)에 비해선 45.3%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여객수(출·도착 합계)는 ▲2019년 5142만9370명 ▲2020년 2593만5397명 ▲2021년 1951만8040명 등으로 2년 새 62.1% 줄었다.

운항편수와 여객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여행 중단에 따른 국제노선 부진이다. 특히 운영노선 대부분이 국제선인 인천공항의 이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인천공항의 연도별 1~4월 운항편수는 ▲2019년 13만2478편 ▲2020년 7만9041편 ▲2021년 4만1341편 등으로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여객수 역시 ▲2019년 2369만9235명 ▲2020년 1045만4031명 ▲2021년 74만203명 등으로 집계됐다.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한 셈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반면 화물은 호전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147만8122톤)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차츰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 1~4월의 인천공항 화물은 108만7412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9646톤)보다 3.6% 증가했다. 올해 인천공항 화물 취급량은 국내 전체 공항의 90.0%에 달한다.


김포·제주는 숨통 트여… 운항편수·여객수 반등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사진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김포공항./사진=지용준 기자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사진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김포공항./사진=지용준 기자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운항편수와 여객수가 반등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공항별로는 제주공항 4만5463편(전년 대비 13.1%↑)과 김포공항 4만223편(21.3%↑) 등 주력 공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객수도 1548만1366명에서 1877만7837명으로 21.3% 늘었다. 역시 김포↔제주 노선 운행량 증가에 따라 제주공항(711만6775명, 전년 대비 19.4%↑)과 김포공항(641만6722명, 29.1%↑) 여객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막힌 해외 대신 국내여행을 택하는 이용객 상당수가 제주로 향하고 있다”며 “여전히 일부 공항은 여객수가 살아나지 않지만 김포와 제주공항은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천공항, 해외여행 풀려야 적자 늪 탈출 가능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9년 영업이익 1조2878억원을 기록하며 이듬해인 2020년 출자기관인 국토교통부에 3994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적자 3704억6957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더 큰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당연히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실적 배당은 할 수가 없다.

이 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은 매출 감소 탓이다. 2019년 2조7339억원을 기록한 국내 매출은 지난해 1조71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용객수에 따라 달라지는 여객공항이용료도 ▲국제여객공항이용료 2019년 4876억2926만원→ 2020년 749억8836만원 ▲국내여객공항이용료 2019년 12억3736만원→ 2020년 2억158만원 등으로 급감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공항이용료가 감소했다. 다만 국제여객공항이용료(1190억8895만원→140억3169만원)는 크게 줄어든 데 비해 국내여객공항이용료(1135억2301만원→881억9547만원)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지난해 공항공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지난해 공항공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매출 감소와 적자폭 확대는 면세점을 비롯한 입점업체 임대료 감면과 납부 유보 등의 정책에 따른 영향이 크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이 신세계면세점과 호텔신라”라며 “면세점수익과 임대료가 연동되는 만큼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598억2007만원. 이는 2019년 1284억759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용역 제공과 정부보조에 따른 수익은 전년보다 줄었거나 비슷하지만 재화 판매로 인한 수익이 31억6016만원으로 2019년(11억720만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객이 몰리면서 주차장 사용료 수익도 비교된다. 인천공항 주차장 수익은 2019년 792억3745만원에서 2020년 180억1638만원으로 77.3%나 급감했다. 이에 비해 한국공항공사는 같은 기간 727억1768만원에서 515억93만원으로 29.2% 감소에 그쳤다.


인천공항 가뭄 속 단비… 1조원 규모 항공기 개조 사업 유치


인천공항이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이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인천공항은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유력 후보지와 경합한 끝에 세계적 화물기 개조 전문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 국내 항공 MRO(항공정비) 전문기업인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각 사는 인천공항에 화물기 개조 시설(여객기→화물기)을 조성하고 2024년부터 미국 보잉 사의 비행기 B777-300ER 개조 화물기 초도물량 생산을 시작한다.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창출될 총 수출액은 2040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IAI는 항공기 원제작사인 보잉을 제외하면 유일한 B777-300ER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기술 보유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산업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전문기술인 화물기 개조 기술이 국내기업인 STK에 이전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 항공 MRO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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