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카피라이터이자 여행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코로나 팬데믹과 미얀마 유혈사태로 일 년간 묵혀뒀다가 꺼낸 여행 산문집이다.

저자는 여전히 안 좋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더이상 출간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꾹꾹 누르며 힘겨운 시절을 버텨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으로나마 여행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디 다들 이 어려움을 잘 견뎌주고 무탈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소망하며 이야기도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간절한 바람을 우리는 제목에 담았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과거 여행이 자유로웠던 시점으로 돌아가 시종 거침없고 당차면서도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독자를 여행지 어딘가로 데려다놓는다.

그는 게스트하우스 여러 여행객들 틈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낯선 시드니 한복판을 헤매며 식은땀을 흘리고, 벅찬 감동으로 시나이산의 일출을 마주하게 되는 기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야기 사이에 조곤조곤 들려주는 '여행의 요령'들은 베테랑 여행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특급 서비스다.

이 책의 차별점은 즐겁고도 아름다웠던 기억과 더불어 후회스러운 경험이나 실수 같은 여행의 민낯 또한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데 있다.

저자는 때로 아는 언니나 누나처럼 잔소리도 늘어놓지만 부끄러운 자기 고백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솔직함 속에서 작가와 독자는 조금씩 둥글어지고 부드러워지고 투명해지는 자신을 만나며, 여행이 주는 위로와 힘을 경험한다.

◇ 안녕들 하신가 / 송세진 지음 / 오늘산책 펴냄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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